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입주물량 반토막…‘공급 절벽’ 온다
창원을 비롯한 경남 지역의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창원 도심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단기간에 공급 물량을 늘리기 어려워 가격 상승세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핵심 도심의 경우 재건축에 의존하는 공급 구조와 인허가 감소가 맞물리면서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올해 3474가구, 전년보다 58% 뚝
내년은 2개 단지 828가구 그쳐
3년새 인허가 줄어 공급난 현실화
성산구 등 주거선호지 분양 갈증
신축 품귀에 매매·전세가 오름세

◇내년 입주 물량 역대 ‘최저’, 전세난 가중 우려= 앞으로 다가올 입주 물량 지표는 지역 내 공급 절벽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경남 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5년 2만2724가구에서 2026년 13개 단지 7466가구로 전년 대비 무려 67%나 급감할 예정이다.
나아가 2027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돼 경남 전체를 통틀어 입주 물량이 2473가구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관련 통계가 공식적으로 집계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적은 역대 최저 수준의 물량이다.
창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에는 11개 단지 8185가구가 입주를 마쳤지만 올해는 58%가 줄어든 3개 단지 3474가구로, 입주 물량이 반토막 난다. 심지어 내년(2027년)에는 단 2개 단지, 828가구에 그칠 정도로 공급이 메말라버린다.
세부 입주 단지를 살펴보면 내년 창원 입주 예정 물량은 성산구 가음4구역 재건축(570가구)과 성산더리브포레스트(258가구)가 전부다. 이 중 가음4구역은 아직 일반 분양조차 진행하지 않아 실제 입주 예정일은 미확정인 상태다. 이처럼 2024년과 2025년의 입주 물량이 소화된 직후인 2026년부터 도심 내 신축 공급이 거의 끊기면서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허가·분양 동반 하락…단기 공급 회복 불투명= 미래의 공급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들도 일제히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통계청 주택건설실적통계에 따르면 경남 지역의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2022년 2만8043가구에 달했으나, 2025년에는 8059가구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인허가 실적이 이처럼 감소함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인허가 감소는 곧바로 분양 시장의 물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경남 분양 물량은 2021년 2만9230가구, 2022년 2만1289가구를 기록했으나 이후 집값 하락에 따른 시장 위축으로 2023년 7639가구, 2024년 3947가구까지 급감했다. 2025년에는 9510가구로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과거 물량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창원시 분양 물량 역시 2023년 3497가구에서 2024년 613가구로 바닥을 찍었고, 2025년 4839가구를 기록했지만 이 중 3072가구가 진해구에 집중돼 있다. 올해에도 4000여 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지만, GS건설 ‘창원자이 더 스카이(519가구)’만 성산구에서 분양하고, 모두 마산합포구, 마산회원구, 진행구에 공급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실수요자들의 주거 선호도가 집중된 성산구와 의창구 핵심 도심의 공급 갈증은 해소되지 못한 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물리적인 건축 공사 기간의 장기화다. 최근 건설 업계의 건축 공사 기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경우 착공부터 입주까지 4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지금 당장 인허가와 착공 물량을 극적으로 늘린다 해도 다가오는 2027년의 입주 가뭄을 물리적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품귀’ 도심 신축, 12억원대 역대 최고가 경신= 도심 핵심지인 성산구의 경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주로 기존 단지의 재건축 사업을 통해 이러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체 공급 물량 중 대다수를 조합원이 선점하게 돼 일반 수요자들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극히 제한적이다.
일례로 ‘창원센트럴아이파크’는 총 1509가구의 대단지임에도 일반 분양 물량은 단 36가구에 불과했고, ‘성산더리브포레스트’ 역시 총 258가구 중 143가구만이 일반에 배정됐다.
성산구 내 신축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극대화되면서 분양 시장과 매매 시장 모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분양에 나선 ‘창원센트럴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에만 1만2719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무려 706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59㎡ 분양가는 6억8530만 원으로 다소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가지 방어가 확실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대기 수요가 집중된 결과다. 매매가 역시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지난 1월 22일 거래된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12억3154만 원에 실거래되며 3.3㎡당 3622만 원을 기록, 창원 지역 아파트 역대 최고 매매가격을 경신했다.
이러한 품귀 현상은 도심 전반의 집값 및 전셋값 상승을 강하게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3월 2주 차 기준)에 따르면 창원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23주째 연속 상승, 성산구는 25주째 상승세를 그리고 있으며, 전세 가격 또한 창원지역에서 14주째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작금의 현상이 과거 2021년 부동산 급등기와 궤를 같이한다고 지적한다. 2021년 당시에도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55%나 급감하면서 심각한 공급 부족 상황이 연출됐고, 국민은행 조사 기준 한 해 동안 아파트 매매가격은 12.37%, 전세가격은 10.39% 급등한 바 있다. 당시 팬데믹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라는 거시적 요인도 작용했지만, 지역 내 누적된 공급 부족 상황이 시장 불안을 증폭시킨 핵심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현재의 지표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준영 기자 bk6041@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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