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품에 안긴 ‘탈중국’ AI 마누스, 미·중 의제되나…“중 당국, 관계자 불러 경고”
기술과 안보 사이 긴장 보여준 마누스의 길
불확실해진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갈등 부각

중국 당국이 ‘제2의 딥시크’로 불리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누스가 메타에 인수된 과정과 관련된 이들을 제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뉴욕타임(NYT)이 보도했다.
NYT는 17일(현지시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지난 주말 메타와 마누스 경영진을 소환해 지난해 12월 발표된 인수·합병 계약에 우려를 표했다고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중국 당국의 조치는 자국 AI 기업가들이 해외로 사업을 이전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향후 마누스 경영진이 출국금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앤디 스톤 메타 대변인은 “이번 거래는 관련 법률을 완전히 준수했고, 마누스의 훌륭한 팀은 이제 메타에 완전히 통합됐다”며 “우리는 이번 조사가 적절하게 해결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누스는 중국 스타트업 버터플라이 이펙트가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범용 AI 에이전트다. 지난해 3월 데모 영상 출시 이후 ‘제2의 딥시크’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다. 마누스가 스스로 압축 파일을 풀고 여행 계획을 짜는 등의 모습을 보고 200만 명 넘는 예약 고객이 몰렸으며 미국 벤처캐피털 벤치마크가 대대적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미국의 첨단 반도체 칩 수출 통제로 개발이 지체됐다.
미국 정치권은 마누스가 중국계 기업이라는 점을 문제 삼은 한편 중국 정부는 국내 버전은 무료로 시장에 풀도록 압박했다.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르면 투자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었다.
마누스 창립자 샤오훙은 중국을 떠나는 것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지난해 7월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기고 알리바바와 함께 추진하던 마누스 중국어판 출시 프로젝트를 백지화했다. 마누스는 이후 MS 등과 손잡으며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12월 메타는 마누스를 20억 달러(약 3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마누스는 중국 개발자들에게 딥시크나 로봇 기업 유니트리와 다른 새로운 성공 모델을 보여줬다고 평가받는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대신 실리콘밸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기업가치를 키워 글로벌 기업에 인수되는 길이다.
‘마누스의 길’은 ‘기술자립’을 추진하는 중국에 안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월 마누스 인수가 수출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겠다며 메타의 인수 작업에 제동을 걸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이 주목된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중국분석센터의 왕성위 연구원은 조사를 두고 중국 정부의 ‘협상 카드를 마련하려는 노력’이자 ‘자국 개발자들에 대한 경고’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타의 마누스 인수를 허용하면 중국의 연구 환경을 이용해 개발하고 시장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가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NYT는 미국 정부도 최근 자국 게임회사 에픽게임스의 텐센트 지분을 문제 삼고 있다며 메타의 마누스 인수 문제가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중 정상회담 일정은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당초 이달 31일부터 4월 2일로 예정했던 방중 일정이 5~6주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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