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불안에 북극항로로···중·러 물류 협력 가속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전쟁으로 해상 원유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 항로 활용을 포함한 물류 협력 강화 논의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모스크바의 한 호텔에서 ‘새로운 지평과 기회’를 주제로 제1회 중·러 물류 비즈니스 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운송, 물류 및 인프라 건설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지정학적 긴장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드미트리 비리체프스키 러시아 외무부 경제협력국 국장은 “독립적인 결제 시스템과 양국 간 물류망, 특히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독립국가연합(CIS) 우호국을 경유하는 운송 체계는 이러한 대응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은 러시아·아르메니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으로 구성된 관세동맹이며, 독립국가연합(CIS)은 구소련 9개국이 참여하는 보다 광범위한 지역 협력체다.
CIS 산하 교통조정회의 집행위원회 의장인 겐나디 베소노프도 “오늘날 우리는 역량을 강화하고 중국의 환적 잠재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새로운 물류 경로를 구축해야 한다”며 “CIS 국가뿐 아니라 아르한겔스크와 무르만스크를 통해 유럽은 물론 북미와 남미 항만까지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이번 포럼에서 새로운 물류 경로로 북극 항로가 주요하게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동 정세 불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항로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이러한 논의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극 항로상의 주요 항구인 아르한겔스크와 무르만스크는 2023년 정기 노선을 운영 중인 중국 신신(新新)해운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앞서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신신해운이 올해 여름 무르만스크항 첫 항해를 계획하고 있으며, 벨라루스 화물을 위한 환적 터미널 건설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북극 항로 개척에 적극 나서온 신신해운은 2024년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 로사톰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는 북극해에서 정기 컨테이너 운송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일환으로 빙해 환경에서도 운항 가능한 아이스클래스 컨테이너선 건조를 목표로 한다. 로사톰은 지난주에 이런 협력을 위해 설계된 북극용 선박의 설계를 승인했다. 해당 선박은 48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적재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1.7m 두께의 얼음을 자력으로 통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아시아와 유럽 간 운송 시간을 최대 40% 단축할 수 있는 북극 항로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으며, 중국 역시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커지는 기존 운송로의 대안으로서 이 항로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일 주식 팔면 돈 바로 다음날 들어온다···이 대통령 “자본시장 개혁, 지금이 기회”
- 김어준 방송 출연 정청래 “검찰총장? 우리는 공소청장으로 부르면 돼”
- BTS 컴백에 서울시 붉은 조명 논란…“앨범 핵심 컬러, 정치와 무관”
- 전쟁 길어지자 이란에 등돌리는 걸프국···“전쟁으로 이란 완전히 무력화 바라”
- 30대 남성·미성년 자녀 4명 빌라서 숨진 채 발견···현장엔 ‘미안하다’ 유서
- 입학 늦추고, 다른 아이 데려가 살아있는 척 연기···6년간 은폐된 세 살배기의 죽음
- 미국과 협상할 인물 모두 죽이는 이스라엘···라리자니 암살에 “전쟁 더 길어질 것”
- 부산 항공사 기장 살인 범인, 수개월 희생자 쫓으며 정보수집··· 경찰 “신상공개 논의 중”
- BTS 해외팬들 몰려오는데···도떼기시장 된 인천공항 입국장
- 국힘 ‘공천 파열음’ 속 이정현에 “호남 출신” 지역 비하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