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둥지 튼 솔리더스인베스트…김정현 체제 유지에 무게

박재형 기자 2026. 3. 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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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대표

차바이오그룹에서 JW그룹으로 손바뀜이 이뤄진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가 당분간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펀드 운용의 안정성과 주요 출자자(LP) 네트워크를 고려하면 매각 직후 급격한 리더십 교체가 모회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6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최근 JW홀딩스는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306억원에 인수했다. 기존 주주였던 차바이오텍(46.5%), 차케어스(29.6%), CMG제약(20.0%), 성광의료재단(3.9%) 등이 보유 지분을 모두 넘기면서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차바이오그룹 품을 떠나 JW그룹 계열로 편입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현 김정현 대표 체제가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2012년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설립 당시 초대 대표로 취임해 15년여간 회사를 이끌어온 상징적인 인물이다. 이번 매각 단계에서도 김 대표가 직접 나서 인수의향서 등을 면밀히 검토하며 딜 전반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김 대표가 펀드의 주요 책임자로 묶여 있다는 점이 체제 유지의 가장 큰 배경으로 분석된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현재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가 운용 중인 8개 펀드 중 7개에서 김정현 대표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대표펀드매니저란 펀드 운용과 투자를 총괄하는 핵심 운용 인력(키맨)을 의미한다. 통상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하우스의 간판보다는 펀드를 직접 굴리는 대표 매니저의 역량과 트랙레코드를 믿고 자금을 출자한다. 규약상 대표펀드매니저는 펀드 결성 후 투자의무비율을 충족하는 3~5년 동안 이직이 금지된다. 만약 핵심 인력이 중도 이탈할 경우, LP의 거센 반발은 물론 관리보수 인하와 펀드 조기 청산, GP 교체까지 이어질 수 있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VC는 펀드 투자를 위한 일종의 비히클(수단)이기에 펀드의 실질적 주인인 출자자(LP)와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새 대주주가 맥락 없이 핵심 운용 인력을 교체하거나 규약을 무시할 경우, LP들은 펀드 해산이나 GP 교체 등 강력한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JW그룹이 VC 생태계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있다면 이 같은 역학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CI / 사진 제공 =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1963년생인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CJ종합연구소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이후 2000년 VC 업계에 뛰어들어 25년가량 바이오 벤처투자에 매진해온 '업계 맏형'으로 통한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에서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과 대장암 조기진단 키트를 개발한 지노믹트리가 꼽힌다. 알테오젠의 경우 2013년 20억원, 2016년 100억원 등 2차례에 걸쳐 120억원을 투자해 각각 194억원, 204억원을 회수하는 성과를 냈다. 지노믹트리 역시 멀티플 배수 기준 15.5배의 잭팟을 터뜨렸다.

바이오 전문 VC로서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의 엑시트 시계는 현재진행형이다. 3300억원 안팎의 운용자산(AUM)을 굴리고 있는 하우스는 이달 16일 코스닥에 상장한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오는 20일 증시 입성을 앞둔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엑시트를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아이비케이-솔리더스 넥스트 바이오 스타 투자조합과 솔리더스 스마트바이오 투자조합을 통해 카나프테라퓨틱스 지분 5.8%,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지분 1.19%를 각각 보유 중이다.

다만 중장기적인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 대표의 공식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우선 JW그룹 편입에 따른 이사회 멤버 교체가 그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현재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이사회는 김 대표와 장기간 합을 맞춰온 차바이오그룹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10년 이상 함께한 송종국 차케어스 대표(사내이사)와 2020년 합류한 이동준 차바이오텍 재무총괄 부사장(사내이사) 등이다. 손바뀜 이후 이들의 자리는 자연스럽게 JW그룹 측 인사로 대체될 예정이다. 이를 기점으로 지배구조 재편과 체질 개선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말 법인 사업목적에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PEF)' 관련 업무를 추가하며 사모펀드(PE)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점도 조직 개편의 불씨다. 또다른 VC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김정현 대표를 2선으로 밀어내고 PE 투자를 주력으로 삼으려 한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며 "실제 기존 바이오 심사역들이 PE 실무 교육을 받는 등 조직 개편 정황이 뚜렷했고, 이 과정에서 김 대표의 사내 입지가 크게 흔들렸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배경을 고려할 때,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의 향후 사업 방향 역시 PE 부문 육성에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기존 초기 투자 중심의 VC 영역을 넘어 PE 부문으로 사업 확장을 시작한 만큼 향후 대형 사모펀드를 굴릴 전문 인력을 수혈할 수 있다"며 "최고경영진의 전면 교체가 아니더라도 VC와 PE 부문을 각각 나누어 부문 대표를 두는 등 조직 체계를 고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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