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하향’ 첫 공개논의…“실효성 없어” vs “경각심 준다” (종합)
“범죄 억제력 낮고, 개선 및 교화도 안돼” 주장에
“법 존재하면 아이들도 비행행동 자제” 반박
양측 모두 높은 실형 입각한 ‘엄벌주의’ 경계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촉법소년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능력이 발달되지 않았을 뿐더러, 소년범에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1% 이하로 낮다는 이유다.
다만 일부 토론자들은 촉법소년 연령을 낮출 경우 부모와 당사자가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범죄 억제력을 가진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12세 또는 13세가 과거에 비해 정신적으로 성숙했다고 볼 수 있는지 명확치 않다”며 “오히려 형법 제정 당시에 비해 의무교육기간이 늘어나고 실질적인 사회활동에 대한 참여 시기가 늦어지고 있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 기간이 훨씬 길어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소자의 지적능력이 상대적으로 향상됐다고 보더라도 의지적 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하기 어렵다”며 “인간의 의지적 능력은 사회활동으로 길러지는데, 연소자는 의무교육의 대상으로서 여러 사회활동에 제약이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범죄 억제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그는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낮추자는 견해는 징역이나 금고형의 실형을 선고하게끔 하자는 것인데, 보호관찰부 집행유예가 기존의 보호처분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하더라도 13세 소년에 대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2023년 검찰의 범죄소년(14세 이상 19세 미만) 사건처리 현황을 보면 전체 범죄소년 중 구공판 인원은 전체의 8.8%”이라며 “범죄소년 상당수가 경찰이나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로 종결됨을 고려하면 실제 실형 선고 비율은 전체 범죄소년의 1%에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소년범죄 흉포화 근거 제한적” vs “현장서 보면 ‘경악’…당사자들도 느껴”
토론에서는 소년범죄 흉포화 근거로 드는 통계가 빈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승현 한국사회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강력범죄 수치는 전체적으로 3.8%~3.9%”라며 “소년범죄 강력범죄자 비율과 비슷한데 이를 두고 흉포화됐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무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범죄 유형 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절도범인데, 무인점포나 편의점이 대부분”이라며 “두번째는 성범죄인데 기존에 범죄화되지 않았던 사안이 강력 처벌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학교폭력 사안 중에서도 신체적 접촉이 있어 사법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위원 연구위원 역시 “전체 사건 중 49.2%가 보호처분이고, 심리불개시 사건은 점점 증가해서 43%에 이른다”며 “즉 처분받지 않아도 될 대상이 소년범으로 많이 넘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장에서 직접 청소년을 대면하는 경찰 당사자들은 당사자들조차도 청소년 범죄가 심각해짐을 체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덕주 안산상록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경사는 “아이들이 보는 인스타그램에 직접 투표를 올렸을 때 촉법소년 연령하한 찬성이 160표, 반대가 38표가 나오더라”며 “당사자들도 이를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문 경사는 “아이들이 호기심에, 장난으로 범죄를 저지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SNS 대화내용을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어른 앞에서는 몰랐다고 말하지만, 본인들끼리는 서로 촉법소년이니 잡히지 않는다, 괜찮다는 대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 13세 범죄 크게 증가…억제력 있어” 의견도
찬성 측에서는 촉법소년 연령을 낮춤으로써 소년범죄를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경사는 “1월에 범죄소년 4명이 절도를 하며 전국을 헤집었는데, 연락을 하니 ‘어차피 소년원 다녀왔으니 다시 가겠다’고 하더라”며 “하지만 ‘이렇게 범죄를 이어가면 결국에는 잡혀서 구치소에 갈 것’이라고 말하니 결국 설득되더라”고 했다.
그는 “재범한 소년범은 보호처분을 낮잡아보고 있다”며 “소년원은 최대 2년까지 있을 수 있는데, 시설의 한계가 있다 보니 대부분 1년 2~3개월 정도 되면 임시퇴원하게 된다. 반면 구속이 된다는 말은 아이들에게 다르게 와닿는 만큼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책임 기준이 존재할 경우 청소년에게도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성과 규범적 기대가 보다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다”며 “형사책임 연령 조정이 잠재적 범죄억지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문도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현실에 맞춘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의롬 부산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형사미성년자의 기준을 만 14세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각국에 권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를 절대적인 성역이나 획일적인 족쇄로 삼을 수는 없다. 형사사법체계는 각 국가의 고유한 사회문화적 환경과 범죄 양상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라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영국, 호주, 프랑스, 미국 등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낮은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
무작정 실형 주자는 엄벌주의는 경계
다만 토론자들은 만 13세의 형사미성년자에게 무작정 실형을 주자는 ‘엄벌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는 데는 전부 동의했다. 청소년기의 비행이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들의 행동을 교정 및 교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촉법소년 연령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되, 무분별한 형사처벌 확대가 아닌 회복적 사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보호처분 프로그램의 개발, 전문 교정 및 치료 시설의 확충, 소년 보호관찰 인력의 증원 등 실질적인 인프라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흉악범죄에 대해서는 선택적으로 연령을 낮춰 처벌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정 교수는 “죄질이 나쁜 아이들의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검토해볼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며 “무조건 처벌을 해서도 안 되고, 앞으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방보경 (hel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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