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와 워홀은 자연스러운 만남”…컬렉터 폴 마레샬이 말하는 ‘워홀의 진면목’

[충청투데이 정현태 기자] 30년 넘게 앤디 워홀을 수집해 온 한 컬렉터의 시간이 대전에서 처음 펼쳐졌다. 충청투데이는 이번 전시 출품작 약 300점을 모은 미술사가이자 큐레이터, 컬렉터 폴 마레샬을 직접 만나 앤디 워홀 컬렉션의 시작과 대표 소장품, 상업 작업을 전시 전면에 내세운 이유, 세계 첫 공개 무대로 대전을 택한 배경을 들었다. 단순한 전시 해설을 넘어, 워홀이 왜 지금도 동시대적 작가로 읽히는지, 그의 작업이 오늘의 대중문화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도 함께 물었다. 이번 인터뷰는 대전에서 막을 올린 이번 전시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 앤디 워홀의 작품을 30년 넘게 수집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수많은 예술가 중 왜 하필 앤디 워홀이었나.
"앤디 워홀 같은 경우 20세기에 가장 다양한 매체로 작업을 했던 작가라고 생각한다. 텍스타일이라든지 폴라로이드를 사용해서 작업을 하기도 했고, 영상이나 영화, 조소, 회화, 스크린 프린트, 드로잉, 심지어 복사기를 통해서 자화상을 그리기도 했다. 대상을 보더라도 스푸 캔에서 시작해서 영화배우, 정치인, 심지어 독일의 녹색당을 위해 정치적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건축물이나 다리를 이미지화하는 등 정말 다양한 대상을 가지고 작업을 했다."
- 수집해 온 모든 작품이 소중하겠지만, 그중에서도 핵심인 수집품을 꼽는다면. 그 작품을 손에 넣는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 앤디 워홀의 작품을 수집하면서 발견한 우리가 몰랐던 앤디 워홀의 의외의 모습이 있다면 무엇인가.
"앤디 워홀을 가장 앤디 워홀답게 만들어줬던 특징은 그가 많은 사람들과 협업을 했다는 것이다. 그의 작업실이었던 팩토리에는 거의 1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있었고, 그건 상당히 규모가 큰 인원이다. 그는 르네상스 시대 작업방식을 이용했다. 그가 스승이 되고 10~20명의 도제를 두고 초상화를 의뢰받으면 그가 손과 얼굴 같은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그리고 뛰어난 도제들이 의상 같은 걸 그리는 방식이었다. 렘브란트 등도 이 방식을 이용했는데, 이 도제 시스템은 르네상스 시대 이후 사라졌다가 앤디 워홀이 다시 현대미술에 적용했다. 그가 굉장히 다작을 하게 됐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앤디 워홀의 새로웠던 측면은 그가 사자 인형, 새 인형, 개 인형 등 솜 인형을 굉장히 많이 소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시대에 생각하면 그렇게 인형을 많이 소유한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 굉장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앤디 워홀의 상업 작업을 전시의 핵심으로 내세운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전통적으로 그의 작품이 상업적 예술로 치부가 돼 왔는데, 사실 저는 상업 예술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술은 좋은 예술과 그렇지 않은 예술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와인 병에 붙은 라벨이라고 해서, 단지 상업용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예술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할 수 없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런 전통적인 미술, 그리고 상업적인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싶었다."
- 이번 대전시립미술관 전시는 2027년 미국 순회전을 앞두고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구성이라고 들었다. 전 세계 수많은 도시 중 대전에서 이 컬렉션을 처음 선보이기로 결정한 이유나 기대하는 바가 있나.
"한국에서 지금 대중문화가 굉장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인들이 K-팝과 K-드라마를 소비하고 있고, 한국이 문화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앤디 워홀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팝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는 그런 앤디 워홀과 한국이라는 나라의 자연스러운 만남이었다고 생각하고, 또 한국 관람객분들께서 굉장히 큰 관심을 가져주시리라 생각한다."
- 30년간 모아 온 소장품이 세계 최초로 펼쳐진 대전시립미술관 공간에 대한 평가를 해준다면.

- 2026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번 앤디 워홀 전시 작품 앞에 서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또 폴 마레샬이 이번 컬렉션을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
"관람객분들이 이번 전시를 꼭 봐야 하는 이유는 앤디 워홀 작품이 지금 이 시대에도 관련이 굉장히 깊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좇고 있는 트렌드를 그가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세를 좇는 트렌드라든지 브랜드 그리고 셀럽들, 돈에 대한 관심 등 그가 예전에 이미 선구자적으로 시작했던 작품들이다. 그리고 70년대 초에 그가 제작했던 영화 3부작이 있는데, 그걸 보시면 마치 지금 시대의 리얼리티 쇼 같은 인상이 든다. 이런 면에서 굉장히 선구자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지금 우리가 그러는 것처럼 기술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항상 최신 영상 장비만을 이용했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불쾌하게 할 정도로 비디오카메라를 아무 데나 들고 가 사람들을 다 촬영했다고 한다. 심지어 그 장비를 '아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렇게 신기술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도 현대사회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정현태 기자 tt664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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