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누가 오래 버티나 싸움’으로 전환… 지상군 투입, 최악의 선택일 수도

이란과 미국 간의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제2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당초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달리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정국에 빠졌다. 특히 이란이 비대칭 전력을 활용한 '버티기' 전략으로 맞서고 있어, 물리적 압박만으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성일광 교수는 전쟁의 양상이 ‘누가 더 강한가’보다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가의 싸움’으로 번진 가운데 지상군 투입은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망가진 이란, ‘버티기’ 전략
성일광 교수는 이번 전쟁의 핵심은 군사력의 절대 규모가 아닌 상대의 약한 고리를 얼마나 오래 흔들 수 있느냐로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약체이기 때문에 이란은 비대칭 전략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성 교수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을 직접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정권이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공세를 이어갈수록 비용 부담과 외교적 리스크, 유가 상승에 의한 인플레이션이라는 역풍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이란은 사실상 전략적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셈법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상군 투입, 최악의 선택일 수도
지상군 투입은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지상군 투입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이란은 항복은 커녕,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권을 쥐고 흔들고 있다. 이란은 인도, 중국, 파키스탄 유조선 등 친이란 국가들의 유조선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청했지만 동맹국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성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 카드를 ‘돌파구’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상군의 임무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르그섬의 정유시설을 점령하려는 목적인지, 페르시아만을 따라 이란의 해안선을 점령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려는 시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성 교수는 하르그섬의 정유시설을 점령하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90%가 이뤄지는 지역으로 이를 통해 이란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 교수는 이는 이란이 예고해온 걸프 산유국 인프라 공격, 해외 미군 기지·민간시설 타격, 해협 추가 봉쇄를 촉발할 수 있는 고위험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하르그섬 이후 자스크항에 대한 공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자스크항은 하르그섬 이외의 석유 수출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 두 곳이 막히면, 이란은 거의 모든 원유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따라서 두 거점이 동시에 마비될 경우 이란이 “우리도 못 팔면 누구도 못 판다”는 식으로 사우디 아람코 등 걸프 정유·저장 시설을 보복 공격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전체를 인질로 삼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모즈타바 휴전 제안 거절
협상 전망도 밝지 않다. 이란은 미국의 철수, 재공격 금지 보장, 배상금, 고유 권한 인정(핵 농축 권한으로 추정)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배상금을 제외하면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카드가 거의 없다. 반면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제3국을 통해 전달된 미국과 긴장 완화 및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 당장 출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성 교수는 물밑 접촉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이슬람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가 세력을 잡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이란은 ‘버티기’로 미국의 군비 부담을 높이고 고유가를 지속시키는 비대칭 소모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이번 전쟁은 ‘누가 더 강한가’보다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가’의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단기 종결을 자신했던 국면은 이미 지나갔고, 이란은 생존 자체를 목표로 장기전에 들어갔다. 성 교수는 돌파구가 보이기 않기 때문에 전황은 4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쟁의 휴전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온다”며, 막연한 낙관론과 비관론 모두 경계하고 진행상황을 객관적으로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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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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