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 함정' '무재해2.0' 기획 신선 … 청년·근로자 입장도 담아주길

매일경제 독자위원회 정례회의가 최근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선 올해 1~2월 매일경제신문과 매경이코노미, 매경 럭스멘의 보도를 평가했다. 강일원 김앤장 변호사, 김익중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 김정형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3학년), 양희동 이화여대 교수,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이승진 무신사 본부장, 정성은 한국언론학회장(성균관대 미디어학과장), 조성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조정욱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대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독자위원장) 등 10명의 독자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의제 선정, 기사 완성도, 지면 편집 등과 관련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강일원 위원
'K자 함정에 빠진 한국'(1월 12일자 A3면) 기획과 '무재해2.0 연속 기획 보도'(2월 2일자 A1면 등)를 좋은 기획 기사라고 평가했다. 최근 법조계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 중 하나가 재해 현장 증거 확보로 근로자의 권리 보호를 주장하기 어렵다는 점인데 '무재해2.0' 기획 기사에 제시된 여러 외국 사례를 보면서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헌법재판소에서도 산업재해 관련 위헌 판례가 있었는데 그런 내용을 추후 보도해주면 입체적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김익중 위원
오천피와 천스닥 시대 및 자본시장 환경 변화(1월 6일자 A2면 등)를 다룬 연속 보도가 눈에 들어왔다. 현재와 같은 주가 상승이 유지되려면 3차 상법 개정 등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앞으로 서학개미들이 우리 증시로 돌아올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또 주식과 부동산, 환율이 연계된 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기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분석한 기사에서는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내용과 분석이 공감됐다.

김정형 위원
'K자 양극화' 기획 보도를 읽으면서 '쉬었음 청년'의 입장이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청년들이 왜 지방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지 진단하기보다는 청년들에게 임대주택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해결책 등 다른 언론에서도 나오는 피상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나 싶다. 현실적인 사회 구조 문제도 함께 짚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청년 인터뷰를 진행해 현장의 목소리를 보태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희동 위원
올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전략 변화와 글로벌 정세 변화 이슈는 상당히 중요한 의제라고 생각한다. 올해 주요 리스크를 뽑은 해외 연구를 보면 80%가 국제 정세에 기반한다고 분석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룬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종종 기사에서 'K'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는 인상이 드는데 이런 키워드를 남발하면 지면의 무게감이 떨어져 보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경 위원
'무재해2.0' 기획 기사는 가장 돋보였다. 단순히 문제만 나열하지 않고 일본과 싱가포르, 독일 등 선진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은 정부 입안자와 경영자들에게 도움이 됐을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 근로자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는데, 근로자 관점에서 문제 해결 방식을 경청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AI 대전환' 기획과 관련해 에너지 공급 이슈를 간간이 언급했으나 글로벌 규제 흐름과의 연결은 약했던 것 같다. 저탄소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한 AI 산업은 수출이 막힌다는 경제적 생존 논리를 강조해야 한다.
이승진 위원
'AI 대전환 기획과 AI시대' 연속보도는 생산성 혁명에 따른 일자리 변화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기존 직무에서 진화된 방식으로 창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유익했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 '기로에 선 K바이브' 기획은 K바이브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각계가 어떤 고민을 해야 하는지와 가격 정책, 정부 참여 등을 제시한 것이 매우 시의적절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푸드, 뷰티, 콘텐츠 등 K컬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하기에 공감대가 컸던 것 같다.
정성은 위원
전반적으로 기사의 품질이 매우 좋았다. 사안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고 읽는 재미도 있었다. 특집 기획 보도 시리즈들은 기획 아이디어가 뛰어나고 내용이 종합적이며 정보의 품질도 좋은 편이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할 방안을 찾고 시도하는 것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시도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주택공급과 부동산금융 정책' 관련 보도는 국민이 연초 가장 궁금해했던 사안 중 하나다. 이번 기사는 사안 이해에 큰 도움이 됐지만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조금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조성진 위원
'AI 시대' 연속 보도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긍정적인 면에 집중한 것 같아 아쉽다. 노동력 대체 방안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남는다. 고환율 방어 대응 보도에서는 한국은행의 뒤처진 정책은 없는지 날카로운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올림픽 기사와 관련해 경제지 측면에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경제 및 정치적인 면에 대해서도 기사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조정욱 위원
'K자 함정에 빠진 한국' 기획을 보면서 성장보다 분배 측면으로 기사의 흐름이 흘러가는 점이 아쉬웠다. 물론 양극화를 진단하는 기사이지만 경제 성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라는 긍정적 측면에 대해선 깊이 조명하지 않은 것 같다. 가령 최종 수요가 10억원 늘어날 경우 직간접적으로 창출된 취업자 수를 의미하는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산업임에도 젊은 층이 잘 지원하지 않는 분야가 있다. 서비스업, 그중에서도 호텔업 같은 분야가 대표적이다. 이런 업종의 기업 의견도 들어가면 좋은데 이번 기사에 잘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의 기사에서 성장 측면도 강조해주길 바란다.
황철주 위원장
반도체 패권 경쟁에 관한 기사에서 최근 산업의 성장 흐름과 미국의 수출 규제 등 대외 환경 문제를 중심으로 다각도로 조명한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관세 정책과 안보 변수에 대해 단순 설명에 그치기보다 정책 변수들이 공급망 재편과 고객사의 투자 의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분석됐다면 구조적인 시각을 제시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조윤희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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