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혁명가, 예술가… ‘만인화’ 그리는 신현수 시인

박경호 2026. 3. 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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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수 시인 200여 명 인물화 전시
‘나를 만든 사람들’ 주제의 ‘만인화’
혁명가·예술가·노동자 등 삶의 흔적
연필 한 자루로 인물 본질·정신 그려

‘신현수의 만인화’ 전시가 열리는 인천 도든아트하우스에서 만난 신현수 시인. 2026.3.16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시인 신현수는 평생 교사로 생활하다 은퇴했고, 라오스 루앙프라방에 한글학교를 세운 교육자다.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 시민·사회운동가이면서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사무총장 등을 지내고 지역 문화단체 ‘인천사람과문화’를 이끌고 있는 문화인이기도 하다.

신현수 시인의 이토록 다양한 면모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 아니, ‘누구일까’로 고쳐야 할 것 같다. 시인이 지난 3년여 동안 ‘오늘의 나’를 만든 사람들을 그린 인물화를 소개하는 전시 ‘신현수의 만인화’가 인천 중구 도든아트하우스에서 오는 21일까지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전시장에서 만난 신현수 시인은 자신이 그린 200여 명의 인물들을 한 명 한 명 정성을 들여 소개했다.

“2023년 1월부터 김진안 화백에게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우선 한 자루만 있어도 되는 연필로 그리기로 했고, 사람을 좋아하니 사람을 그려야 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나를 만든 사람들, 나의 삶에 영향을 준 사람들을 그리기 시작해 200여 명 인물화를 완성했습니다. 삶이 훼손될 일이 없는 세상을 떠난 사람들만 그렸습니다.”

‘신현수의 만인화’ 전시에 전시된 한국의 인물들. 2026.3.16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신현수의 만인화’ 전시에 전시된 외국의 인물들. 2026.3.16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전시장 한켠에는 시몬 볼리바르, 에밀리아노 사파타 등 라틴 아메리카의 혁명가부터 철학자, 예술가, 문인, 인권운동가, 미국 최초의 흑인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이나 장국영, 예수와 미륵보살까지 외국 인물들을 모았다.

한국의 인물들 또한 사상가, 독립운동가, 민주화·노동·사회운동가, 문인, 예술인은 물론 신현수 시인과 인연이 있는 이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인천의 인물들도 다수 그렸고, 별도로 모아 전시하고 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때 학생들의 탈출을 돕다가 희생됐으나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사후에도 차별받은 김초원(1988~2014) 교사, 태안화력발전소 근무 중 사망해 비정규직·간접고용 노동의 열악한 현실이 드러나고 ‘김용균법’ 제정의 계기가 된 노동자 김용균(1994~2018) 등도 그린 것을 보면, 시인의 그림들이 단순한 위인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신현수의 만인화’ 전시에 전시된 인천의 인물들. 2026.3.16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주로 사진을 참고해 그렸으나, 그림은 사진과 같지 않다. 시인의 생각과 마음이 시로 스미듯, 그림에도 절로 스며들었다. 신현수 시인은 “(그림이) 잘 나오기도 하고, 잘 안 나오기도 했다”며 “시인 김남주(1946~1994) 형은 정말 (그림이) 안 나왔는데, 김수영(1921~1968) 시인은 그 눈 묘사가 아주 잘 나왔다”고 했다.

이종구 화백은 “신현수의 그림은 그의 시처럼 어떤 기교도 과장도 없는 정직한 묘사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친근하고 때론 숭고한 우리 곁의 사람들을 그린다는 점에서 진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도 글로 그리는 것이잖아요. 연필로 그린다는 의미에서 시와 그림이 일맥상통한 점이 있어요. 세상이 산업화하면서 예술이 자꾸 분리되고 쪼개져서 그렇지, 옛날에는 시(詩), 서(書), 화(畵), 금(琴), 즉 글과 글씨와 그림과 음악이 한 사람이 이루고자 하는 덕목이었습니다.”

