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지수 41→22위…한국 2년만에 '정상' 되찾아

임병선 에디터 2026. 3. 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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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7계단 떨어져 51위, 1965년으로 회귀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 지난해 지수 발표

윤석열 내란으로 강등됐다 민주주의 회복 평가

이재명 대통령 X에 글 "나라가 위신 되찾아"

미 추락에 전문가들 "놀라운 속도, 푸틴 앞질러"
지난해 5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빛의혁명시민본부 출범식'에서 본부장단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응원봉과 스마트폰으로 행사장을 밝히고 있다. 2025. 5. 15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 세계 민주주의의 건강 척도를 평가하는 보고서가 공개됐는데 윤석열 정부가 무너뜨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그래도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회복하고 있음을 증명해 눈길을 끈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민주주의 전문 연구기관인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V-Dem)가 179개 국가를 대상으로 분석해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 2026'에 따르면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 종합 순위는 2024년 41위에서 2025년 22위로 19계단이나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2년 만에 다시 최고 단계인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 국가로 올라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오후 엑스(X)에 이 소식을 전한 기사를 첨부하며 "다행히 나라가 위신을 되찾고 있다"고 적었다. 

위키피디아의 관련 정보를 검색하니 2020년 V-Dem 지수는 "1789년부터 2019년까지 202개 국가를 아우르는 470개 이상의 지표, 82개의 중간 수준 지수, 5개의 고수준 지수"를 포함하고 있었다. 지표 수는 483개이며 59개의 다른 지표도 있다. 다섯 핵심 지수는 선거민주주의 지수, 자유민주주의 지수, 참여민주주의 지수, 숙의민주주의 지수, 평등민주주의 지수이다.

한국은 2023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가 있었던 2024년 평가에서는 한 단계 아래인 선거민주주의(ELECTORAL DEMOCRACY) 국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3월 나온 보고서는 2024년 12월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 사진을 크게 실으면서 한국을 독재화가 진행 중인 국가로 소개하기도 했다.

V-Dem 연구소는 전 세계 국가를 ▲자유민주주의 ▲선거민주주의 ▲선거독재체제 ▲폐쇄독재체제의 네 단계로 분류한다. 선거민주주의가 자유로운 선거와 표현·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단계라면, 자유민주주의는 이에 더해 사법·입법부에 의한 행정부 견제, 시민적 자유 보호, 법 앞의 평등까지 실현되는 최고 수준의 민주주의 체제를 의미한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한국을 '독재화'(Autocratization) 국가로 평가하며 32년 만에 처음으로 선거 민주주의로 강등시켰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 계엄령 시도 실패 이후 2025년에 민주주의를 수호했다"라며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독재 국가였으나 두 번째 U 턴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라고 소개했다.

지난 정권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았다가, 이재명 정권이 출범하면서 이를 극복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절 10위권을 유지하다가 윤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28위로 내려앉은 뒤 2023년 47위, 2024년 41위에 그쳤다.

핵심 지수별로 보면 한국은 선거민주주의 지수 25위, 자유민주주의 지수 18위, 평등민주주의 지수 23위를 기록했다. 특히 정치적 결정의 합리성과 공공성을 측정하는 숙의민주주의 지수는 세계 7위라는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여성 의원 비율 등 실제적인 정치 참여도를 측정하는 참여민주주의 지수는 44위로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정확히 1965년 보통선거가 막 시작된 수준으로 돌아갔다. 슬레이트 닷컴 갈무리

그런데 놀랍기도 하고 당연하다 싶기도 한 것이 미국의 추락이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미국은 권력 분립 훼손 등의 사유로 자유민주주의 지수 순위가 전년도 24위에서 51위로 급락하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50년 만에 처음 겪은 수모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들어 미국 민주주의가 1965년 수준으로 퇴보했다"며 "미국 민주주의가 몰락하는 규모와 속도는 현대 역사상 유례가 없고, 일부 국가의 쿠데타와 비견될 만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1965년은 미국에서 보통 선거의 이상이 실현된 해였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민주주의 위기가 미국에까지 이르렀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는 행정부의 권력 남용, 언론과 학계 및 반대 의견에 대한 공격으로 특징지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주의의 주요 구성 요소인 선거 제도는 아직까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선거민주주의 국가로 분류한 이유를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민주주의의 퇴행은 보통 "점진적이고 종종 눈에 띄지 않으며, 수년 또는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다"면서 "독재화 속도 면에서 트럼프 2.0은 트럼프 1.0뿐 아니라 지난 25년간 가장 두드러진 독재자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총리,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을 앞질렀다"고 개탄했다.

다만 V-Dem 보고서는 권위주의적 전환은 스스로 되돌릴 수 있다며 볼리비아, 브라질, 폴란드를 포함한 10개국이 쇠퇴기를 거쳐 민주주의로 돌아서고 있어 미국이 이렇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은 24위를 기록했으며, 덴마크(1위), 스웨덴(2위), 노르웨이(3위) 등 북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최상위권을 독점했다. 스위스,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코스타리카, 프랑스, 벨기에, 호주, 우루과이 등도 상위권이었다.  

반면 중국은 북한, 미얀마,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수단 등과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https://www.v-dem.net/documents/75/V-Dem_Institute_Democracy_Report_2026_lowres.pdf

byeongseon1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