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 실패를 인천공항에 떠넘기지 말라”…인천서 반대여론 확산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6. 3. 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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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반대 이어 주민·시민단체도 가세
유정복 “졸속 개편 반대...역량 총동원”
인천시민단체총연합회와 인천경실련,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 관계자들이 18일 인천시청에서 공항 운영사 통합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통폐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인천공항 관련 노조 중심으로 형성된 ‘반대’ 여론이 인천지역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인천시장 선거 출마자에게도 통폐합에 대한 입장을 요구해, 6·3 지방선거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18일 인천시민단체총연합회와 인천경실련,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인천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3개 공항 운영사 통합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공항운영사 통합 정책은 효율화가 아니라 지방공항 정책 실패의 부담을 인천공항에 떠넘기는 졸속 행정”이라면서 “인천과 영종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한 정책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공항의 만성 적자와 수요 부족은 수요와 타당성을 외면한 채 정치적 논리로 공항 건설을 남발해 온 국가 정책의 실패의 결과”라면서 “국가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인천에 전가하는 명백한 인천홀대이며 인천경제를 위협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천공항 경쟁력 약화는 곧 인천과 영종의 경제위기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인천공항은 단순 공항이 아니라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핵심 거점이며 인천·영종 경제를 움직이는 성장 엔진”이라면서 “공항 운영사 통합으로 인천공항 재정과 투자 역량이 지방공항 적자 보전과 신공항 재원 부담에 묶이면 인천공항 인프라 확장 지연, 공항 서비스 경쟁력 악화, 배후 산업 투자 위축, 항공·물류 일자리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해양산업과 정책 중심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며 항만 도시인 인천의 해양경제 기반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인천공항마저 정치적으로 통합되면 인천의 핵심 산업 축을 연이어 흔드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를 예로 들며 “인천은 오랫동안 국가 발전을 위해 수많은 부담을 감내했지만 늘 국가 정책의 ‘재정 보전 창구’, ‘주머니 속 쌈짓돈’ 처럼 취급되어 왔다”면서 “인천공항마저 재정 창구로 활용한다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6·3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공항 운영사 통합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통합 문제는 단순 공기업 조직 개편이 아니라 인천의 미래산업과 경제를 좌우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인천시장 출마 후보들은 통합에 찬성인지, 반대인자 분명한 입장을 시민 앞에 밝히라”고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캡처
이에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처음으로 “기준 없는 졸속 구조개편”이라면서 통합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유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흑자 경영으로 글로벌 허브공항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온 인천국제공항이 만성 적자인 지방공항 운영권과 무려 10조 원 규모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비용까지 떠안아야 하는 구조, 이것이 과연 합리적인 정책이냐”면서 “인천공항의 자산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수십 년간 인천시민과 대한민국이 함께 일궈온 세계적 허브공항의 경쟁력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 시장은 “(인천공항의)5단계 확장 등 꼭 필요한 인프라 투자 재원이 타 지역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 부처 간 협의나 국회 입법 과정에서 인천시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민단체총연합회 등은 정부에 졸속 통합 추진 중단을 촉구하며 지방공항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인천공항에 떠넘기지 말고 국가 책임으로 근본적인 해결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인천공항 중심의 공항경제권 발전 전략 강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부가 시민과 노동자 우려를 외면한 채 공항운영사 통합을 강행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공항 경쟁력 약화와 인천경제 위기, 국민 불편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6일에는 인천공항 관련 노조로 구성된 인천공항졸속통합저지공동투쟁위원회가 통합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인천공항졸속통합저지공동투쟁위원회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 한마음인천공항노조, 인천국제공항보안노조, 보안검색통합노조, 인천공항에너지노조,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노조, 인천공항엔지니어링노조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인천공항공사 모·자회사, 대한항공 지상 조업 종사자 등이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항 운영사 통합은 지방공항 정책 실패와 신공항 재정 부담을 인천공항에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책임 전가”라면서 강행시 총력 투쟁을 경고했다.

한편, 김포공항 등 국내 14개 지방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현 운영체계의 한계를 언급하며 사실상 공항 운영사 통합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한국공항공사는 김포, 김해, 제주 등 국제공항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전국의 지방공항과 새롭게 건설되는 지방공항들을 운영해 왔고, 인천공항 허브화 전략과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정부정책을 따르며 공항이용료, 공항시설사용료 등을 약 20년 넘게 동결하며 인내해 왔다”면서 “이러한 운영체계도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노조 성명서. [한국공항공사 노동조합]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지역정치권의 주장은 ‘전 국민이 하나의 공항을 이용해서 만들어준 수익을 인천만 더 잘살기 위해 투자하겠다’라는 논리와 같다”면서 “항공교통 편익 소외, 시설투자 예산∙인력 투자 축소 등 지방공항 소멸의 가속화 문제를 더 이상 뒤로 미루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노조는 정부에 전 국민 중심 지방공항 균형발전 국가정책 전환·상생방안 마련,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제항공노선 최적화 등 항공교통 편의성 제고, 중복기능·불필요 경쟁 해소 등 공항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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