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 직격탄’ LCC업계 속앓이···티웨이, 비상경영 돌입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2위인 티웨이항공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항공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돌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16일 사내 게시판에 ‘비상경영 체제 시행 안내’를 올리고 “비상경영 체제는 리스크에 대비해 회사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 관리 조치”라며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티웨이항공은 이에 따라 투자 계획과 비용 구조를 점검하고 불필요한 지출과 투자를 조정하거나 집행 보류할 예정이다. 정비와 안전·운항과 관련한 필수 비용은 줄이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선 다른 LCC들도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으로 중국·일본·동남아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단거리 노선 위주인 LCC에는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이를 버티기에는 ‘기초체력’이 약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환율은 언제든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이다. 유류비가 운임 비용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데다, 정비비와 유류비·보험료 등 사실상 모든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로서는 고유가·고환율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기보다 빌려 사용하는 LCC들로서는 유가와 환율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다. 국내 LCC 대부분 항공기 임차 비중이 70% 이상으로, 티웨이항공은 85%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FSC는 유가 상승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연간 예상 소모량 중 일부를 헤지(위험 회피) 계약을 맺지만, 여력이 없는 LCC들은 유가 대응 방안이 전무하다”며 “다음달부터 유류할증료가 급등하면 여행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 더욱 걱정”이라고 말했다.
항공편 운항이나 기존 노선 축소도 예상된다. LCC 가운데 중동 노선을 운항하는 곳은 없었지만, 당장 국내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이 다음달 19일까지 인천~두바이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이 노선은 중동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부터 중단 중으로, 애초 이달 28일까지였던 운항 중단 기간을 22일 더 연장했다.
해외 상황도 비슷하다. 북유럽 최대 항공사인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은 항공유 비용 급등에 대응해 이번주 스칸디나비아 지역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편 수백편을 취소했다. 뉴질랜드 항공사인 에어뉴질랜드도 지난주 운항을 감축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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