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암호화폐 가격을 일제히 끌어올린 이유 [엠블록레터]
지난 16일 미국 산호세에서는 전체 IT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행사가 개최됐습니다. 바로 인공지능의 선도 기업인 엔비디아가 매년 개최하는 GTC 2026이 열린 것입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행사에서 다수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이면서 인공지능 분야의 위세를 과시했는데요. 그런데 행사가 시작되자 갑자기 몇몇 암호화폐의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엔비디아가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하기라도 한 걸까요?
두 사건간의 연결고리는 바로 인공지능 에이전트입니다. 젠슨 CEO가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강조하자 에이전트의 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가 주목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연결고리는 얼마나 강력할까요?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블록체인이 아닌 AI에 초점을 맞췄지만 암호화폐, 그리고 IT 업계에서는 행간의 맥락에 주목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려면 결제는 필수입니다. 이는 단순히 AI 에이전트가 온라인 쇼핑을 대신한다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에이전트가 사람의 개입 없이 활동하려면 구동에 필요한 연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마치 자동차가 휘발유를 연료로 달리는 것처럼요. 수많은 연산을 해야 하는 AI 에이전트에게 연료는 컴퓨팅 비용을 세는 단위인 토큰이 되구요. 이 토큰을 확보하기 위해 결제가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에이전트의 이같은 특성에 암호화폐 업계는 주목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범용화되면 소액의, 하지만 막대한 양의 자동 결제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죠. 이른바 ‘티끌 모아 태산’이 에이전트 결제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젠슨 황의 에이전트 발표에 이어 암호화폐와의 연계를 가장 먼저 보도한 코인데스크에서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AI 에이전트가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결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AI 에이전트가 실제로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과 연계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앞서 오른 암호화폐들도 이와 모두 연관이 되는 걸까요? 아쉽지만 아직 속단은 이릅니다. AI 에이전트와 블록체인 기반 결제간의 가장 확실한 연결고리는 코인베이스가 주도하는 x402 프로토콜이 첫손에 꼽힙니다.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하지 않고 신원 인증 또는 계정이 없어도 기계간(M2M) 소액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입니다.
여기에 지난달 바이낸스가 주도하는 BNB 체인에서도 지갑을 소유한 에이전트인 넌펀저블 에이전트(NFA)라는 개념을 공개했구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인 알케미도 이달 초에 AI 에이전트가 지갑을 활용해 x402 프로토콜 하에 USDC로 결제하는 일련의 절차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기업과 프로젝트들이 AI 에이전트와 블록체인 결제의 연결을 잇달아 공개했지만 아직 뚜렷한 주도 프로젝트 내지 코인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역시 규제입니다. AI 에이전트를 금융 시스템의 주요 참여자로 수용하려면 기존 참여자인 개인, 법인들에 준하는 인증 수단이 필요합니다. 인증이 아니더라도 법적, 산업적으로 이와 동일한 역할을 하는 다른 무언가가 규정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밝힐 수 있습니다.
기술적 발전도 더 필요합니다. 특히 보안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증용 키, 개인 정보 유출 등을 막을 수 있는 기술 또는 인프라가 있어야만 악의적인 공격과 외부 침입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사건 사고가 많은 암호화폐 산업인데 인공지능이 이를 더 부추긴다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입니다.
따라서 AI 에이전트와 연결된 암호화폐 투자는 아직은 다소 시기상조인 측면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암호화폐보다 오히려 기반 인프라를 개발, 연구하는 코인베이스와 같은 회사나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적합하겠죠. 스테이블코인도 마찬가지겠구요. 언젠가는 범용화되겠지만 AI 에이전트도 아직 실험중임을 감안할 때 현실의 투자보다는 미래에 대한 대응이 우선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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