신현수 시인이 그린 전봉준(1855~1895).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신현수 시인은 그가 그려낸 혁명가, 예술가 등 인물들의 삶이 전시를 통해 다시 한 번 이야기되길 바라고 있다. 시인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마음에 드는 인물화 아래 이름표를 붙이면 전시가 끝난 후 선물로 보내주기로 했다. 인물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나누자는 취지다.

시인은 “못 그린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조금 더 그려보자는 생각이 있다”며 “채색도 해보고, 살아 있는 사람을 그리는 작업도 시작해보고 싶다”고 했다. 연필 한 자루로 그리는 인물과 세상 이야기가 앞으로도 궁금해진다.

■ 신현수 시인의 만인화 목록(한국)
강우규 (1855-1920) / 강희철 (1962-2003) / 고유섭 (1905-1944) / 길원옥 (1928–2025) / 김개남 (1853-1894) / 김광석 (1964-1996) / 김광일 (1980-2017) / 김구 (1876-1949) / 김귀정 (1966-1991) / 김근태 (1947-2011) / 김남주 (1946-1994) / 김대건 (1821-1846) / 김대중 (1924-2009) / 김동삼 (1878-1937) / 김민기 (1951-2024) / 김복동 (1926-2019) / 김산(장지락) (1905-1938) / 김상옥 (1889-1923) / 김소월 (1902-1934) / 김수경 (1972-1990) / 김수영 (1921-1968) / 김알렉산드라 (1885-1918) / 김오랑 (1944-1979) / 김용균 (1994-2018) / 김원봉 (1898-1958?) / 김진균 (1937-2004) / 김철수 (1972-1991) / 김초원 (1988-2014) / 김태준 (1905-1949) / 김학순 (1924-1997) / 김효식 (1970-2025) / 류지남 (1961-2021) / 리영희 (1929-2010) / 문익환 (1918-1994) / 박경리 (1926-2008) / 박두성 (1888-1963) / 박종철 (1964-1987) / 박중빈 (1891-1943) / 박지영 (1992-2014) / 백석 (1912-1996) / 성민기 (1965-2014) / 성유보 (1943-2014) / 손장원 (1961-2024) / 송건호 (1927-2001) / 송기원 (1947-2024) / 신돌석 (1878-1908) / 신동엽 (1930-1969) / 신채호 (1880-1936) / 신해철 (1968-2014) / 심광보 (1972-1990) / 안성기 (1952-2026) / 안재홍 (1891-1965) / 안중근 (1879-1910) / 안창호 (1878-1938) / 안학수 (1954-2024) / 유관순 (1902-1920) / 윤동주 (1917-1945) / 윤봉길 (1908-1932) / 윤이상 (1917-1995) / 윤한봉 (1948-2007) / 이봉창 (1901-1932) / 이상설 (1870-1917) / 이소선 (1929-2011) / 이수병 (1937-1975) / 이영기 (1966-2004) / 이옥순 (1954-2001) / 이용마 (1969-2019) / 이육사 (1904-1944) / 이인호 (1957-2025) / 이중섭 (1916-1941) / 이태석 (1962-2010) / 이한열 (1966-1987) / 이화자 (1916?-1950) / 임화 (1908-1953) / 장재인 (1958-1990) / 장준하 (1918-1975) / 전봉준 (1855-1895) / 전태일 (1948-1970) / 정광훈 (1939-2011) / 정여립 (1546-1589) / 정영상 (1956-1993) / 정태진 (1903-1952) / 조봉암 (1899-1959) / 조사천 (1946-1980) / 조소앙 (1887-1958) / 조영래 (1947-1990) / 조영옥 (1953-2024) / 조재훈 (1937-2025) / 주시경 (1876-1914) / 최시형 (1827-1898) / 최연진 (1959-2002) / 최제우 (1824-1864) / 최재(제)형 (1860-1920) / 한용운 (1879-1944) / 함석헌 (1901-1989) / 홍범도 (1868-1943) / 홍진 (1877-1946) / 황시백 (1951-2008)

