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도 ‘이자 미지급’ 유력
화폐발행이익으로 이자주는 방안 논했지만
실효성 떨어지고, 글로벌 규제도 안 주는 게 대세
“코인 발행, 결국 은행 중심 발행으로 갈 것” 결론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12개 국내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약 3개월 간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를 통해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컨설팅을 진행했다. 지난 2월 말 각 은행에 최종적으로 공유된 맥킨지의 컨설팅 결과 은행들이 발행해 보관하는 스테이블코인에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은 빠졌다. 맥킨지의 중간 보고에는 은행들이 타 업계와 차별화를 위해를 화폐주조이익(시뇨리지)을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최종안에서 제외된 것이다. 중간 보고에서는 은행이 타 업권과 달리 입·출금이 가능한 현금 형태로 스테이블코인 이자를 지급하면 다른 업권에 비해 발행·보관(수탁)의 경쟁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포함됐다. 빅테크와 같은 지갑 사업자는 포인트 지급, 이벤트 혜택과 같은 비(非)현금 방식으로 이자를 주는 반면 은행은 예금 이자와 같이 현금성 자산으로 이자를 제공하면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종안에서는 이자 지급의 실효성, 예금과는 다른 구조라는 점을 고려해 이자 지급안은 빠졌다. 은행들 간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스테이블코인이 A은행에서 발행돼 B은행으로 간다고 해서 수신량(금액) 자체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화페를 찍어내 이익이 생기는 것과는 구조부터 다르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미국에서 최근 논의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대부분 국가에서는 어떤 종류로든 스테이블코인 예치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알려졌다. 다른 나라에서는 오히려 가상자산 업계, 핀테크 업계가 은행 예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끌어오기 위해 포인트, 혜택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이자 제공을 허용해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가상자산 2단계 통합 법안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은 금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스테이블코인에 이자를 지급하기 시작하면 금리(이자율), 지급 규모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가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스테이블코인 발행·보관 업체가 과도하게 이자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가치가 등락하거나, 높은 이자를 주는 쪽으로 자금이 쏠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은행권 공동 컨설팅 결과 “글로벌 규제 환경상 결국 은행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결론도 나왔다. 현재 국가별로 은행, 핀테크, 가상자산 기술업체, 지갑 사업자 등 발행 주체에 대한 규제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은행은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국가 간 송금과 무역대금 결제에서 활용도가 높아 규제 자체도 글로벌 정합성을 맞추는 쪽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여당·정부의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또한 핀테크와 가상자산 업계 주도 발행에 힘을 싣는 방향이었지만 논의 과정에서 은행이 발행 컨소시엄의 50%+1주 이상(과반수) 지분을 확보하는 것으로 중지가 모였다.
이런 상황에 은행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조성과 관련 별도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물밑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글로벌 금융그룹 SC그룹과의 디지털 자산 협력을 공식화했다. 각 은행은 다른 은행들과 카드사, 핀테크, 지갑 사업자 및 블록체인 기술업체들과 가리지 않고 만나면서 ‘최고의 짝’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은행이 발행을 주도해도 수요 창출과 기술보안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각 업계의 시너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파트너가 누구인지 찾는 탐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2월 말 최종안을 받은 결과 이자 지급의 내용은 빠진 것이 맞다”며 “일부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생태계 준비와 관련 별도의 컨설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나경 (givean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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