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 디지털 화폐로 지급”…한은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착수
1단계보다 둘 늘어난 아홉 은행 참가

한국은행과 은행들이 공동으로 구축·운영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 실험인 ‘프로젝트 한강’의 2단계가 시작된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한 1단계와 비교하면 참여 은행과 서비스를 늘리는 방식이다. 아울러 정부의 국고금을 디지털 화폐로 지급하는 서비스도 새로 도입한다. 한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착수 방안을 18일 발표했다.
‘프로젝트 한강’이란 한은과 은행들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디지털 예금’ 시범 사업이다. 금융 소비자 입장에선 일반 예금과 별개인 디지털 화폐 전용 ‘지갑(계좌)’을 참가 은행의 앱 등에 별도로 만들어 결제·송금 등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쓸 수 있다. 현금 기반인 기존 예금과 달리, 디지털 지갑에 넣는 돈은 한은과 은행들이 구축한 블록체인 위에서 발행·유통되는 ‘디지털 원화’라는 점이 차이다.
김동섭 한은 디지털화폐기획팀장은 “1단계보다 두 개 늘어난 아홉 은행이 2단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구체적인 사용처 및 신규 기능 적용 여부는 정부 및 은행과 협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며 “참가 은행들은 디지털 화폐 결제 시 수수료가 대폭 절감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민생과 관련성이 높고 결제 수수료 부담이 큰 대형 사업체 및 소상공인 등 다양한 사용처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1단계 때는 어려웠던 개인 간 송금도 가능해질 예정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보조금 등 정부 예산을 디지털 화폐로 지급하는 방안도 2단계부터 추진된다. 김동섭 팀장은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이를 디지털 화폐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상반기 중 착수가 목표”라고 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월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예산의 4분의 1을 디지털 화폐로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면서 전기차 충전기 설치 보조금을 첫 사업으로 발표했었다. 정부는 디지털 화폐로 보조금을 지급하면 부정 수급을 방지할 수 있고 정산 시간 및 비용을 단축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시범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다른 보조금과 바우처 등으로 디지털 화폐 사용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은은 아울러 인공지능(AI)이 상품 및 서비스를 검색하고 구매하는 이른바 ‘AI 에이전트’에도 디지털 화폐가 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할 방안이라고 밝혔다.
2023년 10월~2025년 8월 진행된 ‘프로젝트 한강’ 1단계 때는 소비자 8만1000명과 세븐일레븐·하나로마트·이디야커피·교보문고 등의 가맹점이 참가했다. 하지만 카드와 각종 페이 서비스에 비해 사용이 번거롭다는 등의 이유로 실제 사용은 1인당 두 건이 넘지 않는 총 11만4880건으로 저조한 수준이었다. 한은은 “2단계에선 자동 충전, 생체 인증 등을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고 가맹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예금 토큰’이라고도 불리는 디지털 화폐는 BIS(국제결제은행) 등 국제기구 및 각국 중앙은행이 금융의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를 일반인이 직접 쓰는 ‘소매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운영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사생활 보호를 들어 소매 CBDC를 금지하고 민간 사업자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규제의 틀을 구축 중이다.
‘프로젝트 한강’은 중앙은행이 은행에 ‘도매 CBDC’를 공급하고 은행이 이를 기반으로 일반인이 쓸 수 있는 디지털 화폐를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한국에선 이와 별도로 민간 사업자가 자체 발행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입법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또한 은행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김동섭 팀장은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마련한 은행의 서비스는 추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예습’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두 서비스가 상충되기보다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1코인=1원’처럼, 법정 화폐에 가격이 고정된 가상 화폐(코인)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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