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소년의 현명한 소비, 교과서로 가르칩니다

2026. 3. 18. 17:5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원·매경·충북교육청
첫 중학교 소비교과서 개발
자기통제력 부족한 학생들
합리적 소비습관 형성 도움
윤수현 한국소비자원장

최근 K팝의 국제적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아이돌 가수들이 모든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모습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화려한 조명 뒤에는 청소년들의 소비 문화를 위협하는 요인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디토(Ditto) 소비'가 있다. 디토 소비는 내가 좋아하고 동경하는 아이돌이 입고 쓰는 물건을 무작정 따라 사는 현상이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지, 실제로 사용할 물건인지 고민하지 않은 채 말이다. 이들에게 소비란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거나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도구다.

문제는 청소년기가 아직 소비 경험이 적고 스스로를 조절하는 통제력이 부족한 시기라는 점이다. 다른 사람이 사니까 따라서 사거나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 구매하는 비합리적인 소비 습관은 올바른 경제 관념을 형성해야 할 시기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학교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현실을 해결할 체계적인 소비자 교육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작년 3월 매일경제신문, 충청북도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중학교 인정 교과서 개발이라는 도전을 시작했다.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학교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소비자·현직 교원과 경제교육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했다.

이러한 전략적 협력의 결실로 기관 최초의 중학교 인정 교과서인 '소비생활과 경제'가 개발됐다. 그리고 올해 1월 충북도교육청으로부터 인정도서 심사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소비생활과 경제' 교과서는 중학교 한 학기 수업 과정을 완수할 수 있는 33차시 분량으로, 4개의 대단원 아래 13개의 중단원과 28개의 소단원으로 촘촘하게 구성됐다. 다변화되는 소비 환경 속에서 학생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실전 체계를 만든 것이 이번 교과서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단순하게 지식을 나열하는 것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능동적인 참여를 최대화하는 학습 흐름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도입부에서는 대단원의 핵심 아이디어를 안내하고, 학습해야 할 내용을 '핵심 질문' 형태로 던져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본문 구성 또한 학생들이 주요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적인 요소를 적극 활용했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교육 수용도를 향상했다. 수업 마지막에는 학생들이 처음 제시된 질문에 직접 답하며 자신의 성취 수준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중요한 가치관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체계적인 소비자 교육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번에 개발된 중학교 인정 교과서는 급변하는 소비 환경 속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합리적인 소비 주체'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청소년 소비자들의 책임감 있는 선택과 소비생활로 우리 사회가 더욱 건강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윤수현 한국소비자원장]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