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품’ ‘엄마 선물’ 말바꾸던 김건희, 법정서 “목걸이 받았다” 인정한 이유는?

금품을 받고 정부 요직을 줬다는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 사건 재판에서 김건희 여사 측이 금거북이와 다이아몬드 목걸이, 브로치, 명품 가방 등 금품을 수수한 게 맞다고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간 거짓말과 모르쇠로 일관하던 김 여사가 “선물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부인하다가 최근 재판에서는 금품 수수를 인정하고 “청탁을 받은 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기존과 다른 새로운 변론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다이아 목걸이·귀걸이·브로치·샤넬 가방…‘금품 수수 의혹’에 거짓 해명 반복
김 여사를 둘러싼 ‘금품 수수 의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초반부터 여러 번 제기됐다. 그때마다 김 여사 측은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놨고, 논란은 더 커졌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선물한 ‘다이아 목걸이’가 대표적이다. 김 여사는 2022년 나토 순방 때 5000만원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에서 이를 누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현지에서 빌렸다’고 해명했다. 이후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모조품인데 잃어버렸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냈다. 지난해 특검 조사에서는 ‘20년 전 어머니 환갑 선물로 홍콩에서 구입했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이 회장이 지난해 8월 “김 여사에게 목걸이와 귀걸이, 브로치를 줬다”는 자수서를 특검에 내고 진품까지 내놓자 김 여사의 거짓말이 들통났다. 이후 다시 특검 조사를 받은 김 여사는 이번엔 진술을 모두 거부했다.

그러던 김 여사 측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반클리프 목걸이와 티파니앤코 브로치, 귀걸이 등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이어 “이봉관 회장이 새 정부와의 좋은 관계를 바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당선 축하 선물을 준 것”이라며 ‘맏사위에게 공직 자리를 달라’는 이 회장의 청탁을 들어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통일교 선물 안 받았다”더니 결국 진술 번복, 유죄 판단 근거로…이번엔 다르다?
이는 앞서 1심 선고가 나온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관련 재판에서 김 여사 측이 보였던 변론 전략과도 다르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를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런데 통일교 쪽이 건넨 선물을 김 여사에게 전달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재판 도중 입장을 바꿔 김 여사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자 ‘샤넬 가방을 받은 건 맞지만, 목걸이는 받지 않았다’고 뒤늦게 입장을 번복했다.

이는 김 여사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끝까지 ‘받지 않았다’고 했던 그라프 목걸이 수수 의혹을 유죄로 판단하면서 “김건희는 샤넬 가방 수수에 관해서도 부인하다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드러나자 인정했고, 수행 비서에게 허위 진술을 종용해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양형에도 불리한 요소로 반영했다.
다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4월 샤넬 가방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김 여사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당선을 축하한다’거나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의례적인 인사를 나눴을 뿐, 청탁이 있었다는 점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이번 매관매직 의혹 사건 재판에서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금품 수수는 인정하되 청탁 대가성을 부인한다’는 새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 측은 서희건설 측에서 받은 금품 외에 금거북이(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3990만원 상당 손목시계(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 530만원 상당 디올백(최재영 목사) 등을 받은 점도 인정했다. 다만 “화장품을 선물하고 받은 답례” “구매 대행한 물건”이라면서 “부주의한 처신에 대한 비판과 형사 처벌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재판에서는 ‘김 여사가 금품을 받을 당시 구체적인 인사 청탁 등이 있었는지’ ‘김 여사가 실제 청탁을 들어줬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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