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AMD 리사수, '만찬 회동'…AI 반도체 전방위 협력

설동협 기자 2026. 3. 1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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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리사수, '승지원 회동'
메모리·컴퓨팅 기술 협력 MOU 체결
AMD 차세대 AI 가속기에 HBM4 우선 공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리사수 AMD CEO의 만찬 장면. /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반도체설계(팹리스) 업체 AMD의 리사수 최고경영자(CEO)와 전격 회동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메모리를 포함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AI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리사수 CEO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승지원에서 만찬을 가졌다. 승지원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 회장이 살았던 집이다. 1987년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물려받은 뒤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개조한 곳으로, 이 회장이 국내외 주요 외부 손님을 초대할 때 사용되고 있다.

이 회장은 만찬에서 리사수 CEO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부회장,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송재혁 DS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 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핵심 경영진도 함께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AMD는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약 20년 가까이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AMD는 삼성전자의 HBM3E 엔비디아 납품이 지연됐을 당시 대규모 물량 계약을 체결하며 삼성전자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양사 최고경영진 간 교류가 협력 확대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리사수 CEO는 이날 만찬에 앞서, 삼성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메모리, 파운드리 등 삼성 반도체사업부와 전방위적인 협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AMD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납품을 우선 공급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인스팅트 MI455X' GPU에 들어가는 HBM4를 납품할 예정이다.

또 AI 데이터센터용 랙 단위 플랫폼 '헬리오스(Helios)'와 6세대 'EPYC' 서버 CPU에 적용되는 고성능 DDR5 메모리 솔루션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AMD의 차세대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메모리와 더불어 시스템반도체 부문까지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양사의 이번 협력 강화가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공급망에도 변화를 불러올 지 관심이 쏠린다. AMD는 이른바 '반(反) 엔비디아' 전선의 선봉장으로 꼽힌다. 엔비디아 GPU에 맞서 주문형반도체(ASIC) 시장 확대를 꿰하고 있다.

특히 리사수 CEO는 젠슨황 엔비디아 CEO와 같은 대만계 미국인이자 5촌지간으로 혈연 관계지만, 글로벌 AI 반도체 밸류체인의 핵심축이 된 한국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경쟁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리사수 CEO는 오는 19일 노태문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사장과도 환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설동협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