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 발전" 강조했지만…유엔 “군사 집중에 인권 악화” [북*마크]

장민주 2026. 3. 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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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최고대표 볼커 튀르크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1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주민의 표현의 자유·정보접근권·이동의 자유·식량과 의료 접근권 등 기본권이 "심각하게 축소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강제 송환된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인권침해와 장기 구금에 처해진다며 모든 국가에 '강제송환 금지 원칙(농르풀망)'에 따라 강제송환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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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동·식량·의료…北 기본권 “심각하게 축소”
“군사 의존 안보는 취약”…자원 군사 집중이 인권 침해로
ICC 회부 진전 없고 수사도 ‘0’…“책임 규명 없는 반복 구조”

북한이 지난달 열린 9차 노동당대회에서 “인민 생활의 근본적 개선’을 짐짓 강조하며 경제 발전을 내세웠지만 정책의 실제 초점은 역시 군사력 강화에 있었다고 유엔이 분석했다. 그 결과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더 심화된 억압과 고립상태”에 놓였다는 평가도 내놨다. 

위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구글 제미나이(gemini) 생성
◆표현·식량·의료까지…기본권 전반 위축

유엔 인권최고대표 볼커 튀르크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1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주민의 표현의 자유·정보접근권·이동의 자유·식량과 의료 접근권 등 기본권이 “심각하게 축소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외부 정보 유입을 막기 위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을 시행 중이다. 이 같은 통제 강화 속에서 기본권 전반이 제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식량과 의료 접근권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생존권과 사회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9차 당대회에서 드러난 북한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경제 발전을 우선 과제로 내세웠지만, 동시에 군사역량에 대한 초점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 볼커 튀르크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1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 침해가 심화했다고 발언하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 유튜브 캡처
◆“군사 중심 정책, 인권 침해로 이어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는 유엔의 이런 평가와는 사뭇 다르다. 그는 이번 당대회에서 “인민들의 생활 조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당과 국가의 최우선 과업”이라고 언급했다. 지난달에는 평양 화성지구 4단계 준공, 5단계 착공 등 인민생활 정책 현장을 방문하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군 중심 정책에 방점을 두다 보니 주민의 인권 침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유엔은 군사 역량에만 의존한 안보는 취약하고 갈등을 고조시킬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군비 강화가 정책의 중심 축으로 자리 잡으면 국가 자원 배분이 경제·사회 정책보다 군사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민생 경제 정책에 투입돼야 할 자원이 군사 분야에 우선적으로 쓰이면서, 주민 생존과 직결된 식량·의료·복지 분야 자원이 축소될 수 있다. 이런 구조는 ‘억압’과 ‘강제노동’ 등 직접적인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성과로 내세우는 화성지구 건설 과정에서 강제노동과 자원 집중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8일 화성지구 5단계 건설 착공식에서 직접 첫 삽을 뜨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10년 넘게 반복된 인권 문제…책임은 ‘제자리’

북한 주민의 인권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이지만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게 유엔의 판단이다. 북한의 중대한 인권침해가 반인도범죄에 해당할 수 있지만 책임 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북한 상황을 처음으로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 발표된 인권 관련 보고서 24건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는 점이 확인됐다. 하지만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에는 진전이 없었고, 지난 1년간 각국에서도 관련 형사 수사가 개시되지 않았다. 튀르크 인권최고대표는 “책임 규명 없이 반복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한국, 일본 등에 발생한 실종 사건의 피해자들이 행방 확인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이 침묵을 이어가는 상황도 문제 삼았다. 또한 강제 송환된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인권침해와 장기 구금에 처해진다며 모든 국가에 ‘강제송환 금지 원칙(농르풀망)’에 따라 강제송환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유엔 서울 인권 사무소는 지난 1년간 탈북민 120명을 만나고, 300명 이상의 증언을 분석하는 등 피해자 중심의 증거를 수집했다. 튀르크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1월 일본 도쿄지방법원이 북한 정부의 인권 침해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언급하면서 제한적이지만 책임 규명이 진전된 사례라고 평가했다.

장민주 기자 chapt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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