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막말과 갑질 의혹, 부정까지…17년 만에 열린 군정질문은 맹탕 [지방의회 되짚기 알바]

김태섭 기자 2026. 3. 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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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군의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지역 선거구 개요를 기초의회-광역의회 순으로 정리합니다. '지방의회 되짚기 알바'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부업이 먼저 떠오르는 '알바'에는 '알면 바뀐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주권자로서 권리를 영리하게 행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산청군의회 선거구 의원정수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산청군의원은 모두 10명입니다. 4개 선거구에서 지역구 9명, 비례대표 1명을 뽑았습니다. 4개 선거구 중 다 선거구(삼장·시천·단성) 3명, 나머지 선거구는 2명씩입니다. 비례대표를 포함한 정당별 당선자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1명, 국민의힘 8명, 무소속 1명입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정치 성향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산청군의회는 이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상원 군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안천원 군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으면서 정당별 의원 수는 처음과 같아졌습니다. 남성 의원은 8명, 여성 의원은 2명으로 다수가 남성 의원으로 구성됐습니다. 산청군의회 정원은 올해 초 이영국 군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직을 잃으며 9명이 됩니다.
산청군의회 임시회 본회의 모습. /산청군의회

17년 만에 연 군정질문 '맹탕'

산청군의회는 17년째 군수를 대상으로 군정질문을 하지 않아 세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군정질문은 행정 견제와 감시를 위한 장치로 군의회가 행정부 수반인 군수를 불러 지역 현안을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절차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자치단체장이 의회에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산청군에서만은 달랐습니다.

산청군의원들은 군수 출석을 놓고 충돌했습니다. 정당 쏠림이 심한 산청군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호림 군의원은 2024년 6월 군정질문을 하고자 '군수 및 관계공무원 출석요구의 건'을 공동발의했습니다. 하지만 찬성 1명, 반대 7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습니다. 공동발의한 동료 군의원들까지 반대나 기권을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해 9월에 열린 군정질문 관련 출석요구 건은 국민의힘 군의원 주도로 10명 중 6명(반대 2명, 기권 2명)이 찬성해 통과됩니다. 당시 최 군의원은 군수 출석을 두고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군정질문은 맹탕이었습니다. 질문과 답변 시간은 각 4분, 질의에 나선 군의원과 군수 모두 사전에 나눠준 질의와 답변서를 그대로 읽어 내려갔습니다. 답변은 대부분 군정 치적 사안으로 날 선 비판은 고사하고 추가 질의 한 번 없었습니다. 어렵게 이뤄진 군정 질의가 사실상 맹탕으로 흘렀고 '짜고 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듬해 열린 군정질문에서는 최 군의원이 이승화 군수를 향해 날카로운 질문이 던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군수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했고 몇몇 질문은 서면으로 대신하겠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산청군의회는 아직 군정질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8일 열린 제307회 산청군의회 임시회 3차 본회의 군정질문 모습. 최호림 군의원이 이승화 산청군수를 향해 군절질문을 던지고 있다. /산청군의회

의혹과 막말, 갑질로 얼룩

산청군의회는 임기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러 막말과 갑질 논란이 터져 나왔습니다. 논란 중심에 섰던 이는 안천원 군의원입니다. 그는 지방선거 이듬해인 2023년 음주운전·도박·막말 등 의혹을 받았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기자 ㄱ 씨는 산청군의회와 국민의힘 경남도당 등에서 안 군의원 사퇴와 군의회 제명을 요구하는 1인 시위까지 벌이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이어지자 안 군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했습니다. 당시 안 군의원은 음주운전 사실은 부정했고, 지역 주민 사이 벌어졌던 막말 논란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당사자와 잘 해결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도박 의혹에는 지인들과 카드게임을 한 것은 맞지만 도박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안 군의원의 막말 논란은 지난해에도 이어졌습니다. 안 군의원은 지난해 7월 열린 행정간담회에서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간신' 등 인격 비하 발언과 함께 성적 표현을 담은 욕설을 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당시 행정간담회에 참여했던 정영철 부군수는 즉각 항의했고 다른 군의원들 중재로 정회가 선포되며 간담회가 마무리됐습니다. 이날 행정간담회에는 정 부군수를 비롯해 국장과 과장급 간부 공무원 20여 명이 참석했으며 여성 공무원도 6명 있었습니다. 안 군의원의 막말은 당시 회의와 상관없이 의회 직원 인사와 관련해 불만을 제기하면서 발생해 권한을 넘어 갑질 의혹까지 받았습니다.
산청군의회 임시회 상임위 모습. /산청군의회

선거법 위반까지 자질론 불러

산청군의원들이 일으킨 비위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영국 군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이 확정돼 직을 잃었습니다. 이 군의원은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 때 특정 정당 후보 이름에 기표된 투표용지를 출력해 지역주민에게 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이 군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투표용지가 길어지는 등 이유를 들며 "선거권자인 주민들이 힘들어 하고 투표를 잘못해 한탄하는 걸 들어서 착오를 한 것 같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이 군의원 변호인도 "이 군의원 지역구민이 대부분 나이 많은 어르신이라 비례대표 선거 혼선이 있어 도와주려는 마음에 인쇄물을 배포한 것"이라며 "특정 정당 후보가 높은 지지율로 당선되는 등 선거에 미친 영향력이 미미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올해 2월 이 군의원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 군의원 측이 선거범죄 심각성을 가볍게 여긴다며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가 저지른 범죄를 재판부가 엄정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산청군의회는 의혹과 막말, 갑질, 선거법 위반까지 군의원들의 비위행위가 이어졌지만 자정 노력이나 의회 차원의 재발 방지 노력은 미약했다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오히려 사태를 방관하며 일을 키웠다는 지적과 함께 제식구 감싸기 모습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