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 75% 니파바이러스 "국산 백신 개발해 대응한다"

강중모 2026. 3. 1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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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100일 미션 기반 대응체계
기반 기술 확보하고 위험 커지면 '신속개발'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이후 차기 팬데믹 유력 후보로 꼽히는 니파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백신·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

치명률이 최대 75%에 달하는 고위험 감염병임에도 현재까지 상용화된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만큼, 선제적 기술 확보를 통해 ‘디지즈 X’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8일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과학기자협회와 공동으로 미디어 아카데미를 열고 이 같은 대응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이 참석했고 국립보건연구원 실무 연구관들이 직접 강연에 나섰다.

우인옥 연구관은 "니파바이러스는 과일박쥐를 자연 숙주로 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오염된 과일이나 감염된 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전파된다"며 "감염 시 뇌염과 중증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며 단기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니파바이러스는 비말을 통한 대규모 공기 전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사람 간 밀접 접촉을 통한 감염 사례가 보고된 데다 변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우선 대응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우인옥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관이 니파바이러스 대응 백신 개발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강중모 기자

국내에서도 대응 체계 구축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2023년 팬데믹 대비 중장기 계획에서 니파바이러스를 치료제 개발 우선순위 병원체로 포함시켰으며, 질병관리청은 이를 제1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22년부터 백신 후보물질 발굴에 착수해 최근 비임상 단계에서 유효한 면역원성을 확인한 항원을 확보했다.

이번 개발의 특징은 산·학·연 협력과 첨단 기술의 결합이다. 서울대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항원 구조 안정성을 높였고, 국내 기업들이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상용화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재조합 단백질 방식과 mRNA 방식 등 다양한 접근이 병행되며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이다. 특히 소형 항체 기반의 ‘나노바디’ 기술은 생산 속도와 항원 접근성 측면에서 강점을 지녀, 팬데믹 상황에서 신속 대응이 가능한 차세대 치료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100일 미션’이다. 팬데믹 발생 이후 100일 이내 백신을 공급할 수 있도록 후보물질과 데이터를 사전에 확보하는 것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30년까지 임상 1상 완료와 함께 백신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실제 유행 시 임상 기간을 단축하고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위험이 커지면 확보된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곧바로 백신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치료제 개발 역시 병행되고 있다. 니파바이러스는 세포 부착에 관여하는 G단백질과 세포 내 침투 과정의 F단백질이 핵심 표적으로, 이를 겨냥한 항체 치료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현재 치료제 후보물질들은 초기 임상 또는 동물실험 단계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RNA 의존적 RNA 중합효소를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 접근도 연구되고 있으며, 기존 약물의 재창출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간화 항체 기술, 파지 디스플레이, 인간화 마우스 모델 등 항체 개발 플랫폼에 더해 AI 기반 설계 기술까지 접목되며 치료제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이는 백신과 치료제를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팬데믹 대응 전략에서 중요한 축으로 평가된다.

이유경 백신연구개발총괄과장은 "니파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 확보와 동물 효력평가 등을 통해 백신 개발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향후 비임상 및 임상 단계까지 체계적으로 추진하여 국내 기술 기반의 백신 개발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 원장은 "니파바이러스는 향후 팬데믹 확산 가능성이 큰 고위험 감염병"이라며, "미국 국립보건원(NIH), 국제백신연구소(IVI) 등 글로벌 네트워크와 협력해 국내 기술 기반의 백신 자급력을 반드시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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