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김종출 사장, ‘소통 행보’로 첫 단추 꿰다
8개월 수장 공백 해소…의사결정 체계 정상화
조직·인사 개편 통한 경영 체질 개선 기대감↑
![KAI 본관 전경. [사진=KAI]](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552795-r1dG8V7/20260318202507633nfej.jpg)
【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새 국면을 맞은 모습이다. 방위사업청 김종출 전 무인사업부장을 신임 사장을 선임하면서 8개월간 이어진 경영 공백을 해소하는 동시에 노조와의 소통 활로를 열었다. 김종출 신임 사장이 18일 임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앞두고 노조를 직접 만나는 등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펼친 결과다. 안팎에선 이번 선임으로 조직 분위기 전환과 경영 체질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사장 선임 안건이 상정된 이번 임시 주총은 당초 노사 갈등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KAI는 지난달 27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지만, 노조의 반발이 변수가 됐던 것이다. 당시 이사회 현장에 집결한 노조는 사장 인선 절차의 공정성·투명성을 강조하며 회사 측과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이사회는 장소를 옮겨 사장 선임안 상정을 의결했고, 노조의 반발은 거세졌다.
노사 긴장감이 고조됐던 것과 달리 김 사장의 선임은 마찰 없이 진행됐다. 노조가 반대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갈등 봉합을 이끌어낸 사람은 바로 김 사장이다. 김 사장은 지난 16일 노조 위원장을 직접 만나 조합원 요구사항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설명했다. 노조 측은 "경력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지만, 요구사항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며 "향후 소통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새 경영진에 대한 '조건부 신뢰'다.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번 인사는 기존 경영진과 다른 접근으로 평가된다. KAI가 그간 임단협 과정에서 경영진의 직접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만큼, 김 사장이 취임 전부터 노조와 접촉에 나선 행보 자체가 의미 있다는 분석이다. 내부에서도 노사 갈등이 누적된 상황에서 소통 중심 리더십이 조직 분위기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KAI 김종출 신임 사장(전 방위사업청 무인기사업부장). [사진=방위사업청]](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552795-r1dG8V7/20260318202508907qpus.jpg)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사장은 조직과 인사 전반에 대한 개편 방향을 제시하며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우선 조직 구조와 관련해 "수주 부진 원인을 분석해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며 본부 중심 체계 전환에 공감하고, 경영 상황 점검 이후 단계적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사 운영에선 원칙 중심 기조를 강조했다. 불필요한 태스크포스 조직을 정리하고 관리자 면직 기준을 명확히 하는 한편, 임원 처우를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하고 퇴직 임원의 재고용과 전문위원 제도를 축소하는 방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인사 독립성도 분명히 했다. 김 사장은 "외부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인사가 외부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선을 그었다"며 "직상급자와 관리자 의견을 기본으로 하되, 노조 의견도 충분히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자회사와 투자사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자회사 많다는 내부 의견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실적과 투자 회수 가능성을 조정 기준으로 삼았다. 김 사장은 "정리할 부분은 정리하고 손실과 채무를 줄일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미래 사업은 초기 단계에서 일정 수준의 손실을 감수할 수 있지만 과도한 손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노사 관계에 대해서는 '상생'을 전면에 내세웠다. 회사의 성과는 직원들과 함께 나누겠다는 각오다. 특히 노조와 약속한 현안들이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2026년 임단협은 갈등을 최소화하고 원만한 합의를 통해 빠른 시간 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수주 확대와 납품 등 본연의 경영 과제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 사장이 노조와 소통 의지를 보인 점은 KAI 내부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냈다. KAI 관계자는 "(김 사장이) 노조에서 우려했던 부분들에 대해 직접 만나 설명하고 소통하려는 모습은 내부에서도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영 성과를 통해 리더십과 역량이 실제로 검증될 필요성이 있다는데 무거운 책임감을 가졌다. 관계자는 "(김 사장이) 방위사업청과 군에서의 경험이 있는 만큼 방산 분야에 대한 이해도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경영은 또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결국 조직을 어떻게 운영하고 전략을 실행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소통 기반 내부 정비에 초점이 맞춰진 변화 시도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리더십 공백은 주요 의사결정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종 결재권자가 부재할 경우 중요한 판단이 미뤄지면서 수주 등 핵심 사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새로운 사장 선임이 완료된 KAI의 향후 의사결정과 사업 추진이 속도감있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가 실린다.
KAI 관계자도 "대표이사 부임으로 의사결정 체계가 정상화되면 수주를 포함한 주요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외적으로도 상징성과 대표성 측면에서 일정 부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오는 19일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달 말 예정된 한국형 전투기 KF-21 양산 1호기 출고행사는 취임 이후 첫 공식 일정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