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화단지 ‘나프타 쇼크’…1주일 후부터 연쇄 생산중단

이정민 기자 2026. 3. 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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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나프타 공급이 끊기면서 당장 다음 주부터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이 셧다운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에틸렌의 국내 공급량 50%를 담당하는 여수 석유화학단지의 NCC들이 동시에 멈출 경우 이를 가져다가 완제품을 만드는 플라스틱·섬유·자동차·건설 등 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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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산단 셧다운 위기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불똥’
‘산업의 쌀’ 에틸렌 생산 담당한
여천NCC 24일 전면 가동중단
한화솔루션·LG화학 등 잇따라
자재·부품 등 산업 전반에 충격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나프타 공급이 끊기며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보유한 여천NCC가 이르면 이달 24일 가동을 중단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여수산업단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하안송 기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나프타 공급이 끊기면서 당장 다음 주부터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이 셧다운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에틸렌은 해외에서 주로 수입하는 나프타(납사)를 가공해 만드는 중간재로, 국내 산업의 ‘쌀’로 불린다. 에틸렌의 국내 공급량 50%를 담당하는 여수 석유화학단지의 NCC들이 동시에 멈출 경우 이를 가져다가 완제품을 만드는 플라스틱·섬유·자동차·건설 등 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여수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여천NCC의 추정 가동 전면 중단 시점은 오는 24일이다. 여천NCC는 이미 지난 4일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공장 가동률을 66%로 하향한 바 있다. 불가항력 선언은 전쟁·천재지변 등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사태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이뤄진다. 공급자는 계약 불이행에 따른 배상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다.

여천NCC로부터 에틸렌을 공급받는 한화솔루션도 연쇄 가동 중단 위기에 놓였다. 한화솔루션도 최근 고객사들에 불가항력 가능성을 통보했다. 여수상공회의소가 파악한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추정 가동 중단 시점은 오는 31일이다. LG화학의 경우 여수에선 60%대 가동률을 보이고 있고, 대산에서는 가동률을 54%까지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통상 가동률 70% 이하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지만 국내 수급 관리를 위해 기업들이 손해를 보면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상공회의소는 “24일부터 31일 사이가 전면 중단 위기를 막기 위한 데드라인”이라고 경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나프타를 생산할 수 있는 원유는 이달 말 정도 동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 비축유 2246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지만, 이는 국내 원유 하루 소비량인 280만 배럴 기준으로 7~8일가량 소비할 수 있는 분량이다. 원유에서 뽑아낼 수 있는 나프타 수율은 평균 20% 정도인데, 단순식으로 계산하면 방출 비축 원유로 국내에서 하루 56만 배럴의 나프타를 일주일가량 더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국내 하루 나프타 소비량인 130만 배럴의 절반도 안 되는 양이다. 수입 물량의 60%가량을 차지해온 중동산 물량은 사실상 끊긴 상태다.

에틸렌 공급 차질은 석화업계를 넘어 포장재·생활용품·건설자재·타이어·자동차 및 전자부품 등 국내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석화제품은 일반적으로 ‘나프타→NCC→기초유분(에틸렌·프로필렌)→중간재·합성수지→최종 제품’ 밸류체인의 구조를 갖고 있다. 제조 대기업들은 원료 장기 공급 계약을 맺어 원재료 재고를 두 달 이상치를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중소업계는 존폐 여부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업체 중 일부에서는 ‘스크랩’(공장 철거)을 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나프타 가격 상승도 업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17일 기준 배럴당 124.53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전인 2월 27일 68.87달러와 비교해 약 2배로 뛴 가격이다. 한문선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은 “사태가 장기화하면 다운스트림 공장들도 연쇄적으로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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