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BTS는 왜 손을 잡았나…‘라이브 강화’ 기조서 성사된 기록적 협업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의 무료 공연. 전원 군 복무를 마친 방탄소년단(BTS)의 오는 21일 컴백쇼는 그 자체로 화제다.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이 또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연이 전 세계 동시 생중계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팬덤을 거느린 보이그룹과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만남은 언뜻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넷플릭스가 단일 가수의 음악 공연을 생중계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다. BTS와 넷플릭스는 ‘왜’ 서로를 택했을까.
BTS는 왜?

BTS 측의 이유는 명확하다. 190개국에 영상을 동시 송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면서 국가별 시장 점유율도 높은 넷플릭스는 영상을 싣기에 가장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유튜브 생중계도 넓은 도달 범위라는 기준을 충족하지만, 넷플릭스는 단순 송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협업 파트너로서 대규모 공연 홍보 비용과 제작비 일부까지 지원한다. 영상을 무단으로 녹화·캡처하기 어려운 것도 넷플릭스가 유튜브보다 우위에 있는 점이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실이 BTS 소속사 하이브로부터 받은 답변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번 공연 무대 연출에 있어 하이브의 기획을 “온전히 수용”했다고 한다. ‘넷플릭스에서 송출되면 공연 관련 지식재산권(IP)이 그에 귀속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하이브 측은 “과거 사례와 달리 이번 콘텐츠 내에 담기는 음원과 퍼포먼스에 대한 핵심 권리는 하이브와 아티스트가 온전히 보유한다”며 “넷플릭스에서 일부 권리에 대한 요청이 있었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답했다. BTS 측이 넷플릭스 측의 요구에 끌려다니기보다, 대등한 파트너로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넷플릭스는 왜?

넷플릭스의 셈법은 지난 몇 년간의 ‘라이브 이벤트(Live Event)’ 강화 기조에서 읽어낼 수 있다.
넷플릭스는 근본부터가 VOD(주문형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를 구독자가 원하는 때 시청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지, 실시간 생중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넷플릭스가 생중계 콘텐츠를 시작한 건 2023년이다. 애플TV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미국 경쟁 OTT들이 이미 스포츠 중계를 통해 라이브 콘텐츠를 시작했던 시기로 뒤늦은 출발이었다.
사실 넷플릭스는 ‘스포츠 중계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오래 고수해왔던 터다. 중계권을 사들이는 데 드는 천문학적 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지금의 판단은 ‘달라졌다’고 볼 수도 있다. 2026년 현재 넷플릭스는 WWE(미국 프로레슬링) 전 세계 중계권, 2027·2031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과 MLB(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국 중계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 중계권 등을 확보했다.
그런데도 넷플릭스 측은 여전히 “스포츠 중계의 큰 손이 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스포츠 중계(Live Sports) 전략’이 아니라 ‘라이브 이벤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스포츠가 아닌 다양한 라이브 콘텐츠도 많다. 계속 배워나가며 시도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라이브 이벤트는 ‘화제의 쇼’가 될 생방송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유튜버 출신 복서 제이크폴과 헤비급 세계 챔피언 앤서니 조슈아의 대결(<제이크폴 v.s. 앤서니 조슈아>)을 중계하는 등, 스포츠라는 장르 안에서도 대중의 이목을 끌 관전 포인트가 있는 매치를 기획해 중계하곤 했다.

특히 ‘비-스포츠 생방송 콘텐츠’ 다각화 시도는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방송된 <스카이스크레이퍼 라이브: 초고층 빌딩을 오르다>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암벽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가 대만 타이베이101 빌딩을 로프 없이 맨몸으로 오르는 것을 생중계한 행사다. 사고가 난다면 ‘죽음을 생중계하는 꼴’이 될 것이라며 비윤리적인 기획이라는 비판도 거셌지만, 그만큼 넷플릭스가 라이브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다는 걸 더 광범위한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전 세계적 팬덤을 지닌 BTS의 컴백 공연은 ‘화제의 쇼’라는 데서 넷플릭스의 최근 라이브 콘텐츠들과 결을 같이한다. 라이브 콘텐츠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접속해야 의미가 있다는 특성상 구독 유인 효과가 크다. BTS의 이번 공연은 긴 공백기 끝에 선보이는 첫 무대라는 점에서 희소성도 높다.

한 번의 라이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재편집한 영상도 추후 업로드된다. 오는 27일에는 BTS의 <아리랑> 앨범 준비 과정을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도 공개된다. 연속적인 콘텐츠는 팬덤이 넷플릭스 구독을 유지해야 할 이유가 된다.
인하우스 프로덕션이 없는 넷플릭스에게 하이브는 ‘첫 음악 공연 생중계’를 함께 시도해 볼 최적의 파트너이기도 했을 것이다. 하이브는 자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콘서트 등을 다년간 온라인 생중계해왔다. 이번 공연은 마돈나, 비욘세, 리한나의 공연 및 에미상, 그래미, 런던올림픽 개막식 등을 연출한 해미시 해밀턴 감독이 공연을 지휘하며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주안점은 이 공연을 ‘끊김 없이’ 원활히 송출하는 것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대규모 스트리밍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시청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자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와 비디오 기술에 지속해서 투자해 왔다”며 “최고의 전문가들이 2023년부터 축적한 라이브 노하우를 총동원해 이번 BTS 컴백 생중계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전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부겸 “과거에는 항의 빗발쳤는데”···‘박정희·박근혜’ 포용 전략에 당 반응이 달라졌네?
- [속보]‘진술회유 박상용 검사 통화 폭로’ 서민석 변호사 서울고검 출석…“녹음 짜깁기 아냐
- 권총 한 정으로 버틴 미 장교…특수부대 투입 이틀 만에 구출
- [속보]경찰, 김관영 전북지사 ‘현금 살포’ 관련 도청 압수수색
- 이란과 협상시한 하루 연기한 트럼프 “불발 시 다 날려버릴것”
- [단독]외국인 관광객 700% 폭증 부산 ‘아미’동···BTS 덕? UN 덕?
- 출근시간부터 전국에 천둥·번개 동반한 비···비 온 뒤 기온 ‘뚝’
- ‘눈에는 눈’ 쿠웨이트·UAE 에너지 시설 피격…이란 교량 파괴·석유화학단지 공격 보복
- [단독]‘이재명 망했다’던 유튜버 성제준, 음주운전 송치···면허정지 처분도
- 장동혁 ‘이진숙 국회의원 보궐 공천’ 시사···주호영은 컷오프 기각 ‘항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