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애프터마켓 9월 연기하는데…증권노조, '한국거래소 앞 투쟁' 이유는

[대한경제=김관주 기자]한국거래소가 12시간 거래체제 도입을 2.5개월 연기하기로했으나증권노동계의 반발은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업계 의견을 수용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노동조합은시스템 불안정성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채 단순히 일정만 미루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반응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농성장 앞에서‘증권 거래시간 연장 중단을 위한 증권노동자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 연장을유예하겠다고 발표한 지 단 하루 만에 노조가 거리로 나서는 셈이다.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17일 프리(오전 7시~7시50분)·애프터(오후 4~8시)마켓 개설 시행일을 기존 6월29일에서 9월14일로 늦추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 측은 “거래시간 연장을 위한 시스템 개발 완성도를 높이고 충분한 테스트 기간 확보가 필요하다는 증권업계의 의견을 수용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거래소는회원사 대상 개별 면담 54회, 유선 의견 수렴 95회 등 지속적인 소통을 거쳐 최종 제도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조는소통 과정의 진정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창욱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대화가 아니라 통보였다”며 “현장에서 안 된다고 얘기했는데 어떻게 협의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한국거래소의 조치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전산 오류가 빈번한 상황에서무리하게 일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시장 신뢰를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9일 한국거래소의 전산 장애로 인해 KODEX WTI원유선물(H)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가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하며시스템 불안정에 대한 우려는 증폭된 상태다.
아울러 당초 노무 부담 완화를 명분으로 지점 주문을 제한하겠다던 한국거래소가 이후 시장조성자와 대차거래까지 차례로 허용하며 결국 정규장과 다를 바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한국거래소는 접근 방식부터 잘못됐다.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원보드 시스템 개발에만 1년 6개월이 소요되는데선심 쓰듯 2개월 반을 늘려준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자전거래 등 부정거래를 적발할 시장 감시 기능이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작 실무자의 판단은 다르다”고설명했다.
이어 “충분한 시간만 갖는다면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인데6월29일은 무엇이고9월14일은 도대체 뭐냐는 것”이라며“결국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정은보 이사장의 치적 쌓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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