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낮춰야하나 "13세 정서는 아직 미성숙" vs "범죄 경각심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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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 하향을 제안하며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강소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나오는 건 현행 제도만으로는 범죄 방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사회적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런 문제의식을 곧바로 형사책임 연령 하향으로 연결하기보다는 먼저 보호관찰·치료 프로그램, 지역사회 기반 교정 시스템을 정비해 조기 개입과 교정 실효성을 높이는 것부터 선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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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적 차원에서라도 연령 낮춰야"
"과거보다 성숙해졌다 보기 어려워"
"처벌보단 교화·보호에 초점 맞춰야"

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 하향을 제안하며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행법상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은 10세 이상 14세 미만이지만, 형법이 제정되던 1953년보다 소년 범죄 정도가 심각해진 만큼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해야 된다는 취지다. 다만 전문가들 의견은 '국민 법 감정에 부응해야 한다'는 입장과 '연령 하향의 실효성이 적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특히 형사책임 연령을 낮추게 되더라도 처벌보다는 교화와 보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2410310002416)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0421510003381)
"면죄부보다 책임 가르쳐야"
성평등가족부는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 주요 쟁점'을 주제로 한 제1차 포럼을 개최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소년 범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기반으로 처벌 강화가 소년 범죄를 줄일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예방책은 무엇인지 등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촉법소년 범죄는 유의미하게 늘고 있다. 법원행정처 자료에 따르면 촉법소년의 수는 지난 10년간 대체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강력범죄인 강간·강제추행 건은 △2022년 557건 △2023년 760건 △2024년 883건으로 최근 3년새 크게 늘었다.
이런 촉법소년 범죄의 현실을 잘 아는 수사기관 전문가들은 주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단 문제의식에 동의했다. 문덕주 안산 상록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경사는 "연령을 낮추면 소년들에게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면서도 법을 악용하려는 심리를 원천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의롬 부산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사법 제도는 범죄 예방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규범적 합의와 정의 관념 또한 반영해야 한다"며 "상징적 차원에서라도 촉법소년 연령을 13세로 낮춰 시대적 요구와 국민 법 감정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령 낮춘다고 효과 없다"
하지만 처벌 연령을 낮추는 게 소년 범죄를 줄이는데 실효성이 미미할 거란 지적도 있다. 정경은 청소년복지학회장은 "지난해 법무부 교정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출소자의 재복역률이 20세 미만은 36.1%로 성인(22.6%)에 비해 13.5%포인트 높다"며 "이는 범죄 처벌 강화가 청소년에게는 낙인이 된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과거에 비해 소년이 범죄에 책임을 질 만큼 신체·정신적으로 성숙했으니 연령을 낮출 때가 됐다고도 주장하지만, 이 역시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승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소년의 정보 습득 능력은 과거보다 발달했으나 또래에 의한 영향, 정서 조절 능력은 신체 발달에 비례해 성장하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김혁 국립부경대 법학과 교수 역시 "과거보다 의무교육 기간이 늘어나고 사회 활동 참여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건 사회 적응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기간이 훨씬 길어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처벌보단 보호에 초점을"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방향성이 처벌 범위 확대에 치우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강소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나오는 건 현행 제도만으로는 범죄 방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사회적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런 문제의식을 곧바로 형사책임 연령 하향으로 연결하기보다는 먼저 보호관찰·치료 프로그램, 지역사회 기반 교정 시스템을 정비해 조기 개입과 교정 실효성을 높이는 것부터 선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보다 촉법소년 연령이 낮은 해외의 경우에도 소년 예방 및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영국은 형사처벌 연령 기준이 10세지만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장래 범죄 예방과 소년 복지"라며 "불우한 환경의 소년에게는 엄벌보다 복지 체계 개입을 강조하고, 처벌에 앞서 보호자의 책임을 먼저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처벌 이전에 가정·학교는 보호자 역할을 충실히 했는지, 현재 소년범에 대한 교정교육은 충실하게 했는지를 먼저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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