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민영화, 국가 권력 깊숙이 개입한 조직범죄"
언론노조 YTN지부, 18일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직권남용' 고발
"처음부터 유진이엔티에게 YTN 공기업 지분 매각되도록 짜여진 판"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18일 오후 서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YTN 불법 매각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YTN지부는 이미 지난해 4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이동관 전 위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현재까지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10일 국회에서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매각 당시 방통위 공문이 처음 공개되며 이동관 전 위원장 추가 고발이 이뤄졌다. 방통위는 해당 공문에서 “귀 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YTN 주식 매각과 관련해 방송의 공공성·공익성을 보장하고 방송법 위반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양 사의 지분을 통합하여 전량 매각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오니,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한전KDN과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들은 애초 YTN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전방위로 압박해 사실상 지분을 강제로 내놓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2023년 9월 방통위는 산업부와 농림부에 공문을 보내 공기업들이 소유한 YTN 지분을 통합해 전량매각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YTN 대주주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를 관리 감독하는 주무 부처에 방통위가 구체적인 지분처리 방식까지 결정해 통보한 것”이라고 지적한 뒤 “방통위는 방송사 최대주주 변경이나 재승인 시 자격을 심사할 뿐 개별 방송사의 구체적인 지분 거래에 대해 관여할 권한도, 근거도 없다”고 비판했다.
YTN지부는 “당시 공기업들은 경쟁 입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YTN 지분을 29.99%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방통위 공문 이후 30.95% 전량 매각하는 방향으로 정해졌다. 그 결과 최종 입찰에는 고작 3개 업체만 참여하는 초라한 경쟁 구조가 만들어졌다”면서 “방통위 공문은 단순한 의견 제시가 아닌 특정 세력에 유리하도록 설계한 사실상의 지침이었던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고발건을 대리하는 전수림 변호사(법무법인 LKB평산)는 “이동관 위원장은 취임 7일 만에 농림부 장관과 산업부 장관에게 공문을 발송해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 30.95%의 통합 전량 매각을 지시했다. 이는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지시한 것”이라며 “공문 발송 당일 전량 매각 공시가 이뤄졌고, 불과 보름 뒤 통합 전량 매각 공고가 시작되어 유진이엔티가 최종낙찰자로 선정됐다”며 “방송법상 대기업과 언론사가 YTN 지분을 30%를 초과해 보유하는 것이 금지된 점을 고려할 때, 처음부터 유진이엔티에게 매각되도록 짜여진 판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은 공문 발송의 경위, 매각 결과와의 연관성, 관련 부처와 공기업에 대한 압박 전모를 성역 없이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정부 공식 문서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의 불법 행위가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더는 수사를 미룰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호찬 언론노조위원장은 “YTN 사영화의 의미는 공기업의 경영효율화가 아니라 정권의 눈 밖에 난 보도전문채널을 망가뜨리기 위한 정권 차원의 방송장악 외주화였다”면서 “내란 정권 방송장악 설계자인 이동관 개인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유진 체제 YTN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 불법 매각 진상을 철저히 밝혀 유진을 (대주주 지위에서) 퇴출시키고 YTN을 안정적인 공적 지배구조로 다시 만들어내는 것이 언론노조의 투쟁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용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지난 정권에서 갑자기 YTN 지분 매각을 추진했고 방통위가 2인 졸속으로 유진의 지분 인수를 승인했다. 다행스럽게도 서울행정법원이 5인 중 2인의 출석만으로 의결한 것은 위법하다며 승인을 취소했다”고 전한 뒤 “이제 YTN은 국민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용문 소장은 “이동관은 민영화 추진 초기부터 특정 기업을 염두해 매각을 추진했다. 명백한 권한 남용”이라면서 “YTN 민영화 과정은 국가 권력이 깊숙이 개입한 조직범죄”라고 비판했다.

전준형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MB정권 시절이던 2008년 3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돌발영상이 삭제됐다. YTN에서 낙하산 사장을 막기 위해 싸우다 무더기 해직 사태가 발생하자 이동관은 YTN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방통위원장으로 돌아오며 YTN이 배우자의 인사 청탁 의혹을 보도하자 (이동관은) 기자들을 형사 고소하고 수억 원대 손배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당사자였던 이동관은 YTN 최대주주 변경 심사에도 직접 참여했다”며 YTN과의 악연을 언급했다.
전준형 지부장은 “김건희 허위 경력을 보도한 YTN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방송장악 음모가 정권 차원에서 자행됐다. 이제 정치권력의 언론 길들이기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이를 위해 이동관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지부장은 “내란 정권이 무너졌지만 YTN은 지금도 내란의 세월을 살고 있다. 이달 말에는 YTN 주주총회가 열린다. 이른바 진보 진영 가면을 쓴 인사들이 유진의 방패막이가 되기 위해 이사회에 대거 입성할 예정이다. 너무 치욕스럽다”고 개탄한 뒤 “더는 시간이 없다. 신속한 수사로 불법매각 가담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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