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간 청년 3명 중 1명은 2년 내 수도권 회귀”…정주 중심 정책 필요
산업연 '청년의 지역 이동과 정착: 지역별 청년친화지수를 중심으로' 보고서
유입 중심 청년정책 한계 지적… 정주 개념 고려한 정책 설계 필요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3명 중 1명은 2년이 안 돼 다시 수도권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지역 이동이 반복될수록 경력 단절과 소득 정체로 이어질 수 있어 일자리뿐 아니라 주거·문화·사회관계까지 포함한 '정주 중심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18일 '청년의 지역 이동과 정착: 지역별 청년친화지수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청년 지역정책이 단순 유입 확대를 넘어 정착 환경 개선 중심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청년 정착을 좌우하는 요소를 일자리(Work), 삶(Life), 문화·여가(Fun), 사회적 관계망(Engagement)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지역 유형별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해 정착한 비중은 42.7%로 가장 높았다. 반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해 정착한 비중은 21.3%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가운데 11.4%는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재이동'을 경험했다. 이들이 비수도권에 머무는 기간은 평균 1.6년으로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세 명 중 한 명이 단기간 내 수도권으로 돌아가면서 수도권 집중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주요 이유는 경제적 기회였다. 실제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5명 중 1명은 이동 후 실질소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고서는 잦은 지역 이동이 오히려 장기적 소득 증가율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복되는 이동으로 인해 직장 경력이 짧아지고 네트워크가 단절되면서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청년친화지수'를 산출해 지역 정착 여건을 분석했다. 청년친화지수는 일자리(Work), 삶(Life), 락(Fun), 연(Engagement) 등 4가지 지표로 구성된다.
분석 결과 청년친화지수 상위 10% 지역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나타났으며 비수도권은 4곳에 불과했다.
특히 일자리 부문(안산·화성·성남 등 수도권 제조업 위성도시), 문화·여가(서울 지역)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보고서는 청년친화지수를 기반으로 지역을 △청년 경유지(Transit Zone) △청년 정착지(Settlement Zone) △청년 유출지(Departure) △청년 정착유보지(Hesitation Zone)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유형별 필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청년 경유지는 직주근접형 주거·교통·생활 SOC를 결합한 '고용-정주 패키지 정책'을, 생활·문화 기반은 갖췄으나 일자리가 부족한 정착유보지에는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 전략을 제안했다.
반면, 경제적·문화적 기반이 모두 취약한 청년 유출지는 지역사회 강한 유대감을 이용해 청년들의 지역사회 참여와 경제적 기회를 결합하는 일자리 창출 전략과 함께 생활 인프라 개선을 통해 단계적 정책을 강화해나가는 방향을 제안했다.
청년 유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 갈등 역시 일자리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온 사람들이 지역민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거나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는 것에 대한 불만, 지역민들의 취업 기회를 빼앗는다는 경쟁의식 등이 확인됐다. 이에 보고서는 청년 유입 정책에 앞서 지역 내 충분한 일자리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수 연구위원은 "지역의 여건과 청년의 복합적 수요를 반영한 통합적 정책 접근이 마련될 때 청년의 이동 경험은 지역 소멸의 원인이 아닌 지역 혁신의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들이 떠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아니라 이동과 경험을 전제로 다시 돌아와 지역에 '정착'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