[심층취재] 의원님들의 수상한 ‘농지 재테크’…충북 선출직 62% ‘농부’

송근섭 2026. 3. 18. 21:5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청주] [앵커]

정부가 '가짜 농부'들의 농지 투기를 막겠다며 전수 조사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KBS 취재 결과, 충북의 선출직 정치인들의 수상한 농지 매입이나 투기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송근섭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괴산의 한 농촌 마을.

강변길을 따라 캠핑장이 조성돼 있습니다.

괴산에 있는 이 땅의 공동소유자, 바로 현직 청주시의원입니다.

청주시의회 A 의원은 2022년 1월, 이 근처의 농지를 공동 매입했습니다.

그리고 1784㎡에 달하던 농지는 7개월 뒤 전용 허가를 받았고, 2024년 12월 유원지로 바뀌며 근처 땅과 지번이 합쳐졌습니다.

매입 당시 ㎡당 4만 8천 원 수준이던 농지 가격은 유원지로 합쳐진 이후, 지난해 7만 원 대로 껑충 뛰었습니다.

원칙적으로 농지는 영농 목적이 아니면 소유가 제한됩니다.

다만, 미리 농지 전용 목적을 밝히면, 제한적인 범위에서 농지 매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A 의원은 매입 당시 어떤 목적으로 신고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해 재산 신고 때, 이미 유원지로 바뀐 땅을 농지와 대지로 각각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청주시의회 A 의원/음성변조 : "(매입할 당시부터 유원지로 하겠다고 신고하신 거예요?) 아니죠. 이젠 그걸 신고를 그렇게 할 수가 없고요."]

["(농사짓는 계획 이런 거 따로 제출하신 건 없으세요?) 그때는 제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청주의 한 농촌 마을입니다.

식당 건물 옆에 잔디 정원이 조성돼 있습니다.

땅의 소유주는 청주시의회 또 다른 B 의원.

정원이 있는 1,400여㎡의 이 땅도 농지이지만, 법에서 정한 '농업 경영'과는 무관해 보입니다.

B 의원은 오래전 상속받은 땅이고 현재는 가족에게 관리를 위탁해, 실제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잘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청주시의회 B 의원/음성변조 : "어쨌든 농지를, 잔디를 심어서 관리가 안 되는 부분에서는 원칙적으로야 죄송하긴 한데, 조금 사정이 그렇습니다."]

이렇게 농지가 투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충북의 다른 정치인들은 어떤지, KBS가 농지 소유 현황을 분석해 봤습니다.

그 결과, 충북의 국회의원과 도지사, 시장, 군수, 지방의원 등 191명 가운데 60%가 넘는 120명이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농지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본인의 주거지나 지역구 밖에 농지를 소유한 사례도 24명이나 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지난달 24일 : "'농지는 사서 (농사) 하는 척만 하면 돼'라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거죠. 농지 관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농지 투기 근절과 강제 매각을 위한 전수 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그래픽:최윤우

송근섭 기자 (sks85@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