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개통 때 안면인증 거부해도 된다… 의무 아닌 자발적 동의로

김태연 2026. 3. 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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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개통할 때 안면인증을 의무화하겠다던 정부가 '자발적 동의'로 방침을 바꾸기로 했다.

안면인증에 동의하지 않는 이용자가 대체 인증 수단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안면인증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간단한 절차인데, 대체 수단의 처리 기간이 이보다 길거나 방식이 복잡하다면 혹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면, 선택권이 형식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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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 침해 우려에 대체 수단 제공 예정
얼굴과 동등 수준의 다른 인증 가능한가
23일 정식 도입 앞두고 방식·연기 검토
2025년 12월 서울 시내 한 휴대폰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휴대폰을 개통할 때 안면인증을 의무화하겠다던 정부가 '자발적 동의'로 방침을 바꾸기로 했다. 안면인증에 동의하지 않는 이용자가 대체 인증 수단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안면인증 정식 도입 예정일인 23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체 인증 수단을 놓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안면인증을 원치 않는 이용자가 대체 인증 수단을 통해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얼굴 영상 수집 의무화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자발적 동의에 기반해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비판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과기정통부는 보고 있다.

최우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2025년 12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휴대폰을 개통할 때 안면인증을 의무화하는 정책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관건은 얼굴 영상과 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의 대체 인증 수단을 운영할 수 있느냐다. 안면인증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간단한 절차인데, 대체 수단의 처리 기간이 이보다 길거나 방식이 복잡하다면 혹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면, 선택권이 형식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대체 수단이 불편이나 부담을 준다면 사실상 안면인증 의무화와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용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대체 수단의 중요한 요건이다. 또한 대체 수단을 이용해도 '명의 도용과 대포폰 개통 방지'라는 안면인증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지 않아야 한다.

업계에선 이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대체 수단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 널리 사용하는 '1원 입금 인증'은 계좌 도용 가능성이 높아 대포폰 방지 효과가 낮고, 지문 인증은 또 다른 생체 개인정보 수집에 해당해 침해 성격이 동일하다. 공동인증서는 오프라인 개통 환경에선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인증 방식을 병행해 선택권을 넓히고, 보안과 편의성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용자들이 쉽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하면서 본래 제도 취지를 충족하려면, 여러 인증 수단을 함께 쓰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다양한 대체 수단을 검토해 이번 주 중 구체적인 안면인증 운영 방식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식 도입 일자를 늦추는 방안 역시 살피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체 수단을 복수로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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