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꼬리표 뗀 디지털자산…ETF 출시·금융기관 진입 탄력 [규제 틀 벗은 가상자산]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디지털상품 자격 부여
시장 친화적 CFTC 체계에 규제 리스크 해소
대형은행·자산운용사 등 시장진출 걸림돌 제거
![폴 앳킨스(왼쪽)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과 마이클 셀리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가상자산 관련 거래 시 연방 증권법(federal securities laws) 유권해석을 발표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SEC 홈페이지 캡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ned/20260318112702795soam.png)

미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을 증권(Security)이 아닌 디지털 상품(Commodity)으로 분류했다. 이로써 지난 10년여간 증권으로 간주돼, 당국으로부터 ‘등록되지 않은 증권’이라며 불법 논란에 시달렸던 사슬을 끊어내게 됐다.
가상자산이 정식으로 상품 자격을 부여 받아 규제 리스크를 털어냄으로써 전통 금융기관의 진입 부담이 낮아지고 다양한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 출시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17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가상자산 및 가상자산 관련 거래 시 연방 증권법(federal securities laws) 유권해석을 발표했다. 해석서는 가상자산을 유형에 따라 ▷디지털 상품 ▷디지털 수집품(Collectibles) ▷디지털 도구(Tools)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증권(Securities) 등 5가지로 나눴다. ‘디지털 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4가지 분류 기준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은 모두 증권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디지털 상품은 프로그래밍으로 운영되고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치가 도출되는 가상자산으로 정의했다. 해석서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XRP), 솔라나, 도지코인, 에이다 등 16종 가상자산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거나 가스비(Gas fee·수수료)를 제공하는 등 특징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밈코인’(유행성 코인)이나 NFT(대체불가토큰) 등은 디지털 수집품으로 분류했다. 예술적, 사회적 즐거움을 위해 거래되는 밈코인은 타인의 노력이 아닌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증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상자산 중에서도 주식, 채권 등 기존 증권이 토큰화된 경우 ‘디지털 증권’으로 분류하도록 했다. 기존 증권 상품을 블록체인 위에 올려 매매하는 경우는 여전히 증권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증권은 증권을 관할하는 SEC로부터 규제를 받지만 나머지 4개 분류에 해당하는 대부분 가상자산은 CFTC가 관할하게 된다.
이번 발표는 미국 금융당국 간 합의를 이룬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상자산은 그간 SEC와 CFTC 간 관할권을 두고 명확한 합의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는 가상자산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탄압하는 기조가 강하면서 SEC를 중심으로 가상자산을 규율해 왔다. 증권으로 판매되려면 SEC로부터 적법한 절차를 거쳐 증권 신고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SEC는 가상자산을 승인받지 않은 ‘미등록 증권’으로 간주하고 이를 발행하거나 유통, 거래를 지원한 기관을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각종 소송을 제기해 왔다. SEC의 규제 기조가 강했던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가상자산업 관련 104건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XRP를 발행하는 리플랩스는 SEC와 소송을 진행했던 대표적인 발행사다. 앞으로는 가상자산 규율권이 SEC보다 시장 친화적인 CFTC로 넘어오면서 규제 리스크를 털어내게 된 셈이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10년 넘는 불확실성 끝에 시장 참여자들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공하게 됐다”며 “이번 해석은 의회가 초당적인 시장 구조 법안을 추진하는 동안 기업가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셀리그 CFTC 의장도 “명확하고 합리적인 규칙 아래 미국에서 가상자산 산업이 번창할 수 있는 규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오늘 공동 조치는 새로운 금융 영역을 위한 실현 가능하고 조화로운 규정을 개발하려는 공동의 노력”이라고 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신규 진입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규제 불명확성이 해소되면서 불법 시비에서도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 전통 금융권의 시장 진출을 위한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기관 자금 등 유입도 늘어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다양한 가상자산을 토대로한 현물 ETF 등 상품 출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앞두고 SEC로부터 증권성을 띈다는 이유로 발목이 잡힌 바 있다. 이처럼 ETF 출시 과정에서 증권성 시비는 늘 문턱이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가상자산 기반 상품들이 출시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상자산 시장이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에 편입돼면서 시장이 한층 커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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