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막말과 갑질 의혹, 부정까지…17년 만에 열린 군정질문은 맹탕 [지방의회 되짚기 알바]
■ 산청군의회


17년 만에 연 군정질문 '맹탕'
산청군의회는 17년째 군수를 대상으로 군정질문을 하지 않아 세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군정질문은 행정 견제와 감시를 위한 장치로 군의회가 행정부 수반인 군수를 불러 지역 현안을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절차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자치단체장이 의회에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산청군에서만은 달랐습니다.
산청군의원들은 군수 출석을 놓고 충돌했습니다. 정당 쏠림이 심한 산청군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호림 군의원은 2024년 6월 군정질문을 하고자 '군수 및 관계공무원 출석요구의 건'을 공동발의했습니다. 하지만 찬성 1명, 반대 7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습니다. 공동발의한 동료 군의원들까지 반대나 기권을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해 9월에 열린 군정질문 관련 출석요구 건은 국민의힘 군의원 주도로 10명 중 6명(반대 2명, 기권 2명)이 찬성해 통과됩니다. 당시 최 군의원은 군수 출석을 두고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군정질문은 맹탕이었습니다. 질문과 답변 시간은 각 4분, 질의에 나선 군의원과 군수 모두 사전에 나눠준 질의와 답변서를 그대로 읽어 내려갔습니다. 답변은 대부분 군정 치적 사안으로 날 선 비판은 고사하고 추가 질의 한 번 없었습니다. 어렵게 이뤄진 군정 질의가 사실상 맹탕으로 흘렀고 '짜고 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의혹과 막말, 갑질로 얼룩
산청군의회는 임기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러 막말과 갑질 논란이 터져 나왔습니다. 논란 중심에 섰던 이는 안천원 군의원입니다. 그는 지방선거 이듬해인 2023년 음주운전·도박·막말 등 의혹을 받았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기자 ㄱ 씨는 산청군의회와 국민의힘 경남도당 등에서 안 군의원 사퇴와 군의회 제명을 요구하는 1인 시위까지 벌이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이어지자 안 군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했습니다. 당시 안 군의원은 음주운전 사실은 부정했고, 지역 주민 사이 벌어졌던 막말 논란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당사자와 잘 해결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도박 의혹에는 지인들과 카드게임을 한 것은 맞지만 도박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선거법 위반까지 자질론 불러
산청군의원들이 일으킨 비위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영국 군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이 확정돼 직을 잃었습니다. 이 군의원은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 때 특정 정당 후보 이름에 기표된 투표용지를 출력해 지역주민에게 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이 군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투표용지가 길어지는 등 이유를 들며 "선거권자인 주민들이 힘들어 하고 투표를 잘못해 한탄하는 걸 들어서 착오를 한 것 같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이 군의원 변호인도 "이 군의원 지역구민이 대부분 나이 많은 어르신이라 비례대표 선거 혼선이 있어 도와주려는 마음에 인쇄물을 배포한 것"이라며 "특정 정당 후보가 높은 지지율로 당선되는 등 선거에 미친 영향력이 미미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올해 2월 이 군의원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 군의원 측이 선거범죄 심각성을 가볍게 여긴다며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가 저지른 범죄를 재판부가 엄정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산청군의회는 의혹과 막말, 갑질, 선거법 위반까지 군의원들의 비위행위가 이어졌지만 자정 노력이나 의회 차원의 재발 방지 노력은 미약했다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오히려 사태를 방관하며 일을 키웠다는 지적과 함께 제식구 감싸기 모습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