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살해' 부기장, 피해자 동선 파악 후 사전답사…3년 전부터 치밀한 계획

권경훈 2026. 3. 1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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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50대 전직 부기장이 수년 전부터 범행 대상을 정해 미행하며 살해를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같은 항공사 소속이었던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김모씨는 퇴사 이후 특정 인물들을 몰래 따라다니며 거주지와 생활 동선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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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부터 거주지까지 몰래 따라가
생활 동선 파악, 사전 답사도 다녀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피의자가 지난 17일 오후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부산=뉴스1

부산에서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50대 전직 부기장이 수년 전부터 범행 대상을 정해 미행하며 살해를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계획 범죄 정황과 범행 동기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1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같은 항공사 소속이었던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김모씨는 퇴사 이후 특정 인물들을 몰래 따라다니며 거주지와 생활 동선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체포 직후 "기장 4명을 살해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3년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는 취지의 김씨 진술도 확보했다.

수사 결과 김씨는 수개월 전부터 피해자들의 주거지와 출근·운동 시간 등을 파악하고, 여러 차례 사전 답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당시에도 피해자가 운동을 나오는 시간에 맞춰 아파트 내부에서 기다리다 범행을 저질렀으며, 폐쇄회로(CC)TV가 없는 장소를 선택하는 등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전 동료의 목을 졸라 살해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17일 오전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의 또 다른 동료 주거지를 찾았지만 경찰의 신변 보호 조치로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씨는 부기장으로 근무하던 중 조종사 능력 평가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는 등 자격 검증에 부담이 컸고, 이후 건강 악화로 병가를 낸 뒤 2024년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동료와 갈등을 겪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공군사관학교 기득권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실제 범행 대상으로 지목한 4명은 모두 공군사관학교 출신 기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책임을 타인에게 돌리는 경향과 피해망상 가능성을 제기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구속영장 발부 이후 신상 공개도 검토하고 있다. 김씨는 이르면 27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전망이다.

부산=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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