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재고로 버티지만…패션업계, 내년이 진짜 위기
선계약·재고로 버티는 현재…충격은 '시차 반영' 중
마진 축소 vs 가격 인상...2027 시즌이 최대 분수령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수급 비상 대응에 착수한 가운데, 패션업계에는 '지연된 비용 충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출처=오픈AI]](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552778-MxRVZOo/20260318132655781lfhe.png)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우리 정부가 에너지 수급 비상 대응에 착수한 가운데, 국내 패션업계에는 '지연된 비용 충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선계약과 재고 비축으로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고유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부터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석유·물류·환율 '삼중 변수'…구조적 비용 상승 압력
패션 산업은 원가 구조상 에너지 가격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의류 생산의 핵심 소재인 폴리에스터, 나일론 등 합성섬유는 대부분 석유화학 공정에서 생산되며 원유 가격 상승은 곧바로 중간재 가격 변동으로 이어진다. 특히 폴리에스터 원료인 PTA(정제테레프탈산)는 유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유가 상승 시 수주 내로 가격이 연동되는 특성을 가진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이 114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반면, 섬유 수출은 96억8000만 달러로 감소하며 1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출처=픽사베이]](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552778-MxRVZOo/20260318132657123srgz.jpg)
여기에 최근 고환율 기조까지 겹치면서 수입 원자재와 완제품의 매입 단가 역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즉 원재료·물류·환율이 동시에 비용을 밀어 올리는 삼중 변수가 형성된 셈이다.
이 같은 구조적 부담은 산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이 114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반면, 섬유 수출은 96억8000만 달러로 감소하며 1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단가 경쟁력과 물류 효율성에서 차이가 나는 산업 간 격차가 고유가 국면에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고 방패' 뒤의 리스크…내년 마진 압박 현실화
현재까지는 패션업계의 실적에 고유가 충격이 제한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패션 산업 특유의 선계약 구조 덕분이다. 패션기업들은 통상 3~6개월, 길게는 1년 단위로 시즌별 의류라인업을 설계하고 원단과 생산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때문에 이미 확보된 재고가 일종의 완충 장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 패션기업들의 시즌별 계약 일정 등을 파악한 결과 올해 봄·여름 시즌 제품은 대부분 생산·입고가 이미 완료됐으며, 가을·겨울 물량 역시 상당 부분 계약이 끝난 상태다. 다행히도 일단은 원유 가격 상승이 최종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차가 발생하는 '레깅 효과(lagging)'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 같은 방어막이 일시적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다음 시즌 생산에 투입되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상승분을 반영하게 되고, 이는 곧바로 매출총이익률(GPM)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차기 시즌(2027년 봄·여름) 물량 기획 시점이 패션기업 실적의 핵심 변곡점으로 지목된다. 이 시점까지 고유가·고환율 흐름이 지속될 경우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거나 마진을 희생해야 하는 선택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출처=픽사베이]](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552778-MxRVZOo/20260318132658418frzt.jpg)
더욱이 최근 일부 석유화학 업체들이 공급 차질 가능성을 언급하고 중국 시장에서 합성섬유 가격이 상승하는 등 선행 지표도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향후 원가 상승 압력이 단순한 일시적 요인이 아닌 구조적 비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국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 이후에는 가격 인상 압력이 소비자 단계로 전이되며 수요 위축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내수 부진과 이상기후로 판매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용 상승까지 겹칠 경우 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선확보 물량으로 생산과 판매가 가능해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고유가가 수개월 이상 지속되면 내년 시즌부터는 원가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며 "특히 물류비와 환율이 동시에 움직일 경우 마진 방어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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