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양극화에 빠진 코스피 [투자의 창]

2026. 3. 1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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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불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소수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된 쏠림 현상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현재 한국과 글로벌 경제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성장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번 중동 사태로 나타난 과도한 주가지수 변동성은 이러한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선제적으로 드러낸 신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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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지난달 28일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불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매 시간 새로운 뉴스가 쏟아지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향후 전개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사태의 장기화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이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같은 불안정한 흐름 속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은 우리나라 주가지수의 움직임이다. 전쟁이라는 강한 충격이 갑작스럽게 가해진 만큼 주요 금융·외환시장 지표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이번 국면에서 우리 주가지수의 변동성은 특히 두드러진다. 다른 국가들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개전 초기 하루 10% 안팎으로 움직인 우리 주가지수와는 비교하기 어렵다. 특히 전쟁 당사국인 미국의 주가지수가 일평균 1% 내외 변동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우리 주가지수 변동폭이 과도한 이유로 주목할 부분은 주식시장의 극단적인 양극화다. 국내 주식시장이 소수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된 쏠림 현상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반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상위 두 종목의 비중은 10%대 초반에 그친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가 두 시장의 변동성 격차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을 간과하기 어려운 이유는 현재 우리가 지나고 있는 경기 사이클의 특징 역시 ‘K자형 경기’로 불리는 심각한 양극화이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의 상당 부분은 순수출 기여도 증가에서 비롯됐다. 특히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4.4%에서 올해 2월 34.7%까지 상승했다. 자본 투입 비중이 높은 수출 대기업이 경기를 주도하면서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미국 역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본 투자가 경기를 주도하는 구조로 변화했다. 그 과정에서 노동과 자본, 기업과 기업, 그리고 가계 내부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현재 한국과 글로벌 경제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성장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쏠림은 양극화가 심화된 만큼 외부 충격에 더 민감하고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특히 경기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과거보다 낙폭이 더 가파를 가능성도 있다. 체감 경기는 지표보다 더욱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이번 중동 사태로 나타난 과도한 주가지수 변동성은 이러한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선제적으로 드러낸 신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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