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위해 마시는 티백차, 뇌에 안 좋을 수 있다”… 왜?

최승욱 2026. 3. 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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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백·플라스틱 가열 습관 노출 경로 지목...끓인 물·녹차 생활 대응 단서
티백 차를 우리는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될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된 바 있다. 이 제품은 이 기사와 관련성이 없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늘 아침 티백 차 한 잔을 마셨다면 미세플라스틱도 함께 삼켰을 수 있다. 일부 티백은 나일론이나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와 같은 합성섬유로 만들어진다. 뜨거운 물에 담그는 과정에서 지름 5㎜ 이하의 매우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가 떨어질 수 있다. 플라스틱 도마, 페트병 생수, 전자레인지에 넣은 플라스틱 용기 역시 생활 속 노출 경로로 지목된다.

미세플라스틱은 공기와 물, 음식 등 다양한 경로로 몸 안에 들어올 수 있다. 호주 뉴캐슬대 연구팀은 세계자연기금 의뢰로 59개 연구를 분석, 사람이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무게에 해당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다는 추정치를 제시한 바 있다.

인체 조직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나왔다. 미국 뉴멕시코대 연구팀은 사망자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확인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2024년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조직에 축적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 이후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신경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어지고 있다. 호주 시드니공과대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신경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섯 가지 생물학적 과정을 정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분자세포생화학(Molecular and Cellular Biochemistry)》 2026년호에 게재됐다.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남기는 다섯 가지 변화

시드니공과대 연구팀이 제시한, 미세플라스틱이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섯 가지 과정을 살펴본다.

첫 번째는 신경 염증이다. 뇌가 미세플라스틱을 침입 물질로 인식하면 염증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신경세포 기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산화 스트레스다.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늘어난 상태를 의미한다. 활성산소가 많아지면 세포 손상이 커질 수 있다.

세 번째는 혈뇌장벽 약화다. 혈뇌장벽은 혈액 속 유해 물질이 뇌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보호 장벽이다. 장벽이 약해지면 염증 물질이나 독성 물질이 뇌 조직으로 더 쉽게 들어올 수 있다.

네 번째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이다. 기능이 떨어지면 신경세포 활동이 약해질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신경세포 손상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세포막에 영향을 주어 세포 기능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변화는 서로 따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과정들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뇌 신경세포가 점차 기능을 잃는 질환)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일부 공통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도마 위에서 음식 재료를 자르는 과정에서 표면이 마모되면 미세한 조각이 떨어질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활 속 노출 줄이기

미세플라스틱을 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생활 환경 곳곳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생활 습관을 통해 몸으로 들어오는 양을 줄이는 일은 가능하다.

수돗물을 끓여 마시는 방법이 하나의 대응으로 제시된다. 2024년 국제 학술지 《환경과학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 연구에 따르면 수돗물을 끓일 경우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서로 뭉쳐 가라앉으면서 일부 제거될 수 있다. 연구진은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이 많은 '경수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럽이나 미국 중서부처럼 수돗물 경도가 높은 곳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비교적 미네랄 함량이 낮은 '연수 지역'에 가깝다. 효과가 나타나는 정도는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뜨거운 음식에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습관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자레인지에서 플라스틱 용기를 가열하면 미세플라스틱이 음식으로 이동할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식단과 관련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녹차에 풍부한 항산화 폴리페놀 EGCG(Epigallocatechin gallate)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신경 염증 반응을 줄일 수 있다는 동물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을 완전히 차단할 방법은 없다. 생활 속 선택이 몸으로 들어오는 분량을 바꾼다.

[미세플라스틱 궁금증 풀이]

Q1. 미세플라스틱이 치매를 직접 일으킨다는 의미인가요?

A1.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신경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 과정을 정리한 것입니다. 치매를 직접 유발한다는 인과관계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신경세포 손상과 관련된 일부 변화가 치매에서 나타나는 과정과 겹칠 수 있다는 점이 제시됐습니다.

Q2.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생수보다 수돗물이 더 안전합니까?

A2.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일부 연구에서는 수돗물을 끓일 경우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서로 뭉쳐 가라앉으면서 일정 부분 제거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끓인 뒤 윗물만 사용하는 방법이 하나의 대응 방식으로 제시됩니다.

Q3. 생활 속에서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합니까?

A3. 뜨거운 음식에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전자레인지에서 플라스틱 용기를 가열하면 미세플라스틱이 음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티백이나 플라스틱 도마 사용도 노출 경로 가운데 하나로 지목됩니다.

Q4. 몸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할 방법이 있습니까?

A4. 현재까지 확인된 방법은 없습니다. 연구자들은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생활 습관을 통해 노출 수준을 낮추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라고 설명합니다.

최승욱 기자 (swchoi6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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