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안에 진보 측 잇단 호평…"국민의 승리" "90점"
김민웅 "이 대통령 담대한 결단, 중대한 전환점"
서보학 "90% 만족해…보완수사권 해결도 낙관"
한인섭 "정부 원안 60점이었는데 82점으로 상향"
김필성 "바뀐 게 없단 전문가들, 국민 수준 이하"
황운하 "추미애·김용민·박은정 불굴의 신념 경의"

시민사회의 강한 반대와 국회 법사위원들의 일관된 저항 끝에 막판에 대폭 수정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및 공소청 설치법 정부안(당정 협의안)을 두고 민주진보 진영에서 잇따라 후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보완수사권 등 아직 미완의 과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우선 수사-기소의 분리라는 검찰개혁 대원칙에 따라 공소청 검사의 중수청 수사 지휘·개입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는 등 여러 독소 조항을 제거해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는 것이다.
촛불행동 김민웅 상임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검찰개혁 국면에서 주권자 국민들의 투쟁은 가장 강력한 동력이었다. 이는 국민주권 시대의 불가역적 현실이 되었다"며 "온라인에서의 치열한 논쟁과 문제 제기는 이 나라 주권자의 정치적 수준과 의지를 또렷하게 보여주었다. 이재명 대통령 자신에게도 충격과 성찰의 토대가 되었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어디 그뿐인가. 더불어민주당 당사 안에 들어가 어려운 상황을 마다하지 않고 수일 동안 농성을 한 분들, 청와대 앞 촛불대행진 집회에 참여한 분들, 실무·현장 책임자들, 자원봉사, 발언, 공연, 노래와 격문 등 그 모든 대목에서 주권자 국민들은 각기 최선의 역할을 하면서 감동과 열정을 함께 깊게 나누었다"며 "청와대 앞 기자회견장과 그 인근에서 있었던 농성에 함께 한 분들도 포함해 이 모두가 검찰개혁을 주도한 가장 중요한 주역들"이라고 치하했다.
앞서 촛불행동 집행부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반복 개최해 "검찰개혁 정부안은 검찰개혁의 대원칙을 허물고 검찰에게 새롭고 더 강력한 권한을 주는 정치검찰 강화 법안"이라며 정부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진입해 철저한 검찰개혁을 촉구하며 농성까지 벌인 바 있다.

촛불행동은 전날 따로 <당정청 검찰개혁 협의안 발표는 주권자 국민의 승리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철저한 검찰개혁을 바라는 주권자 국민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냈다. 검찰개혁 정부안이 발표된 후 우리 국민은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온라인과 청와대 앞 기자회견, 청와대 앞 촛불대행진 등을 통해 국민의 의지를 표출했다"면서 "결국 이재명 대통령도 SNS를 통해 국회에 제출된 정부법안을 당정 협의를 통해 10번이라도 수정이 가능하다며 법안 수정 요구를 일정하게 수용했다. 주권자 국민의 투쟁으로 또다시 검찰개혁이 한고비를 넘어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아직 보완수사권 문제를 비롯, 여타 대목에 대한 검토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검찰수사권을 완전 박탈하고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며 "또한 내란을 완전히 단죄하기 위해 검찰개혁뿐만 아니라 조희대를 탄핵하고 사법부 개혁도 계속 밀고 가야 한다. 아직 미완인 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주권자 국민의 힘을 총결집시키자. 이번 주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으로 총결집해달라"고 시민들에게 요청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튜브 채널 '스픽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엊그저께까지만 정부안이 사실상 '대검 중수청으로 가는 게 아닌가, 검사가 여러 가지로 수사에 관여하고 수사 기관의 상위 기관으로서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만들어 주는 게 아닌가 불안했는데 대통령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재확인하고 당정청이 조율을 해서 독소 조항들이 대부분 삭제·개선됐다"며 "한 90% 정도는 만족할 만한 법안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진행자인 전계완 대표가 "100점 만점에 90점을 준 거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서 교수는 "10월이 되면 정부 조직법으로 인해 검찰청이 사라지고, 또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이 당정에 의해 만들어진 내용대로 (출범하게) 되면 검사가 그동안 누렸던 독점적 지위, 특권적 지위는 상당 부분 해소가 돼서 정상적인 법 집행 기관으로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굉장히 감회가 깊고 기쁘다. 이렇게 검찰개혁이 추진될 수 있었던 데에는 민주시민들의 굳은 의지와 강력한 요구가 원동력이 됐을 것"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6월 지방선거 이후 본격 논의될 보완수사권 문제에 관해서는 "아마 검찰 쪽에서는 보완수사권이 그나마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하고 맨 뒤로 논의 순서를 미뤄서 어떤 정국의 변화가 있기를 기대했을 것 같다"며 "그러나 저는 상당히 고무적인 게, 대통령이나 당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명확하게 재확인했기 때문에 이 문제도 원칙에 근거해서 잘 해결이 될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페이스북에서 "3월 5일 정부안, 막막했다. 당일 추미애 위원장의 절박한 호소가 연속 5회나 있었다. 갑론을박, 소용돌이를 거쳐가며 3월 17일 한 매듭을 지었다"면서 "100점 만점으로 보면 원안은 60점 정도였는데 오늘 발표안은 82점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이번 당정 협의안에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러면서 "60점은 있을 수 없다며 절박했던 추미애 의원의 호소력과 개혁 진정성, 그것을 우선 기억한다. 이렇게 점수를 (82점으로) 상향할 수도 있는데 정부안을 고정불변이라고 몰아붙였던 세몰이도 이겨낸 우리 국민들"이라며 "82점을 90점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또 다른 국민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독려했다.
김필성 변호사는 "가장 문제가 되는 조항들은 대체로 바로잡은 것 같다. 남은 규정들은 운영하면서 수정해도 되는 것들"이라며 "아직 끝난 건 아니다. 형사소송법이 남았고, 그만큼이나 중요한 경찰 통제 기구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그래도 가장 큰 고비를 넘었다. 결국 국민이 해낸 것이다. 국민적인 열망과 관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단언했다.
김 변호사는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는 "검찰개혁 법안이 바뀐 게 없다고 주장하는 자칭 전문가들이 있나 보다. 그분들이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일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만 적어도 검찰,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해서는 국민 평균 수준도 못 미친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앞으로 그 분들이 권력기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이야기를 할 때 참고하기 바란다. 제가 언급한 부분(공소청법 4조·62조 등)이 가장 심각한 문제였고, 바로 그 부분을 중심으로 내용이 수정됐다"고 일부 전문가들의 검찰개혁법 폄훼를 꼬집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오래전부터 선구자격으로 주창했던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은 "당정청 합의안으로 공개된 공소청, 중수청 법안을 지지한다.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 미정, 공소청 3단계 구조 유지 등 미흡한 부분들 때문에 만점짜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촛불 시민, 응원봉 시민들이 우려했던 독소 조항들이 대부분 삭제됐다"며 "미흡하기 짝이 없던 공소청, 중수청 법안에 대한 당정청 수정안이 만들어지기까지 검찰개혁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의지와 열정이 가장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 "여기에 법사위의 추미애 위원장, 김용민 간사, 박은정 의원의 불굴의 신념과 용기가 빛을 발했다. 세 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결정적으로는 검찰개혁을 둘러싼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기 전에 이재명 대통령께서 직접 가르마를 타줬다.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보완수사권에 집중해야 한다"며 "보완수사권이 어떻게 규정되느냐 여부에 검찰개혁의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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