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인터뷰①] “검찰개혁, 처음부터 완성본 나왔어야…與 레드팀 실종”
“與에 반대하면 ‘반명’ 낙인?…생산적 비판은 李 정부 성공에 진짜 기여하는 길”
“극우에 ‘점령’ 당한 국힘, TK 아닌 ‘K(경북) 자민련’…의석수만 가진 페이퍼 컴퍼니”
“한동훈 출마 존중하나 자칭 ‘롯데 팬’ 가소로워…대구 힘드니 부산 ‘간’ 보나”
(시사저널=박성의·변문우·강윤서 기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2년 2개월간 민정수석으로 재임하며 검찰개혁의 밑그림을 그렸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보기에 최근 여권발(發) 검찰개혁의 과정은 '위태'로웠다.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개혁안을 세 차례나 기워 붙이는 사이, 지난 9일 자정 무렵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직접 여당 강경파에 제동을 거는 유례없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진행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장면을 두고 "국정 최고 책임자가 직접 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만든 국정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을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법률이 세 번이나 수정됐다는 건 당·정·청 관계에 이미 경고등이 들어왔음을 의미한다"며 "대통령이 없으면 아무 것도 정리가 안 되는 구조라면, 국회의원들은 스스로가 선출된 권력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뼈아픈 고언을 던졌다.
동시에 조 대표는 60%대의 높은 국정 지지율을 견인 중인 '뉴이재명' 현상을 긍정하면서도 '순혈주의'는 경계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친명을 자처하며 자신들만의 주류를 구성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건강한 비판까지 반명으로 공격하는 것은 지지 기반을 쪼개는 행위로 규정하며, 그러한 정치인들에 대해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당권을 잡으려는 기회주의자들"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조 대표와의 일문일답.
당·정·청이 합의한 검찰개혁안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수정안이다. 혁신당이 비판해 온 중수청법 문제 조항 중 여러 개가 삭제된 점에선 다행이다. 그러나 1차, 2차, 3차 수정을 거쳤던 그간의 과정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제가 청와대에 2년 반 가까이 있었다. 중요한 법률은 당·정·청이 물밑에서 긴밀하게 협의한다. 이후 시민단체 의견까지 수용한 다음 최종적으로 발표한다. 그게 정상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중대한 검찰개혁 법안을 처음부터 신중하게 완성하지 못하고 세 번이나 수정했다. 그 자체로 당·정·청 관계에 경고등이 들어온 것이다. 이 탓에 국민은 혼란스럽고, 지지층은 쪼개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SNS를 통해 검찰개혁과 관련한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새벽에, 특정 사안에 대해, 그것도 여러 차례 글을 올리는 것은 대통령이 없으면 모든 문제가 정리가 안 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된 의사결정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이 드러난 것이다. 선출된 권력인 국회의원들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 당·정·청 모두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지 돌아보고, 의사소통 구조를 점검해야 한다."
왜 검찰개혁안을 두고 이런 불협화음이 발생했을까.
"정부안을 비판하는 사람들한텐 '반명'이라면서 대통령을 공격한다고 비난하고, 소위 친명 인사들은 대통령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한다. 이렇게 합리적 논의를 막는 것은 정부에 해를 끼친다. 핵심 사안마다 '레드팀'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민주당이 아닌 조국혁신당만 하고 있다."
민주당 내 레드팀이 '부재'하다는 진단인가.
"실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위헌 논란에 휩싸였을 때 혁신당은 '법무부 장관 추천권을 빼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반영됐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혁신당이 '언론의 자유 침해 우려가 있다'고 제동을 걸자 민주당이 뒤늦게 수정했다. 법 왜곡죄도 마찬가지다. 혁신당의 지적이 민주당의 법안에 반영된 것은 다행이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이런 '작업'이 필요하다. 무조건 찬양하는 것은 이재명 정부를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 아니다. 생산적 비판을 하는 것이 성공에 진짜 기여하는 길이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를 평가한다면.
"두 가지 현상이 주목된다. 먼저 이재명 정부가 중도층과 중도보수층까지 포괄하는 정책들을 펼쳐 나가고 있고, 이와 동시에 국민의힘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민주당 쪽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를 두고 '뉴이재명' 현상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국민들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이나 주식 부양 정책을 통해 느끼는 효능감도 상당하다고 본다.
이재명 정부에선 문재인 정부가 놓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고심이 컸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선택하지 않은 정책을 선택했고, 그 결과 실제 강남 집값이 떨어지고 매물이 나오는 등 효과가 나타났다. 이를 보고 국민들은 진보·보수 진영을 떠나서 '일을 잘하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대통령께서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면서 경험한 행정 실무를 토대로 각 분야별로 나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모습이다."
