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시가 급등이 불러올 파장 3가지
"소득 없다면 주거 다운사이징 나설 것"
"다주택자 매도 압력도 강해져"
월세 상승에도 영향 미칠 것으로 예상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보유세 과세표준이 될 공시가격(안)이 지난해보다 평균 9.16% 뛰었다. 전국 평균을 끌어올린 건 서울시다. 서울시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국 평균치인 9.16% 크게 웃도는 18.67%다. ▷관련기사: [2026 공시가격]서울 공시가 18.7%↑…"시세만 반영"(3월17일)▷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보유세, 50% 상한도 넘겨 오른다(3월18일)
공시가가 급등하면서 서울 고가주택 소유자의 세 부담도 매우 커진다.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고령의 '똘똘한 한 채' 소유주와 다주택자의 절세형 매도가 예상된다. 아울러 전세의 월세화에 따라 집주인이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쉬운 서울 등지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상승 압력이 강해졌다는 게 전문가의 목소리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에서 1세대 1주택자 기준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할 공시가 12억원 초과의 공동주택 수는 지난해 28만365가구에서 41만4896가구로 47.9% 증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종부세 대상이 된 공동주택이 가장 많이 늘어난 자치구는 송파구다. 지난해 5만7081가구에서 7만5902가구로 1만8821가구가 늘었다. 그다음으로는 3167가구에서 1만9529가구로 1만6092가구가 늘어난 강동구다. 성동구도 1만461가구에서 1만5378가구가 증가한 2만5839가구가 종부세 과세 대상이다.
① '똘똘한 한 채', 소득 없이 못 버틴다
국토부에 따르면 고가의 주택일수록 올해 공시가격 변동률이 높았다. 올해 기준 30억원 초과 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28.59%였으며 15억~30억원 주택은 26.63%, 9억~12억원의 주택은 20.9%다. 반면 6억~9억원 주택은 12.7%, 3억~6억원 주택은 4.72%에 그쳤다.
12억원 초과 주택의 종부세 구간은 과표상한(과세표준 상한제)이 없다. 올라간 공시가격에 따라 그대로 세금에 반영된다. 2주택 이하 종합부동산세의 세율은 12억원 이하는 1.0%에서 25억원까지는 1.3%, 50억원 이하는 1.5%, 94억원 이하는 2.0%, 94억원 초과는 2.7%다. 세율이 누진적으로 적용돼 공시가 상승률보다 보유세가 더 가파르게 오르는 구조다. 다만 보유세액(재산세+종부세)은 전년 납부액의 50%까지만 오른다.
이장원 세무법인 리치 대표는 "종부세는 누진적 구조의 세율로 일정 구간을 넘어서면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면서 "지금까지 나오는 정부의 세제 개편 방향을 보면 고가주택의 보유세는 앞으로도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보유세가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은퇴 고령자는 고가 주택을 계속 소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금 흐름이 끊긴 고령자가 많은 초고령화 사회에 보유세의 민감도가 강할 수밖에 없다"면서 "양도소득세는 팔지 않으면 안 내도 되는데 보유세는 가지고만 있어도 내야 하니 이를 부담하기 어려운 이들은 주택 규모나 금액을 줄이는 '주거 다운사이징(Downsizing, 감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강남 압구정 '신현대9차' 전용면적 111㎡ 1채를 소유한 집주인은 올해 2919만원의 보유세를 낼 것이라는 게 국토부의 시뮬레이션이다. 지난해(1858만원)와 비교했을 때 57.1%(농어촌특별세 등 포함) 올랐다. 공시가를 34억7600만원에서 36% 오른 47억2600만원으로 산정해 구한 값이다. 이처럼 1000만원 이상 오른 보유세를 직장을 은퇴한 고령자가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②양도세 중과도 앞둬 …다주택자 압박
다주택자가 시장에 내놓는 매물도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예상이다. 특히 5월9일 다주택자 대상 양도세 중과 시행이 예고돼 보유세와 양도세를 모두 절세하기 위한 매도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전용 84㎡와 대전 유성구 '죽동 푸르지오' 전용 84㎡ 2채를 가진 3주택자가 올해 낼 보유세는 1213만8757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946만9492원) 대비 28.19% 늘어난 액수다.
대전 유성구 '죽동 푸르지오' 전용 84㎡의 공시가격은 3억4600만원으로 전년(3억4900만원) 대비 0.86% 낮아지겠으나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공시가격이 13억8800만원에서 17억5200만원으로 26.22% 급등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한 종부세액이 413만644원에서 625만7701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리서치랩 랩장은 "다주택자는 기본적으로 보유세 누진 구조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면서 "오는 7월 세제 개편안에서 보유세 실효세율을 높이는 등 향후 부동산 세 부담이 커질 수 있어 다주택자는 절세형 매도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주택 포트폴리오 내 비핵심 자산, 양도차익과 임대수익률이 낮은 주택부터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실수요자는 세금 부담이 반영된 급매가 더 있을 것이라 보고 관망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이번 공시가격 상승이 가격을 한번에 누르는 변수라기보다 매도 압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급매 위주의 호가 조정과 관련 거래가 발생하는 국면이 나타날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③세입자에 부담 전가 우려도
보유세가 많이 오르면 집주인은 이를 임차 비용으로 보전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전망이다. 세입자에게 세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임차 시장은 전세의 월세화가 두드러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신규 거래 가운데 52.6%에 해당하는 4217건이 월세 거래였다. 세입자에게 커진 세 부담을 전가하기 쉬운 구조라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중위주택 기준 아파트 월세는 125만원, 보증금은 1억1000만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월세(113만원)는 10.6%, 보증금(1억원)은 10%가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은 주택 보급률이 93.9%(2024년 기준)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이 경우 세입자는 집주인이 세 부담을 떠넘기더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세금 부담은 집주인 만의 것이 아니라 집주인과 임차인이 함께 지는 형태로 보는 게 맞다"면서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 부담 확대는 월세 상승에도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수 (jisoo2393@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모주달력]케이뱅크, 주가하락 속 보호예수 풀린다
- 펄어비스도 넷마블도 '오픈월드' 승부수 던졌다
- 삼전·하닉 조정에도…"반도체 호황 지속, 이익전망치 상향"
- '똘똘한 한 채' 보유세, 50% 상한도 넘겨 오른다
- [단독]구글에 낸 인앱결제 수수료 돌려받는다
- 'K뷰티 효과' 대단하네…추락한 '1세대'도 살렸다
- '여러 업권 참여' 스테이블코인 임박…금감원, 감독은 어떻게 할까
- '올인' VS '다다익선'…에이피알과 구다이글로벌의 '흑백 전략'
- [단독]백종원, 일본에 'K마라탕' 첫 매장…'마라백' 론칭
- 삼성보다 SK하이닉스가 'AI 거품' 대비해야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