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동반출입 허용 이후...식당·카페 자영업자들 ‘영업정지’ 부담에 혼란[현장]

연희진 기자 2026. 3. 1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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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카페 알로하터틀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정책 간담회’에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규칙을 위반하면 영업정지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큽니다.”

이달부터 반려동물의 음식점 동반출입이 제한적으로 허용됐지만, 현장은 아직 혼란하다. 취지는 환영하지만, 실제 적용 시 책임이 자영업자에게 있어 부담이 있다는 의견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반려인들의 편의와 관련 업장과의 상생 등을 위해 마련된 제도인 만큼 지속 소통하며 정책에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카페 알로하터틀에서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이 참석해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기존 운영자 및 운영 희망자, 반려동물 커뮤니티 운영자 등과 만나 제도 관련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의견을 나눴다.

이번 제도는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 영업자가 자율적으로 위생 안전 기준을 갖추고 표지판을 부착하면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규정 위반 적발 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정부는 2023년 4월부터 2년여간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3월 본격 시행에 나섰다.

오 처장은 “반려동물의 음식점 출입을 불법에서 합법화한 것으로 제도 시행을 유연하게 하겠다고 했는데 현장에서 혼란이 있는 것 같다”며 “의견을 주시면 설명하고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카페 알로하터틀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정책 간담회’에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제도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이날 간담회에서는 영업자가 현장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예방 접종 확인 방법, 식탁 간 거리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규정 등이 건의됐다. 제도와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제기된 오해에 대한 사실 등 다양한 내용이 논의됐다.

자영업자들은 더욱 적극적인 제도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려동물 동반출입업소를 운영하는 정상원 알로하터틀 대표는 “사실 불법이었던 영역을 합법의 영역으로 들여오며 제도를 완화한 부분인데, 손님들 처지에선 예방접종 확인 같은 절차가 오히려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다”며 “동반출입 가능업소라는 식약처 인증 스티커나 표시가 있으면 손님들이 믿고 들어오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모호한 기준에 대해 어려움도 토로했다. 시행 규칙에 따르면 △충분한 식탁 간격 확보 △반려동물 전용 의자나 목줄 고정 장치 마련 등을 준수해야 한다. ‘충분한’ 등의 표현에서 해석이 어렵다는 것.

이 자리에서 식약처는 식탁 간격을 기존보다 크게 벌려야 한다는 등 잘못 알려진 규칙에 대해 오해라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을 안고 있거나 케이지에 들어가 있으면 식탁 간격은 좁아도 상관없다. 오 처장은 “제도의 원칙은 반려동물의 물리적 접촉 방지”라며 “기준이 불분명하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 현장을 확인해 사례에 맞춰 적용할 수 있는 알기 쉬운 사례를 사진으로 제시해 더욱 손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소상공인들은 ‘영업정지’라는 제재 문구에 대한 공포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유라 위드어스협동조합 대표는 “사고 발생 시 책임 분담이 자영업자의 영업정지 처분이라, 매출 이득보다 리스크가 커서 ‘노펫존’을 선언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새로 창업을 준비하는 김나영 더리얼컴퍼니 대표도 “생계가 달려 있어 영업정지라는 단어가 크게 다가왔다”며 “손님이 왔을 때 규칙을 어기더라도 강경하게 대처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책임 소재에 대한 애로사항도 다수 나왔다. 목줄 미착용 등 보호자 과실에 대한 처벌은 미비한 반면, 사고 책임이 자영업자에게 전가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반려동물 동반출입 카페를 운영하는 전예원 프로메나드 대표는 “정책 취지는 감사하지만, 현실은 사소한 부분에서 손님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별점테러’가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책임을 자영업자가 떠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반려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반려동물 커뮤니티 운영자인 박미희 씨는 “반려인 사이에서도 반려동물 관련 사고가 나면 100% 보호자 책임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자영업자들에게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기보다 반려인이 일차적으로 책임을 지게끔 인식 수준을 높이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처벌하기 위한 취지의 제도가 아니라 반려인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식당 등에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인데, 아직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느끼시는 것 같다”며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정책에 반영하며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1인 운영 업소 등 소상공인은 예방 접종 증명서 확인에 애로가 있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하므로 더욱 편의성을 높일 방법 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