'뉴이재명' 현상에 대해 '순혈주의 자해'라는 비판도 했다.
"비판 지점을 구분해야 한다. 난 뉴이재명 현상이 아닌 그 현상을 이용하는 기회주의적 정치인들을 비판한 것이다. 뉴이재명이라고 불리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이재명 정권의 지지 기반이 넓어지는 것은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스스로를 '뉴(new)'로 규정하고, 전통적으로 이재명을 지지하고 지켰던 사람들을 '올드(old)'라고 낙인찍는 것은 문제다.
이들 중에는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격하고 뉴이재명에서 잘라내려는 발언도 일삼는다. 이 대통령 지지 기반을 쪼개고 갈라치기 행태다. 그 이면에는 대통령의 이름을 팔면서 뉴이재명 지지층을 토대로 당권을 잡거나 경선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깔렸다고 본다. 이런 정치인들에게 매우 강하게 브레이크를 걸고자 한다. 정치에서 순혈주의는 자해의 길임을, 현명한 정치인들이라면 다 알 것이다."

국민의힘은 어떤가. 여전히 '해산 대상 정당'이라고 평가하나.
"국민의힘은 회복 불가능 상태다. '윤 어게인'(윤석열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과 단절하는 것이 대한민국 보통의 상식인데, 그 상식을 저버렸다. 보수 제1당이 왜 이런 자멸의 길로 들어섰을까. 정당이 점점 극우 세력과 동조화되다가 끝내 주도권을 뺏겼기 때문이다. 표를 위해 '연대'하는 차원을 넘어 '장악' 당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극우 세력 눈치를 살피게 됐다.
미국 정치학에 '하이재킹 오브 파티(hijacking of party·정당의 납치)'라는 개념이 있는데, 현재 미국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MAGA) 관계에서 거론된다. 트럼프가 역사가 깊은 공화당에 들어와 전통을 흔들면서, 미국의 기존 보수 세력과 다른 노선을 가게 됐다. 이는 집권 경험이 있는 국민의힘과 비슷하다. '절윤의 필요성'을 두고 국민 여론조사와 당 내부 여론조사를 보면 정반대 결과가 나오지 않는가. 정당은 강성 당원에 포획됐고, 이들은 '윤 어게인'을 외치기 때문에 그 노선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 보수는 사라지고 정치적 컬트 집단이 되고 있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 결과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국민의힘 제로(0)'를 예상한다. 실제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난해부터 급락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제는 'TK(대구·경북) 자민련'도 아니다. T(대구)도 빠지고 'K(경북) 자민련'으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전 총리가 출마하면 대구도 크게 흔들릴 것이다. 국민의힘을 주식회사에 빗대면 부채만 있고 자산은 없는 페이퍼 컴퍼니다. 주식 자체는 형식적으로 2028년까지 107석(의석수)이 유효하지만, 주식 가치는 이미 폭락했다."
보수의 위기는 대한민국 정치의 위기이기도 하다. 보수의 재기는 가능할까.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짙은 만큼 보수 재건의 전망도 어둡다. 그래서 민주당이 전통적인 보수, 합리적 보수 세력을 데려가고 있다. 민주당으로 이동한 이들 역시 국민의힘 안에서는 합리적 보수의 표를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금 '절윤'을 외치는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도 거꾸로 올라가면 '윤석열과의 연결고리'가 있지 않은가. 당과 보수를 위해 혁신을 일으킬 인물도 안 보인다. 초선이든 젊은 정치인이든 조직적으로 당권 교체를 외치거나 정풍운동을 벌여야 하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최근 한동훈 전 대표와 SNS 설전을 벌였다. 일각에선 지방선거에서 두 사람의 '부산 빅매치'를 전망하기도 한다.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부산과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고(故) 최동원 선수 유니폼을 입고 롯데 팬을 자처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언제 롯데를 응원했다고 갑자기 팬을 참칭하나. 가관이고 가소롭다. 최동원 선수는 제 초등학교 선배고, 어머니가 제 어머니의 친구이시다. 한 전 대표가 본인 지역 연고인 서울도 아니고 갑자기 부산에서 팬인 척을 한다? 롯데 팬들이 제일 싫어하는 모습이다. 대구 출마가 쉽지 않으니 부산을 노리는 것 같다. 출마는 자유지만 롯데 자이언츠를 파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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