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봇 군단까지 등장"…의회로 달려간 美 업계, '안보 대응' 촉구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 3. 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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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테크]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공개된 로봇개 군단/사진=CCTV 갈무리

#지난해 9월 3일 천안문 광장 앞 대로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스텔스 드론, 무인 잠수정 등 최첨단 무기와 함께 4족보행 로봇 개 군단이 공개됐다. 중국은 열병식에 공개된 모든 신형 무기는 이미 실전 배치됐으며 중국 자체 기술로 개발됐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에서 지난 달 16일 방송한 춘제(음력 설) 특집 갈라쇼 '춘완(春晩)'.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유니트리(宇樹科技, 위슈커지)의 로봇들이 무대위에서 도움닫기 후 측면 공중돌기 등 고난도 동작을 소화한 뒤 쓰러질듯 말듯 유연한 동작을 이어가는 취권까지 보여줬다.

거침없이 진화하는 중국 로봇 기술의 현주소를 보여준 두 가지 결정적 장면이다. 이를 주시한 미국 로봇·AI(인공지능)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이러다 미국이 뒤처진다"는 결론을 내리고 의회에 '중국 로봇 산업에 대한 통제'를 촉구했다. AI와 반도체 영역에서 전개되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전선이 로봇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로봇 개 군단까지 등장…"이제 국가안보 위협, 中 로봇산업 통제해야"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 사이버보안 전문매체 뱅크인포시큐리티 등에 따르면 미국 주요 로봇, AI 업계 전문가들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사이버보안·인프라 보호 소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중국 로봇 산업 기술의 발전이 미국에 위협이 되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매튜 말차노 보스턴다이내믹스 소프트웨어 부사장은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산 4족 보행 로봇이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했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근접 격투 훈련을 하는 영상도 확인됐다"며 "AI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미국은 로봇 경쟁에서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CES 2026'에 참가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수가 미국의 5배에 달했다"고도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AI 기업 스케일AI의 정책 책임자 맥스 펜켈은 "유니트리가 올해 춘완에서 선보인 무술 동작은 지난해 같은 무대에서 보여준 군무와 비교하면 대단한 진전"이라며 "이것이 경쟁 국면에 펼쳐지는 속도전이며 여기서 승리하려면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6일 CCTV에서 방송된 춘완의 무봇 공연에서 유니트리 로봇들이 인간들과 함께 집단 무술을 하고 있다/사진=CCTV 갈무리

마이클 로빈스 미국 무인 시스템 산업협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인위적으로 낮춘 가격의 로봇을 전 세계 시장에 의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며 "이런 중국의 국가 차원 전략은 미국 로봇 산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기술 의존성을 고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로봇 기업에 대한 국가안보 위협 조사 △AI 추론용 칩까지 포함한 수출 통제 확대 △중국 AI·로봇 기술에 대한 연방정부 조달 금지 등 대응책을 하원에 제시했다. 특히 안보 위협과 관련해선 의회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 하원 중국특위는 국방부와 상무부 등에 보낸 서한을 통해 중국 로봇 기업의 인민해방군 지원 가능성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중국의 로봇 기술력을 국가 안보 위협 차원의 시각에서 평가하기 시작한 셈이다.
중간선거 발목잡힌 美…"발빠른 대응 어려울 수도"
미국 업계의 이 같은 경고는 중국이 로봇산업과 AI를 새로운 5개년 개발계획의 핵심 국가 경쟁력으로 확정한 시점과 맞물렸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2050년까지 연간 산업규모가 5조달러(약 70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인 글로벌 로봇 산업을 국가적 지원이 가장 강력한 중국이 장악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학계에선 정부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러시 도시 조지타운대 월시외교대학원 교수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중국은 이미 산업용 로봇 분야에 지배적인 위치에 있다"며 "정부가 국가안보법 적용 대상 기업의 로봇·AI 모델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발빠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의 카일 찬 연구원은 "행정부의 정책 여력이 제한적이고 중간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사안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의회에서 논의는 진행되겠지만 단기간에 큰 정책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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