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의원님들의 수상한 ‘농지 재테크’…충북 선출직 62% ‘농부’
[KBS 청주] [앵커]
정부가 '가짜 농부'들의 농지 투기를 막겠다며 전수 조사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KBS 취재 결과, 충북의 선출직 정치인들의 수상한 농지 매입이나 투기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송근섭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괴산의 한 농촌 마을.
강변길을 따라 캠핑장이 조성돼 있습니다.
괴산에 있는 이 땅의 공동소유자, 바로 현직 청주시의원입니다.
청주시의회 A 의원은 2022년 1월, 이 근처의 농지를 공동 매입했습니다.
그리고 1784㎡에 달하던 농지는 7개월 뒤 전용 허가를 받았고, 2024년 12월 유원지로 바뀌며 근처 땅과 지번이 합쳐졌습니다.
매입 당시 ㎡당 4만 8천 원 수준이던 농지 가격은 유원지로 합쳐진 이후, 지난해 7만 원 대로 껑충 뛰었습니다.
원칙적으로 농지는 영농 목적이 아니면 소유가 제한됩니다.
다만, 미리 농지 전용 목적을 밝히면, 제한적인 범위에서 농지 매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A 의원은 매입 당시 어떤 목적으로 신고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해 재산 신고 때, 이미 유원지로 바뀐 땅을 농지와 대지로 각각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청주시의회 A 의원/음성변조 : "(매입할 당시부터 유원지로 하겠다고 신고하신 거예요?) 아니죠. 이젠 그걸 신고를 그렇게 할 수가 없고요."]
["(농사짓는 계획 이런 거 따로 제출하신 건 없으세요?) 그때는 제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청주의 한 농촌 마을입니다.
식당 건물 옆에 잔디 정원이 조성돼 있습니다.
땅의 소유주는 청주시의회 또 다른 B 의원.
정원이 있는 1,400여㎡의 이 땅도 농지이지만, 법에서 정한 '농업 경영'과는 무관해 보입니다.
B 의원은 오래전 상속받은 땅이고 현재는 가족에게 관리를 위탁해, 실제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잘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청주시의회 B 의원/음성변조 : "어쨌든 농지를, 잔디를 심어서 관리가 안 되는 부분에서는 원칙적으로야 죄송하긴 한데, 조금 사정이 그렇습니다."]
이렇게 농지가 투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충북의 다른 정치인들은 어떤지, KBS가 농지 소유 현황을 분석해 봤습니다.
그 결과, 충북의 국회의원과 도지사, 시장, 군수, 지방의원 등 191명 가운데 60%가 넘는 120명이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농지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본인의 주거지나 지역구 밖에 농지를 소유한 사례도 24명이나 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지난달 24일 : "'농지는 사서 (농사) 하는 척만 하면 돼'라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거죠. 농지 관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농지 투기 근절과 강제 매각을 위한 전수 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그래픽:최윤우
송근섭 기자 (sks8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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