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이 대구 얼마나 안다고”…공천 갈등에 호남 비하 논란까지 벌어진 국민의힘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6·3 지방선거 공천 방침에 반발하는 당내 일부 인사들이 18일 이 위원장의 출신 지역을 문제 삼으면서 호남 비하 논란이 일었다. 광역단체장 공천을 둘러싼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역 비하 논란까지 더해져 당내 파열음이 커지는 모습이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위원장을 향해 “호남 출신인 당신이 대구를 얼마나 안다고, 대구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기에 이런 식으로 대구의 중진들을 짓밟고, 대구를 떠났다가 40여 년 만에 돌아온 사람을 낙하산처럼 꽂으려 하나”라고 적었다. 이 위원장이 당 쇄신을 위해 대구시장에 공천 신청한 중진 의원들을 컷오프(공천 배제)하려는 계획을 보이자 중진인 주 의원이 이 위원장의 출신 지역을 거론하며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 의원은 “부산에서는 지역 정치 현실과 민심에 부딪혀 컷오프를 철회해놓고, 왜 유독 대구만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며 “어디서 이런 망나니짓으로 대구 민심을 짓밟으려 하나. 대구의 미래는 외부 세력의 입김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충북지사 공천을 신청했다 지난 16일 컷오프된 김영환 충북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충북 선거를 왜 지역 정서를 1도 모르는 전라도 출신 공관위원장이 좌지우지하는가”라고 했다. 공관위가 전날 공천을 신청한 김수민 전 의원을 충북지사 후보로 내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이 위원장의 출신 지역을 들며 반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김수민을 등록시켜 후보를 만드는 야바위 정치를 공관위가 하고 있다”며 “충절의 고향, 충북에 이런 일은 눈 뜨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김 지사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날도 공천을 둘러싼 당내 반발이 이어졌다. 충북지사 후보로 공천을 신청한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페이스북에서 “일체의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조길형 전 충주시장은 페이스북에서 “공천심사도 끝난 후 새치기 접수 등 며칠간의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보면서 지금의 이 당은 더 이상 제가 사랑하던 그 당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으로 등록한 충북지사 예비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탈당을 시사했다.

충북 지역 의원들은 이날 장동혁 대표와 면담하고 충북지사 후보를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을 통해 뽑아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엄태영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충북 의원들의 의견을 공관위에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공천 내정설 당사자인 김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공관위를 향해 “경선을 통해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대구 지역 의원들도 이날 장 대표와 면담하고 이 위원장의 중진 의원 컷오프 방침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대구시당위원장인 이인선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낙하산식으로 보이는 공천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후보로 나간 분들과 협의해 (안을) 가져오면 (장 대표가) 대표로서 고민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인신공격성 비난에 대해 피하지 않겠다”며 출신 지역 비하 발언을 맞받았다. 그는 “수없이 모욕을 당해도 호남에서 보수를 지켜왔다”며 “그런 제가 영남 공천을 말하면 안 되고, 특정 지역 출신만 특정 지역 공천을 말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맞느냐”라고 했다. 그는 “지역감정을 방패 삼아 혁신을 막는 정치와 싸우겠다”며 공천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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