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5년 만 의회 개원···군부 사실상 장악
하원 440석 중 군부 세력 341석 차지
차기 대통령엔 흘라잉 군정 수반 유력
“군복 입지 않은 군정” 비판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 이후 약 5년 만에 민선 의회가 출범했다. 그러나 민 아웅 흘라잉 군사정부 세력이 의회를 장악하며 허울뿐인 민정 이양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 2021년 쿠데타 이후 첫 하원 회의가 소집됐다. 군부 출신 의원들은 연두색 군복을, 친군부 정당인 통합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흰색 전통의상을 입고 회의에 참석했다. 상원 회의는 오는 18일 열린다.
의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치러진 총선 결과에 따라 구성됐다. 선거는 전국 330개 타운십 가운데 263곳에서만 치러졌다. 군부가 장악하지 못한 67개 타운십에서는 내전 상황으로 인해 선거가 치러지지 못했다.
선거 결과 통합민주연합은 하원 440석 가운데 231석을 차지했다. 군부는 2008년 헌법에 따라 의석 4분의 1에 해당하는 110석을 할당받았다. 군부 세력은 하원의 77% 이상을 확보했다.
이날 하원의장에는 퇴역 장교 출신인 킨 이 통합민주연합 대표가 선출됐다. 이 의장은 과거 아웅산 수지 전 미얀마 국가고문의 가택 연금을 집행한 인물이다. 부의장에는 통합민주연합 소속 마웅 마웅 온 의원이 임명됐다. 두 사람 모두 흘라잉 정권에서 장관을 지냈다.

상·하원은 다음달 정부 출범 전 합동 투표로 새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킨 의장은 이날 “누가 대통령이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회 대다수가 군부 세력으로 구성된 만큼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헌법상 대통령이 군부 수장을 겸할 수 없기 때문에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연합자문위원회’라는 5인 기구를 새로 만들어 군 통수권을 이어가는 방안이 거론된다.
독립 정치 분석가 틴 초 에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의회는 군 최고사령관의 뜻에 따라 운영될 것”이라며 “권력을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AFP통신에 “군복을 입지 않은 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참여가 금지됐던 반군부 민주진영 국민통합정부는 이날 의회 개원에 맞춰 온라인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우리는 가짜 선거를 통해 부정한 대표성을 내세워 국민을 속이려는 시도를 목격해 왔다”며 “우리가 국가의 정당한 지도부”라고 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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