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 본고장서 ‘된장 블루스’ 인정받은 김주엽밴드

이정국 기자 2026. 3. 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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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필요가 뭐가 있냐고요. 즐겁게 들으면 되죠."

지난 1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블루스 경연대회 '인터내셔널 블루스 챌린지'(IBC)에서 준결승에 오른 김주엽밴드 리더 김주엽은 성과보다 '음악의 즐거움'을 먼저 말했다.

그는 "예전에 좋아하고 했던 것들이 안 없어진다. 다 섞여서 지금의 제 음악이 됐다"며 "저는 늘 케이(K)블루스, 된장 블루스, 조선 블루스라고 말한다. 우리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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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멤피스 ‘인터내셔널 블루스 챌린지’ 준결승 진출 성과
김주엽밴드 멤버들. 왼쪽부터 김주엽(기타), 장대성(키보드), 유효림(보컬), 우성원(베이스), 이재성(드럼). 김주엽 제공

“우울할 필요가 뭐가 있냐고요. 즐겁게 들으면 되죠.”

지난 1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블루스 경연대회 ‘인터내셔널 블루스 챌린지’(IBC)에서 준결승에 오른 김주엽밴드 리더 김주엽은 성과보다 ‘음악의 즐거움’을 먼저 말했다. 블루스라면 흔히 어둡고 무거운 음악을 떠올리지만, 그가 붙드는 건 몸이 먼저 움직이는 블루스, 신나고 대중적인 블루스다.

이번 대회 본선에는 각 나라 예선을 뚫고 진출한 160개 안팎 팀이 참가했다. 멤피스 클럽가에서 펼친 두차례 공연 점수를 합산해 준결승 진출 25팀을 가렸는데, 김주엽밴드는 아시아 참가 팀 가운데 유일하게 준결승에 올랐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주엽은 “처음에는 그냥 이틀 경연하고 관광이나 하고 오자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첫날 무대를 해보니 ‘이거 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첫 무대의 분위기는 만만치 않았다. 그는 “처음 30초, 1분 정도는 관객 반응이 조용했다”며 “한국에서 온 동양인 밴드가 블루스를 한다고 하니 ‘너네가 뭘 알겠냐’는 시선이 분명 있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그 벽은 오래가지 않았다. “조금 지나니까 관객이 ‘얘네도 하는구나’ 하면서 춤추고 반응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자신감이 확 생겼죠.” 비록 5팀이 오르는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본고장 음악가들과 맞붙으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이 그 자신감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블루스를 보는 시야도 더 넓어졌다. “한국에선 블루스를 좀 좁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에 가보니 펑크, 재즈, 컨트리, 알앤비까지 굉장히 넓게 받아들이더군요. 춤추게 만드는 요소도 많았죠.”

지난 1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블루스 챌린지(IBC)에 참가한 김주엽밴드. 김주엽 제공

김주엽은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짬뽕”이라고 표현했다. 고등학교 때는 헤비메탈 밴드 메탈리카에 빠졌고, 대학에서는 재즈와 퓨전을 익혔다. 이후 한국 블루스 거장 김목경의 밴드에 세션 기타리스트로 합류하며 블루스에 정착했다. 그는 “예전에 좋아하고 했던 것들이 안 없어진다. 다 섞여서 지금의 제 음악이 됐다”며 “저는 늘 케이(K)블루스, 된장 블루스, 조선 블루스라고 말한다. 우리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에서 블루스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블루스는 곡 구조가 비슷해서 뭘 해도 익숙하게 들릴 때가 있어요. 새롭게 만드는 게 어렵죠.” 생계 문제도 있다. “블루스 음악가들에 대한 대우가 좋은 편이 아니에요. 블루스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안 되니까 세션도 하고 레슨도 했죠.” 그는 그룹 에스지(SG)워너비의 음악 트레이너를 하고, 비엠케이(BMK) 앨범 작업에도 참여하는 등 한때 가요계에도 몸담았다. “지금은 제 음악을 하는 게 제일 행복해요. 그래서 우리 밴드를 더 알리고 싶고요.”

김주엽밴드 리더 김주엽. 김주엽 제공

그 방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지난해 발표한 앨범 ‘해피 블루스’다. “블루스가 우울하다는 뜻이니까 앞에 ‘해피’를 붙였어요. 가사도 재미있고 편하게 들을 수 있게, 대중적으로 다가가고 싶었죠. 앞으로 나올 앨범도 기본은 대중적으로 가되 깊이 있는 곡 한두개는 넣고 싶어요. 사람들이 듣고 기억할 정도의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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