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공지능(AI) 시대 '쓸모없는 인간'

유발 하라리는 저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2018)에서 "값싼 노동력은 사라지고, 부가가치 낮은 일은 모두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많은 사람은 이를 '머나먼 미래의 경고음' 정도로 치부하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8년 만에 우리 산업 현장은 그 예언이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만5000명의 인력을 줄였고, 아마존 물류창고엔 사람이 아닌 물류 로봇 100만 대가 택배상자를 옮기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장에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CJ·쿠팡·신세계 등 국내 기업과 식품·의약 제조 현장에서도 무인 운반 로봇이 속속 등장하며 산업 현장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AI는 인간 노동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 직접 육체노동의 시대는 끝나고, AI 도구를 활용해 간접적으로 통제·관리하는 노동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단순 노동과 지식형 직무는 빠르게 밀려나고,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관리자와 기술 전문가만이 살아남는다.
창작 영역도 예외는 아니다. 광고, 예술, 문화 콘텐츠가 AI 작가에 의해 대체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도구의 활용' 차원을 넘어선다. 인공지능은 Enhanced Human, Embodied AI, Physical AI로 진화하며 양자 컴퓨팅과 결합해 새로운 5차 산업혁명을 예고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류 문명 2.0, 휴먼 2.0의 창조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교육이다. Physical AI와 Quantum Computing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할 전문가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고등 교육기관의 모든 전공과목이 이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하지만, 교육 전문가조차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는 단순히 학교의 문제가 아니다. AI를 준비하지 않은 개인, 이를 교육하지 못한 교수와 교사, 학교를 관리·감독하는 정부, 얄팍한 지식으로 자문한 위원회와 전문가 모두의 책임이다.
AI와 로봇의 확산만이 문제가 아니다. 우주 만물 관찰자 법칙의 양자역학(양자 컴퓨터), 시·공간을 초월하는 상대성 이론, 미래 핵융합 에너지와 질량·정보·현실이 결합해 창조되는 새로운 유토피아적 인류 문명 2.0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사회는 이를 알지 못하고, 교육과 정책은 준비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이처럼 귀중한 자료와 지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조차 두지 않는 개인과 사회의 무관심은 더욱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는 인류가 미래 문명으로 도약할 기회를 스스로 외면하는 비극이다.
맥킨지는 오는 2030년까지 AI와 자동화 효과로 8억 개의 단순 노동·지식형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AI 전환은 위기이자 기회이다. 국가와 기업, 개인 모두가 교육 혁신(교육 4.0)과 산업 혁신(산업 4.0→5.0)을 통해 공생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AI를 단순히 노동 대체 수단으로 볼 게 아니라, 인간과 AI가 함께 성장하는 '공생(Symbiosis)'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준비하지 않는 순간, '쓸모없어지는 인간'의 비극은 통계가 아니라 현실이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가적 차원의 교육·산업·우주 문명 정책 전환이며, 이는 하루라도 늦출 수 없는 과제이다.
/조병완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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