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AI반도체 내제화 ‘스톱’…엔비디아 협력으로

임주희 2026. 3. 1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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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핵심 NPU 개발 일부 중단…인력 이탈도
상용화 속도 확보 위해 엔비디아 협력으로 선회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핵심으로 추진해온 차량용 인공지능(AI) 반도체 내재화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자체 개발을 추진하던 신경망처리장치(NPU) 프로젝트 일부가 중단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빠른 상용화를 위해 자체 개발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 포티투닷은 SDV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해온 NPU 개발 프로젝트 일부를 최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AI 연산을 수행하기 위한 핵심 반도체 기술로, 그룹에서 중장기 전략 과제로 추진돼왔다. 그러나 개발이 중단되면서 관련 인력 이탈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NPU는 SDV 시대에서 차량의 'AI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차량이 카메라와 센서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보행자나 차량을 인식하고 주행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 이곳에서 처리된다.

차량용 AI 반도체는 설계부터 양산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데다, 수조원대 투자와 고도의 설계 역량도 요구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완전한 내재화 대신 외부 반도체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칩 개발보다는 외부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SDV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GM 등은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맺은 바 있다.

현대차그룹도 자율주행과 SDV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업을 넓히고 있다. 양사는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 공동개발에 착수하며,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레퍼런스 플랫폼인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을 현대차 로보택시에 도입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의 하이페리온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센서, 카메라, 네트워크 등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하이드웨어 구성을 표준화한 레퍼런스 아키텍처다. 따라서 하이페리온을 도입하면 NPU를 직접 만들 필요성이 낮아진다.

자율주행 기술은 단순한 칩 성능뿐 아니라 개발 환경과 데이터 처리 역량이 중요해 완성차 업체에겐 검증된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올 초 포티투닷 대표이자 현대차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으로 박민우 사장이 선임되면서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한층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사장은 엔비디아에서 주요 완성차 업체와 협업해 각국 규제와 도로 환경을 충족하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체계를 구축하고, 자율주행 인지 및 머신러닝 파운데이션 조직을 총괄하는 부사장까지 맡았다.

외부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기술 주도권 약화와 공급망 리스크가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외부 플랫폼을 활용하되,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영역에서는 내재화를 강화하는 '선택적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차량 제어와 전력 반도체 등은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경쟁이 격화되면서 현대차그룹도 상용화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내재화 비중을 조정하고 외부 플랫폼 활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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