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사망보다 더 큰 충격”… 라리자니 피살에 이란 지도부 ‘혼란’

김송이 기자 2026. 3. 18. 11:3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라리자니, 이란 ‘실질적 지도자’
이란 사태 ‘외교적 해법’ 멀어져
지도부 사이 신변 불안감 커져
“이란 강경파 영향력 키울 것"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데 이어, 이란의 안보 수장 격인 알리 라리자니까지 숨지면서 이란 지도부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한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

17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은 “(라리자니의 죽음은) 전쟁 초기에 하메네이를 잃었을 때보다 더 큰 후퇴(a bigger reverse)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도 “라리자니의 죽음이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한 명의 고위 관료를 잃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전쟁의 흐름과 이란 국가 자체의 안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도력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라리자니는 하메네이 사망 이후 사실상 이란의 ‘실질적 지도자’로 부상한 상태였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라리자니는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정권의 핵심 인물이었다”며 “그는 하메네이가 직접 지명한 권한대행이었고, 많은 이들이 하메네이 사망 이후 그를 이슬람공화국의 실질적 지도자로 여겼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미스가브 국가안보·시온주의 전략연구소의 메이르 벤 샤바트 소장은 “라리자니의 지위와 영향력은 그가 맡았던 공식 직책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라리자니는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 사무총장으로 전쟁, 외교, 국가안보 관련 의사 결정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이다. 특히 사실상 ‘전시 총사령관’ 역할을 하며, 이란이 공격받을 경우 걸프 국가 지도자들에게 자국 영토 내 미군 기지를 합법적인 공격 목표로 간주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략을 구상하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죽음으로 이란 사태의 ‘외교적 해법’은 사실상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라리자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보다 걸프 국가 지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더 신뢰받는 인물로 여겨졌다. 보수 성향의 이란 출신 정치분석가 하테프 살레히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처럼 중대하고 위험한 시기에 라리자니의 부재는 외교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종전을 위한 저비용의 정치적 해법을 찾을 가능성을 낮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 지도부 사이에서는 신변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를 추가로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에피 데프린 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란 정권의 모든 지도부를 타격하고 있다”며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추적해 찾아낼 것이며 결국 무력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이란 최고지도자 선출과 관련해 “우리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이란 내부에서도 지도부의 안전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한 익명의 이란 관리는 뉴욕타임스(NYT)에 “다른 관리들로부터 이란 지도부는 물론 자신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다”며 “누가 다음 공격 대상이 될지 모두가 궁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리는 라리자니의 피살 소식을 전하는 전화를 받고 몸이 떨렸다며,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를 모두 제거하고 이슬람공화국을 무너뜨릴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져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라리자니의 죽음이 이란 내 강경파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출신인 시마 샤인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소(INSS) 수석 연구원은 “라리자니는 온건파 정치인과 강경파 군 지도자 모두와 협력할 수 있는 실용주의자로 평가받았다”며 그의 죽음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출신이자 현 의회 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와 같은 강경파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도 “(라리자니의 죽음으로) 이란 정권이 완전히 종말을 맞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란의 대리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일련의 지도부 제거 공습과 작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