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이퐁서 무인항공기 출몰로 항공기 4기 회항...누리꾼들 "몰상식한 행위"

호찌민시(베트남)=김혜인 2026. 3. 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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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공항 공역 침범 엄격 금지"…조사 착수
한 베트남 남성이 응우옌 떳 타인 거리에서 드론을 날리다 현장에서 적발됐다 [사진= 베트남 군 사령부 제공]

베트남의 국가 안보와 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무인항공기(UAV) 침범 문제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하이퐁 깟비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회항 사태는 단순한 운행 차질을 넘어 국가 기간 시설인 공항의 방어 체계와 민간 항공 안전 관리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18일(현지 시각) 베트남 매체 VnExpress에 따르면, 지난 15일 저녁 하이퐁 깟비 국제공항 활주로 인근 상공에 정체불명의 UAV가 출현하며 항공기 4기가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으로 회항하고 다수의 항공편이 지연되는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베트남 민간항공국(CAAV)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이날 저녁 착륙 절차를 진행 중이던 VJC280편의 보고였다. 해당 항공기의 관제 요원은 착륙 지점에서 약 8km 떨어진 지점, 고도 300m 부근에서 활주로를 가로질러 비행하는 무인 항공 물체를 포착했다.

동시에 같은 구역을 비행 중이던 HVN1180편의 승무원들 역시 접근 구역에서 정체불명의 빛나는 물체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로 인해 깟비 공항으로 향하던 4기의 항공기가 공중에서 선회하며 대기하다 결국 안전상의 이유로 인근 노이바이 공항으로 기수를 돌려야 했다. 이륙을 준비하던 다른 항공기 2기 역시 활주로에서 장시간 대기하며 운항이 중단되는 등 총 6기의 항공편이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 공항 운영은 군과 경찰이 주변 지역의 안전을 최종 확인한 16일 새벽에서야 정상화될 수 있었다.
 
흰색 셔츠를 입은 젊은 독일인 남성이 드론을 날렸다가 조사를 받기 위해 안하이 워드 군 사령부 본부로 연행된 모습 [사진=베트남 군 사령부 제공]

베트남 당국은 이번 사건을 항공 안전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간주하고 하이퐁시 관련 기관과 협력하여 영공 침범 경위를 정밀 조사하고 있다. 특히 공항 인근의 드론 비행은 항공기 엔진 유입 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군과 경찰의 공조 체계가 한층 강화된 상태다.

앞서 지난달에도 다낭 국제공항 인근에서 불법 드론 비행이 잇따라 적발되며 심각한 항공 대란이 발생한 바 있다. 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설) 연휴 기간이었던 2월 17일부터 22일 무렵 다낭 공항의 비행 안전 구역 내에 드론이 수차례 침범하면서 수십기의 항공기가 회항하거나 운항이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다낭시 군 사령부와 경찰은 특수 순찰팀을 구성하여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고 그 결과 다수의 불법 비행 가담자를 검거했다. 해안가 인근에서 불법으로 드론을 조종하던 30대 외국인 관광객을 현장에서 붙잡았으며, 베트남 남성이 해변 금지 구역에서 드론을 날리다 적발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관광 목적으로 드론을 띄웠다고 진술했으나 베트남 남성은 조사 결과 설 연휴 기간 동안 여러 차례 드론을 무단으로 띄워 다낭 공항의 이착륙 고도와 경로를 침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베트남 현행법에 따르면 허가받지 않은 드론 비행이나 금지 구역 침입 시 관련 시행령에 따라 3000만~4000만 동(한화 약 160만~215만 원)의 고액 벌금이 부과되며 해당 기기는 즉시 몰수된다. 또한 인명 피해나 국가 보안시설 노출 등 중대한 결과가 초래될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드론 위협이 반복되자 전문가들은 항공기 엔진의 특성을 들어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항공기 엔진 설계 전문가는 "제트 엔진의 강력한 흡입력이 저고도 비행 시 드론과 같은 금속성 물체를 빨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새 떼 충돌로 인한 허드슨강 비상착륙 사건처럼 조류와 달리, 리튬 배터리와 금속 부품으로 이루어진 드론이 엔진에 유입될 경우 엔진 파손은 물론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무인항공기 침투에 분개하는 시민들 [사진=vnexpress 댓글 갈무리]

현재 베트남 국방부와 공안부는 다낭과 하이퐁 등 주요 거점 공항 주변에 24시간 감시 초소를 배치하고 안티 드론 전파 교란 장비를 도입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해변이나 문화유적지가 공항 안전 구역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지자체 차원의 홍보와 단속이 병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 누리꾼들은 "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각 공항별 비행 금지 구역 및 안전 고도 범위를 일반인이 알기 쉽게 상시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순한 과태료를 넘어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에 대해 법적 처벌 수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아울러 불법 비행 물체를 즉각 무력화할 수 있는 기술적 대응 체계 구축과 철저한 단속을 주문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