■ 신현수 시인의 만인화 목록(외국)
가우디 (1852-1926) / 간디 (1869-1948) / 갈릴레오 갈릴레이 (1564-1642) / 고갱 (1848-1903) / 고흐 (1853-1890) / 괴테 (1749-1832) / 그람시 (1891-1937) / 내툰나잉 (1969–2015) / 노신 (1981-1936) / 뉴턴 (1643-1727) / 니체 (1844-1900) / 단테 (1265-1321) / 데카르트 (1596-1650) / 도스토옙스키 (1821-1881) / 디에고 리베라 (1886-1957) / 라벨 (1875-1937) / 랜디스 (1865-1898) / 레닌 (1870-1924) / 레이첼 카슨 (1907-1964) / 로렌스 (1885-1930) / 로자 룩셈부르크 (1871-1919) / 루소 (1712-1778) / 루카치 (1885-1971) / 릴케 (1875-1926) / 마르코스 (1957?-2014?) / 마르코 폴로 (1254?-1324) / 마르크스 (1818-1883) / 마틴 루터 (1483-1546) / 마틴 루터 킹 (1929-1968) / 말콤 엑스 (1925-1965) / 메르세데스 소사 (1935-2009) / 모차르트 (1756-1791) / 미륵보살 / 미켈란젤로 (1475-1564) / 바흐 (1685-1750) / 밥 말리 (1945-1981) / 베토벤 (1770-1827) / 본 회퍼 (1906-1945) / 볼리바르 (1783-1830) / 볼테르 (1694-1778) / 브람스 (1833-1897) / 비노바 바베 (1895-1982) / 비발디 (1678–1741) / 빅토르 위고 (1802-1885) / 빅토르 하라 (1932-1973) / 사르트르 (1905-1980) / 사파타 (1879-1918) / 섀클턴 (1874-1922) / 셰익스피어 (1564-1616) / 세자르 프랑크 (1822–1890) / 소크라테스 (BC 470-BC 399) / 손문 (1866-1925) / 쇼펜하우어 (1788-1860) / 슈베르트 (1797-1828) / 스콧 니어링 (1883-1983) / 스피노자 (1632-1677) / 시노트 (1929-2014) / 아리스토텔레스 (BC 384-BC 322) / 아옌데 (1908-1973) / 에머슨 (1803-1882) / 에밀 졸라 (1840-1902) / 엥겔스 (1820-1895) / 예수 (BC 6~2-AD 30~33) / 오펜하이머 (1904-1967) / 장국영 (1956-2003) / 재키 로빈슨 (1919-1972) / 제로니모 (고야슬레) (1829-1909) / 제인 구달 (1934-2025) / 조지 오웰 (1903-1950) / 조지 E.오글 (1929-2020) / 존 듀이 (1859–1952) / 체 게바라 (1928-1967) / 카뮈 (1913-1960) / 칸트 (1724-1804) / 케플러 (1571-1630) / 코페르니쿠스 (1473-1543) / 키에르 케고르 (1813-1855) / 테레사 (1910-1997) / 토마스 모어 (1478-1535) / 톨스토이 (1828-1910) / 파블로 네루다 (1904-1973) / 프레드릭 더글러스 (1818-1895) / 플로베르 (1821-1880) / 판초 비야 (1878-1923) / 푸코 (1926-1984) / 프란츠 파농 (1925-1961) / 프란치스코 (1936-2025) / 프로이트 (1856-1939) / 프리다 칼로 (1907-1954) / 플라톤 (BC 428-BC 348) / 한나 아렌트 (1906-1975) / 헤겔 (1770-1831) / 헨델 (1685-1759) / 헨리 데이비드 소로 (1817-1862) / 호세 마르티 (1853-1895) / 호세 무이카 (1935-2025) / 호치민 (1890-1969)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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