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행 고객 잡아라"…은행, VIP지키기 사활

양희동 2026. 3. 1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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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에 10억 이상 자산가 이탈
1인당 은행 23억, 증권사 70억원 맡겨
세무·법률·부동산·상속 상담부터
체험형 서비스까지 '맞춤형' 공략

[이데일리 양희동 김나경 기자] “고객님들이 로얄챔버에 방문해 부동산, 세무, 금융 상담 등 자산 관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또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오전 11시 30분께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신관 2층 ‘NH로얄챔버’에 들어서자 대리석으로 마감한 바닥과 아이보리색 내부 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라운지 내부에는 은은한 체리향이 코끝을 자극했고 한쪽 벽면 전체를 뒤덮은 대형 스크린에는 미국 워싱턴DC의 벚꽃 명소인 토마스제퍼슨 기념관과 타이들 베이슨의 만개한 벚꽃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스크린 영상은 사계절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박윤미 농협은행 WM사업부 팀장은 “고객들이 바쁜 생활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잘 못 느낄 수 있다”며 “로얄챔버에 오시는 순간만이라도 사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오롯이 느끼도록 영상을 보여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이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는 로얄챔버는 최상위 고객 전용 프리미엄 자산관리 공간으로 지난해 9월 16일 문을 열었다. 농협은행 기준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투자·세무 자문, 부동산 컨설팅 등 원스톱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매주 나오는 로또 1등 당첨자도 10억원 이상 당첨금을 농협은행에 예치하면 로얄챔버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신관 2층에 자리한 ‘NH로얄챔버’ 내부. (사진=NH농협은행)
NH로얄챔버 벽면에 설치한 스크린에 미국 워싱턴DC의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과 타이들 베이슨에 만개한 벚꽃 풍경이 나오고 있다. (사진=양희동 기자)
18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5대 은행에 따르면 고액자산가 기준인 금융 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의 자산(2월 말 기준)은 5대 은행이 157조 7568억원,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KB증권 제외)가 283조 3286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5대 은행의 금융 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수는 6만 7350명으로 1인당 평균 23억 4234만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4만 1339명으로 1인당 70억 2369만원 등을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호황에 증권사에 돈을 맡긴 고액자산가의 전체 자산이나 1인당 자산 규모 모두에서 은행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에서는 다양한 VIP서비스를 강화하며 고액자산가 고객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세무, 법률, 부동산, 상속 등의 전문가 상담부터 미술, 골프, 여행, 다이닝 등 체험형 서비스까지 고액자산가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KB국민은행은 3억원 이상 ‘KB GOLD &WISE’와 함께 최근 초고자산 고객 전용 프리미엄 브랜드 ‘KB GOLD&WISE the FIRST’를 신설했다. 이들 서비스는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주말 카페라운지, 갤러리뱅크(유명 갤러리 교류 미술품 전시), PB센터 고객 초청 골프 데이(Day), 다양한 테마의 클래스 데이, VIP 고객 스카이박스 야구 관람 등 체험형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 프리미어(Premier) 멤버십’ 서비스를 10억원 이상 및 100억원 이상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은 PWM센터 거래 고객 차량 의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VIP 건강검진, 미술품 자문·감정·경매·위탁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또 금융·비금융 관련 법률 문제 상담 및 자문과 전 세계 골프클럽회원권, 코스 소개 및 예약대행, 콘서트, 스포츠, 박물관, 미술관, 패션쇼 등 티켓 수배 및 예매대행도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10억원 이상 고객 대상으로 ‘클럽원(Club1)’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고객에게는 맞춤형 IB, 리츠, 해외 투자, 전 세계 26개 지역 글로벌 자산포트폴리오 설계 등이 이뤄진다. 또 세무, 법률, 부동산, 승계, 유언신탁, 해외 자산 상속, 비거주자 증여, 해외직접투자, 역외송금 상담 등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자산관리 특화 브랜드 ‘투체어스’(10억원 이상 고객)를 운영하고 있다. 세무, 부동산, 자산관리 등 자문 서비스와 VIP 고객 초청 골프 클래스, 최상급 호텔 숙박권, 다이닝, 스파 이용권 제공, 미쉐린 가이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식사권 등이 제공된다. 이달 11~12일엔 서울신라호텔에서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위한 ‘투체어스 프리미엄 위스키 & 다이닝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은 프리미엄 자산관리 공간인 로얄챔버를 고액자산가 고객들이 제공하고 있다. 로얄챔버는 15년 경력 이상 금융투자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세무사 및 부동산 전문위원과 전문상담 지원 등 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전용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 호황으로 수익률 측면에서 은행 상품과 주식 기반 상품이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1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들의 자금 이탈은 일반인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며 “은행 입장에선 이들 고액자산가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고객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차별화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희동 (easts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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