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내일 호르무즈 파병 결단?…일본 움직이면 한국도 '영향권'
다카이치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다고 하겠다"
'미군 주둔'·'에너지 안보' 카드…한국 정부도 촉각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로 중동 정세가 전례 없는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현지시간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무엇보다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을 요청 받은 대상국 정상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가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하면서,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이목이 이 회담에 쏠리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늘(18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회담에서 특히 안전보장과 경제, 이란 정세를 포함한 논의를 심화하겠다"며 "국익을 최대화하고 국민 생명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두면서 미일 관계 강화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고 이후 미군 주둔을 명분으로 파병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일본과 한국에 각각 4만 5,000명의 병력을 두고 이들 국가를 방어하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감사할 뿐 아니라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실제 주둔 규모는 주일미군 5만 명, 주한미군은 2만 8,500명 수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에너지 안보 역시 미국의 압박 카드입니다. 미국은 특히 일본이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들어 호위 작전 동참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95%, 중국은 90%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여오고, 한국은 35%를 들여온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들 국가가 나서 해협 문제를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실제 수치와 다소 차이가 있는데,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입에 대한 의존도는 한국 62%, 일본 69%, 중국 49% 수준입니다.
어쨌든 미국 정부가 동맹국을 향해 이례적, 노골적으로 파병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무력행사를 포기한 평화헌법에 따라 전투가 진행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를 보내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도 "중대한 관심을 두고 집중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자위대) 파견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할 수 없는 것은 확실히 할 수 없다고 전하려 한다"고 신중하게 말했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역시 자위대 안전 확보가 파견의 전제 조건이라며 "가볍게 보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국민 여론도 부정적인 쪽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4~15일 1,16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위험도가 낮은 '조사·연구' 목적의 파견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외교적 신뢰 유지 역시 만만치 않게 중요한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항해를 위한 '호위 연합'에 협력해 달라고 일본에 요청하자,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스승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조사·연구 명분을 들어 호위함을 보낸 바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조사·연구 명목 자위대 파견에 대해 "정전이 확실히 이뤄지는 것이 조건"이라며 당장은 호위함을 보내기 어렵다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역시 미일 정상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일본의 결정은 곧바로 한국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 정부는 긍정, 부정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채 "미국의 공식 요청이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어제(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SNS 메시지를 공식 요청이라고 판단하고 있지 않다. 아직까지 미 측으로부터 어떠한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 역시 "요청이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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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디지털뉴스 기자 han.eunjeo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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