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금융시대, 글로벌 경쟁력 관건 'R&D 확대·공동인프라'
글로벌 사회서 국내 금융 AI 경쟁력 미약...정부의 AI 연구개발 지원 확대 필요

| 서울=한스경제 이성노 기자 | 금융권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인공지능(AI)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선, 글로벌 AI 금융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금융 AI 연구개발 사업 확대와 금융기관 차원의 공동기금 및 연구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가 나온다.
정부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2027년까지 미·중국과 함께 세계 3대 AI 강국(AI G3)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23번째 국정과제로 금융과 의료 등 사회 전반에 AI 기술을 이용해 전 국민이 기본적 삶과 안전이 보장받는 'AI 기본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도 AX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금융권, 정부 국정과제 발맞춰 AX에 총력
금융권은 정부의 국정과제에 발맞춰 AI 전환(AX)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대내외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단순히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AI 역량을 기반으로 금융 본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KB금융은 그룹의 전략·시너지·ESG를 담당하는 '전략담당'과 AI·데이터·디지털혁신을 담당하는 'AI·DT추진본부'를 통합한 '미래전략부문'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KB금융은 그룹의 AI 전환을 본격화하고 디지털 자산을 새롭게 형성, 비즈니스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면과 디지털 채널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전략 수립 및 실행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그룹 GenAI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자산 관리(WM·PB)·보험 설계·고객 데이터 분석 등 비즈니스 단위별로 인공지능(AI) Agent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그룹 통합 플랫폼인 '신한 슈퍼SOL'에 고객의 의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제안을 하기 위한 AI Agent를 탑재해 고객 편의성을 강화하는 혁신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은 기존 디지털전략그룹을 'AX혁신그룹'으로 변경해 AX 혁신 가속화에 나서고 있다. AX 기반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도 체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AX 조직체계 구축을 통한 디지털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기존의 디지털혁신그룹을 'AI디지털혁신그룹'으로 재편해 디지털·AI 업무 관련 중복 부분을 정비하고 부서간의 시너지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디지털채널부와 전자서명인증사업부를 통합해 '디지털금융부'로, 금융AI부와 데이터전략부를 통합해 'AI데이터전략부'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 글로벌 AI 금융 경쟁력 '아직'…정부 차원 R&D 드라이브 필요
주요 금융권이 'AI 3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AX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내 금융산업의 AI 경쟁력은 글로벌 선도 국가인 미국과 비교하면 한참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국가 차원의 AI 역량이 세계 최상위권에 머물며 금융산업에서도 이미 대규모 자본 투입과 실전 업무 재설계 단계에 진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가적 AI 역량은 상위권에 속하지만, 실제 금융 현장으로 이루어지는 투자와 산업 적용의 폭에선 미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 이는 거시적 연구개발 체계보다 개별 기관 단위의 각개전투형 도입 경쟁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금융권은 'AI뱅커(챗봇 등)'나 '부정사용 방지 시스템(FDS)'와 같은 특정 업무별 도입에 머물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 AI 특허는 최근 비약적으로 늘었으나 대형 연구개발(R&D)보다 개별 은행의 디지털 전환(DX) 프로젝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 정부의 AI R&D 예산이 금융 외 부문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가전략기술 예산을 살펴보면, 반도체·첨단바이오·사이버보안·우주 등 7대 분야에 예산이 집중돼 있다. 이는 정부의 AI 정책이 제조업과 전략 기술 중심으로 설계됐고 금융은 핵심 대상에서 소외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장봉규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AI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금융부문 AI 연구개발 지원 확대를 비롯해, 금융기관 중심의 금융 AI 연구지원기금 설립과 AI 연구개발 협력플랫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특히 장 교수는 정부 차원의 '금융특화 AI 연구개발 사업'의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규제 샌드박스를 넘어 신용평가를 포함한 리스크 관리 분야, 은행전반의 업무에 대한 설명 가능한 AI 설계 등, 공공성이 강한 분야에 대해 큰 그림을 가지고 정부 주도로 목적형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이는 금융산업 전반에 공유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인 '공공재'를 만드는 투자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장 교수는 금융기관 차원에서는 공동기금 및 연구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 AI는 정보 공유와 표준화가 핵심이라고 밝히며 "은행·보험·증권사 등이 공동 출연하는 기금을 통해 한국어 특화 금융 데이터셋과 공정성 검증 체계 등을 개발해야 개별 기관의 중복 투자를 줄이고 자원이 부족한 중소 금융기관의 기술 소외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장 교수는 "금융 AI의 도약은 개별 기관의 노력을 넘어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지원과 산업계의 집단적 협력이 결합될 때 가능하다"며, "정부의 강력한 연구개발 드라이브와 금융권의 공동 인프라 구축이 병행될 때, 비로소 한국 금융산업은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진정한 AI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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